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쉽게 배워 높은 소득 ‘목욕관리사’ 인기

입력 2009.05.07 (0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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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불황에 일자리를 잃은 분들, 사업이나 재취업이 말처럼 쉬운게 아닌데요~

비교적 짧은 시간동안 기술을 배워 써먹을 수 있는 게 뭐가 있을까... 찾으실겁니다.

김지영 기자, '목욕관리사'에 관심갖는 사람들이 많다고요?

<리포트>

네, 목욕관리사 양성 학원의 수강생이 크게 늘고 있습니다. 지난해 보다 배 이상 늘었다는데요, 특히, 중년의 가장들과 주부 수강생이 많았습니다.

비교적 짧은 시간인 4주에 기술을 습득할 수 있다는 점, 또 월수입 2백만 원 이상의 안정된 수입이 보장된다는 점이 인기 요인인데요, 목욕관리사 양성 학원을 찾는 사람들, 만나봤습니다.

서울에 있는 한 목욕관리사 학원입니다. 목욕탕 구조로 만든 실습실에서 수강생들은 강사의 설명에 집중하는데요.

<현장음> "하나 둘 셋 넷, 절반 파도 파도... 때를 밀 때 항상 그냥 미는 것 같지만 강약 조절을 잘해야 하고요."

수강생들은 대부분 30대 이상의 남성들, 장사부터 막노동까지 안 해본 일이 없다는 한 중년 남성은 최근 일거리가 없자, 마냥 놀 수 없어 목욕관리사의 길로 들어섰습니다.

<녹취> 정00(목욕관리사 수강생) : "나이가 50인데요. 다른 일을 배워서 하려니까 힘들고 직장 구하기도 어렵고요."

최근 경기 침체가 계속되면서 짧은 기간에 기술을 배워 취업할 수 있는, 목욕관리사 양성학원을 찾는 사람들이 늘고 있는데요, 전체 수강생은 지난해 보다 배 이상 늘었고, 중년 가장과 주부 수강생들이 눈에 띄게 증가했습니다.

<인터뷰> 나득원(목욕관리사 양성학원 실장) : "예년 이맘때에는 (수강생이) 10명 정도였는데 이번 달 같은 경우는 배 이상 20명 정도 들어오고 있습니다."

지방 건설현장에서 일을 하던 한 40대 가장 역시 지난해 말부터 일감이 줄자, 목욕관리사가 되기 위해 서울에 홀로 올라왔는데요. 한 달에 200만 원 이상이라는 비교적 안정적인 수입이 보장된다는 점이 목욕관리사의 길을 선택한 이유입니다.

<녹취> 최00(목욕관리사 수강생) : "(건설 현장은) 꾸준한 돈벌이가 되어야 하는데 끊기다 보니까 생활 리듬 자체도 깨지고 (목욕관리사는) 금전적으로 괜찮은 것 같고 또 짧은 기간 내에 배워서 나가면 200만 원 수입이 된다는 게 많지는 않은 것 같고요."

실제로, 7개월 전부터 목욕관리사 일을 시작한 한 중년 가장의 경우, 하루 평균 20명의 손님이 있고 한 달 수입은 무려 600만 원 정돈데요, 한때, 가족들의 반대도 있었지만 이제는 말 그대로, 땀 흘린 만큼 노동의 대가를 받고 있다며 자부심을 갖고 있습니다.

<녹취> 서00(목욕관리사) : "처음에는 (애들이) 싫어하더라고요. (목욕탕에) 와서 아버지가 일하는 거 보고 자기들도 많은 것을 느꼈나 보더라고요. 그래서 더 열심히 (공부)해야겠다는 생각을 하는 것 같더라고요. 애들이."

또 다른 목욕관리사 학원도 사정은 마찬가집니다. 3주 전부터 아내와 함께 학원을 다니고 있는 40대 중년 남성은 최근까지 자동차 부품 회사에서 일하다 회사 사정이 어려워지면서 그만두고 나왔는데요.

