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김수환 추기경의 끊이지 않는 추모 열기

입력 2009.03.09 (08: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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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김수환 추기경이 선종한 지도 20여 일이 지났습니다.

김 추기경이 가신 뒤 명동성당을 직접 찾은 조문객만 40만 명 정도였다고 하는데요.

네. 연일 계속 됐던 추모 행렬은 故 김수환 추기경이 우리에게 어떤 존재였던가를 새삼 느끼게 했습니다.

김지영 기자! 아직도 추모열기가 식지 않고 있다고 하던데요?

<리포트>

네. 20여 일이 지난 지금도 그 열기는 식지 않고 있습니다.

故 김수환 추기경이 안장된 용인 천주교 공원 묘역엔 연일 사람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고, 김 추기경의 영향으로 장기 기증을 하겠다는 사람들도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습니다. 故 김수환 추기경을 기억하는 사람들을 만나고 왔습니다.

지난달 16일, 우리 곁을 떠난 김수환 추기경, 5일장이 치러지는 동안 40만 명의 인파가 밤낮을 잊고 명동성당을 찾았습니다. 20여 일이 지난 지금, 그 추모 행렬은 추기경이 묻힌 묘역으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시대의 아픔을 함께 나눈 든든한 버팀목이었기에 故 김수환 추기경을 그리워하는 마음은 종교와 지역, 또 세대를 뛰어 넘었습니다.

<인터뷰> 서창화(부산광역시 부평동) : "부산에서 왔습니다. 부산에서... 추기경 장례식 때 못 봐서, 산소를 한 번 보고 느끼고 사랑을 배우고 싶어서 이렇게 참배하러 왔습니다."

가족들과 함께, 또 어린 아이까지... 故 김수환 추기경의 추모는 어느덧 사람들의 일상으로 스며들고 있습니다.

<인터뷰> 이금순(인천광역시 부개동) : "모든 사람에게 사랑을 전하시는 분이기 때문에, 우리가 사랑을 받으면 전하고 또 주고 싶은 게 사람이잖아요. 바로 그런 것 같아요. 받았기 때문에 돌아가셨어도 우리가 드리고 싶은 마음..."

묘역을 덮고 있는 국화와 채 시들지 않은 주변 꽃다발이 사람들이 다녀간 흔적을 보여 줍니다.

<인터뷰> 안병주(천주교 용인 공원묘역 관리소장) : "이 기간에는 날씨 때문에 오시는 분들이 드문데, 추기경이 오시고부터 평일에는 한 400~500분 정도... 주말에는 한 1,000여 분 이렇게 계속 발길이 이어지고 있고요."

각막을 기증하고 떠난 故 김수환 추기경의 사랑 실천도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지고 있습니다. 올해 마흔 한 살, 김미희 씨도 추기경의 마지막 사랑 실천을 보고 용기를 내서 장기기증을 했습니다.

<인터뷰> 김미희(서울 성산동) : "평소에 장기기증은 생각하고 있었는데요. 추기경이 돌아가시면서 저도 그 동안 용기가 없었는데 용기를 내서 저도 다른 분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그런 일을 해보겠다고 오늘 나왔습니다."

최근 김씨처럼, 장기기증을 하겠다는 신청자는 폭발적으로 증가했습니다. 연평균 3천 명 정도에 불과했던 장기기증 신청자는 김수환 추기경 선종 이후 불과 3주 만에 1,650 건의 신청서가 접수됐을 정돕니다.

<인터뷰> 윤경중(한마음한몸운동본부 생명운동부장) : "저희가 다른 업무를 볼 수 없을 정도로 전화 문의가 쇄도하고 있고요. 추기경께서 아름다운 삶이 어떤 것인지 몸소 보여주면서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였다고 생각됩니다."

추기경이 생전에 그렸던 작품 전시회도 열리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관심을 끄는 작품은 지난 2007년 10월, 모교에 출품한 추기경 본인의 자화상인데요. 자화상 밑에 적힌 '바보야'라는 글씨가 인상적입니다.

