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고층 건물 화재 대책 ‘거북이 걸음’ 무방비

입력 2009.04.16 (2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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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초고층 건물은 날로 늘어가는데 화재 대책은 거북이 걸음에 무방비입니다.
외국에서 시행하는 피난층 확보 규정 조차 없습니다.
신방실 기자입니다.

<리포트>

2층에서 난 불로 30층짜리 건물 전체가 시커먼 연기에 휩싸였습니다.

소방차 사다리는 건물 높이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고, 유독가스가 건물내부에 가득차 여기저기서 구조를 요청합니다.

모두 60명의 사상자가 발생했습니다.

<인터뷰>김춘종(당시 화재 진압 소방관) : "그 당시에 불길도 빨리 번졌지만 유독가스가 너무 많이 발생했고, 대피하는 사람들이 대피할 공간이 없었기 때문에"

현행법에 11층 이상 건물엔 헬리포트와 피난계단을 갖추도록 돼있지만 헬기 착륙장은 정작 화재 발생 때 사용하기 어렵습니다.

화재가 나면 상승기류가 강해지면서 헬기가 접근하기 어려워져 헬리포트는 효용성이 떨어집니다.

외국의 경우 헬기장보다는 초고층건물 중간에 피난층을 설치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피난층은 방화벽과 화재 발생시 사용하는 특별피난계단을 갖춘 대피공간으로 일본은 60미터 이상, 중국은 100미터 이상 건물에 의무적으로 적용하고 있습니다.

초고층 건물이 속속 들어서는 인천 송도 국제도시, 건설 중인 건물 가운데 피난층을 설계한 곳은 하나도 없습니다.

<녹취>초고층 아파트 방재실 관계자 : "한 층을 비우니까 그 층에 대해 분양을 못하잖아요. 시공비는 많이 들면서 공간만 차지하니까 꺼려할 수 있죠."

전국의 50층 이상 기존 건물 14곳 중 피난층이 갖춰진 곳은 하나도 없고, 5곳만이 창가 일부에 피난구역을 갖췄을 뿐입니다.

피난구역에 대한 규정이 전혀 없기 때문입니다.

<인터뷰>이용재(경민대 소방행정학과 교수) : "피난층이라든지 피난 전용엘리베이터라든 지 이런 것에 대한 세부적인 설치 기준이 마련돼있지 않습니다. 시급히 그런 것들에 대한 기준안을 만들고."

초고층 건물에 대한 화재 피난구역 기준조차 없는 가운데 현재 건설중이거나 추진중인 50층 이상 건물은 40개가 넘습니다.

KBS 뉴스 신방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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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초고층 건물 화재 대책 ‘거북이 걸음’ 무방비
    • 입력 2009-04-16 21:34:24
    뉴스 9
<앵커 멘트> 초고층 건물은 날로 늘어가는데 화재 대책은 거북이 걸음에 무방비입니다. 외국에서 시행하는 피난층 확보 규정 조차 없습니다. 신방실 기자입니다. <리포트> 2층에서 난 불로 30층짜리 건물 전체가 시커먼 연기에 휩싸였습니다. 소방차 사다리는 건물 높이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고, 유독가스가 건물내부에 가득차 여기저기서 구조를 요청합니다. 모두 60명의 사상자가 발생했습니다. <인터뷰>김춘종(당시 화재 진압 소방관) : "그 당시에 불길도 빨리 번졌지만 유독가스가 너무 많이 발생했고, 대피하는 사람들이 대피할 공간이 없었기 때문에" 현행법에 11층 이상 건물엔 헬리포트와 피난계단을 갖추도록 돼있지만 헬기 착륙장은 정작 화재 발생 때 사용하기 어렵습니다. 화재가 나면 상승기류가 강해지면서 헬기가 접근하기 어려워져 헬리포트는 효용성이 떨어집니다. 외국의 경우 헬기장보다는 초고층건물 중간에 피난층을 설치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피난층은 방화벽과 화재 발생시 사용하는 특별피난계단을 갖춘 대피공간으로 일본은 60미터 이상, 중국은 100미터 이상 건물에 의무적으로 적용하고 있습니다. 초고층 건물이 속속 들어서는 인천 송도 국제도시, 건설 중인 건물 가운데 피난층을 설계한 곳은 하나도 없습니다. <녹취>초고층 아파트 방재실 관계자 : "한 층을 비우니까 그 층에 대해 분양을 못하잖아요. 시공비는 많이 들면서 공간만 차지하니까 꺼려할 수 있죠." 전국의 50층 이상 기존 건물 14곳 중 피난층이 갖춰진 곳은 하나도 없고, 5곳만이 창가 일부에 피난구역을 갖췄을 뿐입니다. 피난구역에 대한 규정이 전혀 없기 때문입니다. <인터뷰>이용재(경민대 소방행정학과 교수) : "피난층이라든지 피난 전용엘리베이터라든 지 이런 것에 대한 세부적인 설치 기준이 마련돼있지 않습니다. 시급히 그런 것들에 대한 기준안을 만들고." 초고층 건물에 대한 화재 피난구역 기준조차 없는 가운데 현재 건설중이거나 추진중인 50층 이상 건물은 40개가 넘습니다. KBS 뉴스 신방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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