<녹취> 김00(목욕관리사 수강생) : "마누라도 전자 회사 다니다가 경제가 안 좋으니까요. 저도 자동차 부품 회사 다니다가 똑같이 경기가 안 좋으니까 (같이) 이것을 배우게 됐습니다."

특히 여성의 경우, 마사지 등을 통해 월수입 3백만 원 이상의 고소득을 올릴 수 있어 주부들의 도전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녹취> 안00(목욕관리사 수강생) : "백화점의 수입은 괜찮은데 종일 서 있고 앉아 있는 시간이 없으니까 발가락 이런 데도 무리가 와서 한 살이라도 젊을 때 나만의 기술이 있으면 돈을 버는 데 도움이 될 것 같아요."

<인터뷰> 정이녀(목욕관리사 양성학원장) : "현장이나 식당, 회사 같은 데는 경기가 안 좋다 보니 월급이 잘 나오질 않아서 아무래도 사우나 쪽으로 취업하려고 하죠."

목욕관리사 전문 직업소개소에도 일을 구하려는 사람들로 연일 북적입니다. 소개소를 방문하는 사람들은 하루 평균 2,30명 정도, 전화 문의는 하루 평균 5,60통 이상입니다. 25년 전 목욕관리사 일을 해 봤던 한 주부도 아이들 학원비라도 벌 목적으로 다시 일을 찾고 있는데요.

<녹취> 이00(주부) : "가정이 힘들다 보니까 아이들 학비와 학원비도 벌어야 하고 결혼도 시켜야 하고 그런 모든 비용에 다 보탬이 되려고 하는 거죠."

<인터뷰> 한정숙(직업소개소 사장) : "옛날에는 (목욕관리사를) 많이 선호하지 않고 안 배웠는데 목욕관리사 학원이 생기면서 가정주부들도 많이 배우고 정년퇴직을 해서 온 분들도 많은 편이에요."

