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층] 미국도 ‘페이스 오프’ 수술 성공

<앵커 멘트>

기증자의 얼굴 조직을 환자에게 이식하는 일명 '페이스 오프' 수술이 미국에서도 성공했습니다.

일부분만을 이식했던 과거 수술들과는 달리 이번에는 얼굴 대부분, 80%가 이식됐습니다.

모은희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미국의 첫 얼굴 이식 수술 환자가 공개 석상에 섰습니다.

화제의 주인공은 46살 코니 컬프 씨.

콧대와 윗입술이 없는 찌그러진 얼굴이 온전한 이목구비를 되찾았습니다.

한가운데 움푹 꺼진 옆얼굴도 오똑한 콧날로 제자리를 잡았습니다.

코니의 얼굴 가운데 뇌사자에게서 기증 받은 부분은 무려 80%.

전 세계적으로 4차례 수술 결과가 공개됐지만 이번이 이식 부위가 가장 넓습니다.

<인터뷰> 코니 컬프(안면이식수술 환자): "여러분들은 제게 관심이 있겠지만, 가장 중요한 기증자 가족들에게 초점을 맞춰주세요."

6년 전 사고로 총에 얼굴을 맞아 코와 양쪽 뺨, 입 천장 등이 함몰되는 중상을 입은 코니 씨.

지난해 12월, 장장 22시간에 걸친 대수술 끝에 얼굴의 뼈와 근육은 물론, 치아, 신경, 혈관까지 모두 이식 받았습니다.

<인터뷰> 마리아 시미오노우(집도의): "모양도 모양이지만, 얼굴이 제 역할을 얼마나 하느냐를 강조하고 싶습니다."

코니 씨는 앞으로 얼굴을 작게 하는 수술을 몇 차례 더 받을 계획입니다.

세계 최초의 얼굴 이식 환자는 2005년에 입과 턱을 기증받은 프랑스 여성 이자벨.

이제는 화장을 하면 수술 부위를 몰라볼 정도로 회복됐습니다.

하지만 이식자들은 면역 거부 반응을 막기 위해 하루 세 종류의 약을 평생 먹어야 합니다.

중국 안면 이식 환자는 이 면역억제제 복용을 거부해 수술 2년 3개월 만에 숨지기도 했습니다.

아직 풀어야 할 과제가 남아있지만 잇따른 안면 이식 성공 소식은 불의의 사고로 고통받는 사람들에게 얼굴을 찾게 되는 희망을 주고 있습니다.

KBS 뉴스 모은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