<자료화면> 자화상 '바보야' : "내가 잘났으면 뭘 그렇게 크게 잘 낫겠어요. 다 같은 인간인데... 안다고 나대고 어디 가서 대접받길 바라는 게 바보지. 어이쿠 그러니 내가 제일 바보스럽게 살았는지도 몰라요."

작품 하나하나엔 추기경이 생전에 전하던 사랑의 메시지가 가득합니다.

<인터뷰> 김승환(전시 기획자) : "이분의 삶이 담백하고 소박하고 사랑의 실천을 정말 헌신적으로 했는데, 이 그림 속에서 추기경의 그런 마음을 읽을 수 있다는 거죠. 그런 면에서 작품의 의미와 전시의 의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추모 열기는 서점에서도 이어지고 있는데요, 추기경과 관련된 서적 코너는 김 추기경의 책을 구입하려는 사람들로 붐비고 있습니다.

<인터뷰> 문지원(직장인) : "많은 분에게 여러 가지 메시지를 전해주셨죠. 서로 사랑하고 또 힘든 시기에 서로 사랑하면서 남을 생각할 수 있는 그런 메시지를 저희에게 전해줬기 때문에..."

사랑과 감사, 그리고 실천을 가르쳐주고 떠난 故 김수환 추기경. 마지막 남긴 육성이 우리네 삶을 다시 한 번 돌아보게 합니다.

<녹취> 故 김수환 추기경 : "저의 부족한 탓으로 여러분의 마음을 섭섭하게 해 드린 것, 혹시라도 상처를 드린 것, 실망을 드린 것, 그 모든 잘못에 대해서 너그러운 용서를 청합니다."

김수환 추기경 선종 20여일... 추기경은 떠났지만 아직도 그를 잊지 못하고 그리워하는 사람들의 추모는 계속되고 있는데요.