계속되는 경기 불황으로 일자리를 잃은 사람들이 비교적 안정적인 수입을 올릴 수 있는 목욕관리사의 길로 몰리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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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현장] 쉽게 배워 높은 소득 ‘목욕관리사’ 인기
    • 입력 2009-05-07 08:4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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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불황에 일자리를 잃은 분들, 사업이나 재취업이 말처럼 쉬운게 아닌데요~ 비교적 짧은 시간동안 기술을 배워 써먹을 수 있는 게 뭐가 있을까... 찾으실겁니다. 김지영 기자, '목욕관리사'에 관심갖는 사람들이 많다고요? <리포트> 네, 목욕관리사 양성 학원의 수강생이 크게 늘고 있습니다. 지난해 보다 배 이상 늘었다는데요, 특히, 중년의 가장들과 주부 수강생이 많았습니다. 비교적 짧은 시간인 4주에 기술을 습득할 수 있다는 점, 또 월수입 2백만 원 이상의 안정된 수입이 보장된다는 점이 인기 요인인데요, 목욕관리사 양성 학원을 찾는 사람들, 만나봤습니다. 서울에 있는 한 목욕관리사 학원입니다. 목욕탕 구조로 만든 실습실에서 수강생들은 강사의 설명에 집중하는데요. <현장음> "하나 둘 셋 넷, 절반 파도 파도... 때를 밀 때 항상 그냥 미는 것 같지만 강약 조절을 잘해야 하고요." 수강생들은 대부분 30대 이상의 남성들, 장사부터 막노동까지 안 해본 일이 없다는 한 중년 남성은 최근 일거리가 없자, 마냥 놀 수 없어 목욕관리사의 길로 들어섰습니다. <녹취> 정00(목욕관리사 수강생) : "나이가 50인데요. 다른 일을 배워서 하려니까 힘들고 직장 구하기도 어렵고요." 최근 경기 침체가 계속되면서 짧은 기간에 기술을 배워 취업할 수 있는, 목욕관리사 양성학원을 찾는 사람들이 늘고 있는데요, 전체 수강생은 지난해 보다 배 이상 늘었고, 중년 가장과 주부 수강생들이 눈에 띄게 증가했습니다. <인터뷰> 나득원(목욕관리사 양성학원 실장) : "예년 이맘때에는 (수강생이) 10명 정도였는데 이번 달 같은 경우는 배 이상 20명 정도 들어오고 있습니다." 지방 건설현장에서 일을 하던 한 40대 가장 역시 지난해 말부터 일감이 줄자, 목욕관리사가 되기 위해 서울에 홀로 올라왔는데요. 한 달에 200만 원 이상이라는 비교적 안정적인 수입이 보장된다는 점이 목욕관리사의 길을 선택한 이유입니다. <녹취> 최00(목욕관리사 수강생) : "(건설 현장은) 꾸준한 돈벌이가 되어야 하는데 끊기다 보니까 생활 리듬 자체도 깨지고 (목욕관리사는) 금전적으로 괜찮은 것 같고 또 짧은 기간 내에 배워서 나가면 200만 원 수입이 된다는 게 많지는 않은 것 같고요." 실제로, 7개월 전부터 목욕관리사 일을 시작한 한 중년 가장의 경우, 하루 평균 20명의 손님이 있고 한 달 수입은 무려 600만 원 정돈데요, 한때, 가족들의 반대도 있었지만 이제는 말 그대로, 땀 흘린 만큼 노동의 대가를 받고 있다며 자부심을 갖고 있습니다. <녹취> 서00(목욕관리사) : "처음에는 (애들이) 싫어하더라고요. (목욕탕에) 와서 아버지가 일하는 거 보고 자기들도 많은 것을 느꼈나 보더라고요. 그래서 더 열심히 (공부)해야겠다는 생각을 하는 것 같더라고요. 애들이." 또 다른 목욕관리사 학원도 사정은 마찬가집니다. 3주 전부터 아내와 함께 학원을 다니고 있는 40대 중년 남성은 최근까지 자동차 부품 회사에서 일하다 회사 사정이 어려워지면서 그만두고 나왔는데요. <녹취> 김00(목욕관리사 수강생) : "마누라도 전자 회사 다니다가 경제가 안 좋으니까요. 저도 자동차 부품 회사 다니다가 똑같이 경기가 안 좋으니까 (같이) 이것을 배우게 됐습니다." 특히 여성의 경우, 마사지 등을 통해 월수입 3백만 원 이상의 고소득을 올릴 수 있어 주부들의 도전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녹취> 안00(목욕관리사 수강생) : "백화점의 수입은 괜찮은데 종일 서 있고 앉아 있는 시간이 없으니까 발가락 이런 데도 무리가 와서 한 살이라도 젊을 때 나만의 기술이 있으면 돈을 버는 데 도움이 될 것 같아요." <인터뷰> 정이녀(목욕관리사 양성학원장) : "현장이나 식당, 회사 같은 데는 경기가 안 좋다 보니 월급이 잘 나오질 않아서 아무래도 사우나 쪽으로 취업하려고 하죠." 목욕관리사 전문 직업소개소에도 일을 구하려는 사람들로 연일 북적입니다. 소개소를 방문하는 사람들은 하루 평균 2,30명 정도, 전화 문의는 하루 평균 5,60통 이상입니다. 25년 전 목욕관리사 일을 해 봤던 한 주부도 아이들 학원비라도 벌 목적으로 다시 일을 찾고 있는데요. <녹취> 이00(주부) : "가정이 힘들다 보니까 아이들 학비와 학원비도 벌어야 하고 결혼도 시켜야 하고 그런 모든 비용에 다 보탬이 되려고 하는 거죠." <인터뷰> 한정숙(직업소개소 사장) : "옛날에는 (목욕관리사를) 많이 선호하지 않고 안 배웠는데 목욕관리사 학원이 생기면서 가정주부들도 많이 배우고 정년퇴직을 해서 온 분들도 많은 편이에요." 계속되는 경기 불황으로 일자리를 잃은 사람들이 비교적 안정적인 수입을 올릴 수 있는 목욕관리사의 길로 몰리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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