[심층취재] ‘일 중독’ 급증…정신 질환 위험

입력 2009.03.05 (22:13) 수정 2009.03.05 (2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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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사회 전반에 퍼진 구조조정의 공포는 직장인들을 워커홀릭, 즉 일 중독자로 만들고 있습니다. 건강에 독이 되는걸 알면서도 어쩔수 없는 상황이 안쓰럽습니다.

김현경 기자가 심층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직장인 서모 씨는 요즘 퇴근 시간이 점점 늦어져 밤 11시를 넘기는 날이 태반입니다.

하루에 하기엔 무리인 일정표를 짜놓곤 다 못 마치면 퇴근도 못하고 안절부절하기 일쑤입니다.

<녹취> 서모 씨(직장인) : "그날 해야할 일을 마치고 가지 않으면 심적으로 불안해서 잠 자다가도 계속 깨서 시계를 보게 되고..."

워커홀릭, 일 중독의 전형적인 증상입니다.

한 취업포털 사이트의 조사결과 대한민국 직장인의 51%는 자신을 일중독자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30대는 61%나 됐습니다.

<녹취> 직장인 : "퇴근을 하면서도 처리되지 않은 일에 대해서는 계속 머리속에 남아있고 심지어 꿈속에서도 그 일이 나타나서..."

이런 경향은 요즘 더 심해져 직장인들의 최근 3개월간 사내 컴퓨터 이용실태를 분석한 결과 직장인들의 업무시간외 컴퓨터 사용비율이 37%로 전년도 11%의 3배였습니다.

토요일은 22%로 4배나 됐습니다.

경제침체로 구조조정의 공포가 확산되면서 살아남아야한다는 강박관념이 커진 탓입니다.

<인터뷰> 신영철(강북삼성병원 정신과교수) : "예측성이 떨어지는 사회에서는 불안이 증가하고 생존의 전략으로 일에 몰입하게 됩니다. 지나치면 리듬이 깨져서 오히려 스트레스로 작용합니다."

일 중독을 방치하면 건강에 독이 되는 것은 물론 업무 능률이 크게 떨어지고 우울증이나 강박증 같은 정신질환으로까지 이어질 위험성이 큽니다.

특히 일중독자는 겉으로 보면 모범적이고 성실한 사람으로만 보여 더 조심해야 합니다.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라도 치유가 시급한데, 일에만 치우쳐 있는 에너지를 조금만 방향을 바꿔 자기계발이나 취미, 휴식과 가정에 몰두하면 일중독도 치유하고 더 나은 성과도 기대할 수 있습니다.

<인터뷰> 이시형(정신과 전문의) : "건강을 잃으면 모든걸 다 잃는다 이 말씀을 꼭 드리고 싶습니다. 그리고 적절한 휴식을 취해야 일의 능률도 올라 간다는 것을 말씀드립니다."

일중독 증상이 있는 사람은 단기간의 목표에 과도하게 집착하는 경향이 있다는게 전문의들의 지적입니다.

따라서 삶을 좀 더 장기적인 관점에서 설계하고 또 주위에서 이를 배려한다면 일 중독 증상은 벗어날 수 있습니다.

KBS 뉴스 김현경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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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심층취재] ‘일 중독’ 급증…정신 질환 위험
    • 입력 2009-03-05 21:00:00
    • 수정2009-03-05 22:18:51
    뉴스 9
<앵커 멘트> 사회 전반에 퍼진 구조조정의 공포는 직장인들을 워커홀릭, 즉 일 중독자로 만들고 있습니다. 건강에 독이 되는걸 알면서도 어쩔수 없는 상황이 안쓰럽습니다. 김현경 기자가 심층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직장인 서모 씨는 요즘 퇴근 시간이 점점 늦어져 밤 11시를 넘기는 날이 태반입니다. 하루에 하기엔 무리인 일정표를 짜놓곤 다 못 마치면 퇴근도 못하고 안절부절하기 일쑤입니다. <녹취> 서모 씨(직장인) : "그날 해야할 일을 마치고 가지 않으면 심적으로 불안해서 잠 자다가도 계속 깨서 시계를 보게 되고..." 워커홀릭, 일 중독의 전형적인 증상입니다. 한 취업포털 사이트의 조사결과 대한민국 직장인의 51%는 자신을 일중독자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30대는 61%나 됐습니다. <녹취> 직장인 : "퇴근을 하면서도 처리되지 않은 일에 대해서는 계속 머리속에 남아있고 심지어 꿈속에서도 그 일이 나타나서..." 이런 경향은 요즘 더 심해져 직장인들의 최근 3개월간 사내 컴퓨터 이용실태를 분석한 결과 직장인들의 업무시간외 컴퓨터 사용비율이 37%로 전년도 11%의 3배였습니다. 토요일은 22%로 4배나 됐습니다. 경제침체로 구조조정의 공포가 확산되면서 살아남아야한다는 강박관념이 커진 탓입니다. <인터뷰> 신영철(강북삼성병원 정신과교수) : "예측성이 떨어지는 사회에서는 불안이 증가하고 생존의 전략으로 일에 몰입하게 됩니다. 지나치면 리듬이 깨져서 오히려 스트레스로 작용합니다." 일 중독을 방치하면 건강에 독이 되는 것은 물론 업무 능률이 크게 떨어지고 우울증이나 강박증 같은 정신질환으로까지 이어질 위험성이 큽니다. 특히 일중독자는 겉으로 보면 모범적이고 성실한 사람으로만 보여 더 조심해야 합니다.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라도 치유가 시급한데, 일에만 치우쳐 있는 에너지를 조금만 방향을 바꿔 자기계발이나 취미, 휴식과 가정에 몰두하면 일중독도 치유하고 더 나은 성과도 기대할 수 있습니다. <인터뷰> 이시형(정신과 전문의) : "건강을 잃으면 모든걸 다 잃는다 이 말씀을 꼭 드리고 싶습니다. 그리고 적절한 휴식을 취해야 일의 능률도 올라 간다는 것을 말씀드립니다." 일중독 증상이 있는 사람은 단기간의 목표에 과도하게 집착하는 경향이 있다는게 전문의들의 지적입니다. 따라서 삶을 좀 더 장기적인 관점에서 설계하고 또 주위에서 이를 배려한다면 일 중독 증상은 벗어날 수 있습니다. KBS 뉴스 김현경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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