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의자 독극물 자살’ 경찰, 감시 관리 허점

입력 2009.06.19 (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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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경찰 조사를 받던 피의자가 독극물을 마시고 목숨을 끊어 버렸습니다.

피의자 관리에 소홀했던 경찰, 사건을 덮느라 급급했습니다.

노준철 기자입니다.

<리포트>

지난달 29일 부산의 한 경찰서 형사과 사무실에서 62살 강 모씨가 갑자기 쓰러져 병원으로 옮겼으나 숨졌습니다.

강 씨는 담배를 훔치다 붙잡혀 조사를 받던 중이었습니다.

당시 경찰은 언론사에 먼저 전화를 걸어 강 씨가 당뇨와 고혈압, 간질 증세가 있었다며 지병으로 숨진 것 같다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그러나 국과수 부검 결과 강 씨는 '청산칼륨'으로 불리는 독극물을 먹고 숨진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강 씨가 음독하기 전 화장실에 4차례나 다녀왔지만 경찰은 자해 의심조차 하지 않았고 피의자 소지품 검사와 몸수색은 형식적이었습니다.

<녹취> 부산 북부경찰서 형사과 : "현금, 담배, 사탕. 부피가 있는 것이면 발견됐을 텐데, 당시 이상한 물품은 전혀 발견을 못했다는 얘기죠."

유족들은 경찰의 허술한 대처가 음독을 막지 못했다고 주장합니다.

<녹취> 강 씨 여동생 : "건성으로 (몸 수색)했다는 것밖에 생각이 안들고 먹는 걸 분명히 봤어야죠. 거기서 똑바로 봤었다면 오빠는 안죽었죠."

지난해 11월에도 이 경찰서 소속 형사들이 살인 피의자 호송 도중 감시를 소홀히 해 피의자가 부산지법 청사 2층에서 투신해 물의를 빚기도 했습니다.

피의자 투신 그리고 음독까지... '피의자 감시 관리'라는 기본적인 역할과 책임에서 경찰은 또 다시 허점을 드러냈습니다.

KBS 뉴스 노준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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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피의자 독극물 자살’ 경찰, 감시 관리 허점
    • 입력 2009-06-19 21:09:04
    뉴스 9
<앵커 멘트> 경찰 조사를 받던 피의자가 독극물을 마시고 목숨을 끊어 버렸습니다. 피의자 관리에 소홀했던 경찰, 사건을 덮느라 급급했습니다. 노준철 기자입니다. <리포트> 지난달 29일 부산의 한 경찰서 형사과 사무실에서 62살 강 모씨가 갑자기 쓰러져 병원으로 옮겼으나 숨졌습니다. 강 씨는 담배를 훔치다 붙잡혀 조사를 받던 중이었습니다. 당시 경찰은 언론사에 먼저 전화를 걸어 강 씨가 당뇨와 고혈압, 간질 증세가 있었다며 지병으로 숨진 것 같다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그러나 국과수 부검 결과 강 씨는 '청산칼륨'으로 불리는 독극물을 먹고 숨진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강 씨가 음독하기 전 화장실에 4차례나 다녀왔지만 경찰은 자해 의심조차 하지 않았고 피의자 소지품 검사와 몸수색은 형식적이었습니다. <녹취> 부산 북부경찰서 형사과 : "현금, 담배, 사탕. 부피가 있는 것이면 발견됐을 텐데, 당시 이상한 물품은 전혀 발견을 못했다는 얘기죠." 유족들은 경찰의 허술한 대처가 음독을 막지 못했다고 주장합니다. <녹취> 강 씨 여동생 : "건성으로 (몸 수색)했다는 것밖에 생각이 안들고 먹는 걸 분명히 봤어야죠. 거기서 똑바로 봤었다면 오빠는 안죽었죠." 지난해 11월에도 이 경찰서 소속 형사들이 살인 피의자 호송 도중 감시를 소홀히 해 피의자가 부산지법 청사 2층에서 투신해 물의를 빚기도 했습니다. 피의자 투신 그리고 음독까지... '피의자 감시 관리'라는 기본적인 역할과 책임에서 경찰은 또 다시 허점을 드러냈습니다. KBS 뉴스 노준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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