그가 남긴 사랑과 감사의 의미가 우리 일상에 잔잔하게 스며들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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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현장] 김수환 추기경의 끊이지 않는 추모 열기
    • 입력 2009-03-09 08:49: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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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김수환 추기경이 선종한 지도 20여 일이 지났습니다. 김 추기경이 가신 뒤 명동성당을 직접 찾은 조문객만 40만 명 정도였다고 하는데요. 네. 연일 계속 됐던 추모 행렬은 故 김수환 추기경이 우리에게 어떤 존재였던가를 새삼 느끼게 했습니다. 김지영 기자! 아직도 추모열기가 식지 않고 있다고 하던데요? <리포트> 네. 20여 일이 지난 지금도 그 열기는 식지 않고 있습니다. 故 김수환 추기경이 안장된 용인 천주교 공원 묘역엔 연일 사람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고, 김 추기경의 영향으로 장기 기증을 하겠다는 사람들도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습니다. 故 김수환 추기경을 기억하는 사람들을 만나고 왔습니다. 지난달 16일, 우리 곁을 떠난 김수환 추기경, 5일장이 치러지는 동안 40만 명의 인파가 밤낮을 잊고 명동성당을 찾았습니다. 20여 일이 지난 지금, 그 추모 행렬은 추기경이 묻힌 묘역으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시대의 아픔을 함께 나눈 든든한 버팀목이었기에 故 김수환 추기경을 그리워하는 마음은 종교와 지역, 또 세대를 뛰어 넘었습니다. <인터뷰> 서창화(부산광역시 부평동) : "부산에서 왔습니다. 부산에서... 추기경 장례식 때 못 봐서, 산소를 한 번 보고 느끼고 사랑을 배우고 싶어서 이렇게 참배하러 왔습니다." 가족들과 함께, 또 어린 아이까지... 故 김수환 추기경의 추모는 어느덧 사람들의 일상으로 스며들고 있습니다. <인터뷰> 이금순(인천광역시 부개동) : "모든 사람에게 사랑을 전하시는 분이기 때문에, 우리가 사랑을 받으면 전하고 또 주고 싶은 게 사람이잖아요. 바로 그런 것 같아요. 받았기 때문에 돌아가셨어도 우리가 드리고 싶은 마음..." 묘역을 덮고 있는 국화와 채 시들지 않은 주변 꽃다발이 사람들이 다녀간 흔적을 보여 줍니다. <인터뷰> 안병주(천주교 용인 공원묘역 관리소장) : "이 기간에는 날씨 때문에 오시는 분들이 드문데, 추기경이 오시고부터 평일에는 한 400~500분 정도... 주말에는 한 1,000여 분 이렇게 계속 발길이 이어지고 있고요." 각막을 기증하고 떠난 故 김수환 추기경의 사랑 실천도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지고 있습니다. 올해 마흔 한 살, 김미희 씨도 추기경의 마지막 사랑 실천을 보고 용기를 내서 장기기증을 했습니다. <인터뷰> 김미희(서울 성산동) : "평소에 장기기증은 생각하고 있었는데요. 추기경이 돌아가시면서 저도 그 동안 용기가 없었는데 용기를 내서 저도 다른 분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그런 일을 해보겠다고 오늘 나왔습니다." 최근 김씨처럼, 장기기증을 하겠다는 신청자는 폭발적으로 증가했습니다. 연평균 3천 명 정도에 불과했던 장기기증 신청자는 김수환 추기경 선종 이후 불과 3주 만에 1,650 건의 신청서가 접수됐을 정돕니다. <인터뷰> 윤경중(한마음한몸운동본부 생명운동부장) : "저희가 다른 업무를 볼 수 없을 정도로 전화 문의가 쇄도하고 있고요. 추기경께서 아름다운 삶이 어떤 것인지 몸소 보여주면서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였다고 생각됩니다." 추기경이 생전에 그렸던 작품 전시회도 열리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관심을 끄는 작품은 지난 2007년 10월, 모교에 출품한 추기경 본인의 자화상인데요. 자화상 밑에 적힌 '바보야'라는 글씨가 인상적입니다. <자료화면> 자화상 '바보야' : "내가 잘났으면 뭘 그렇게 크게 잘 낫겠어요. 다 같은 인간인데... 안다고 나대고 어디 가서 대접받길 바라는 게 바보지. 어이쿠 그러니 내가 제일 바보스럽게 살았는지도 몰라요." 작품 하나하나엔 추기경이 생전에 전하던 사랑의 메시지가 가득합니다. <인터뷰> 김승환(전시 기획자) : "이분의 삶이 담백하고 소박하고 사랑의 실천을 정말 헌신적으로 했는데, 이 그림 속에서 추기경의 그런 마음을 읽을 수 있다는 거죠. 그런 면에서 작품의 의미와 전시의 의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추모 열기는 서점에서도 이어지고 있는데요, 추기경과 관련된 서적 코너는 김 추기경의 책을 구입하려는 사람들로 붐비고 있습니다. <인터뷰> 문지원(직장인) : "많은 분에게 여러 가지 메시지를 전해주셨죠. 서로 사랑하고 또 힘든 시기에 서로 사랑하면서 남을 생각할 수 있는 그런 메시지를 저희에게 전해줬기 때문에..." 사랑과 감사, 그리고 실천을 가르쳐주고 떠난 故 김수환 추기경. 마지막 남긴 육성이 우리네 삶을 다시 한 번 돌아보게 합니다. <녹취> 故 김수환 추기경 : "저의 부족한 탓으로 여러분의 마음을 섭섭하게 해 드린 것, 혹시라도 상처를 드린 것, 실망을 드린 것, 그 모든 잘못에 대해서 너그러운 용서를 청합니다." 김수환 추기경 선종 20여일... 추기경은 떠났지만 아직도 그를 잊지 못하고 그리워하는 사람들의 추모는 계속되고 있는데요. 그가 남긴 사랑과 감사의 의미가 우리 일상에 잔잔하게 스며들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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