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추적] 펜션, 화재에 ‘무방비’ 노출

입력 2009.06.30 (22:09) 수정 2009.06.30 (2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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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씨랜드의 악몽은 십년이 지난 지금도 생생하지만, 여행객들이 즐겨찾는 펜션은 화재에 무방비 상태입니다. 소방 안전 규제 대상에선 아예 빠져 있습니다.
송명희 기자가 현장 고발합니다.


<리포트>

육지에서 배로 5분 거리에 있는 서해의 외딴 섬입니다.

한적한 갯벌이 입소문을 타면서 펜션들이 섬 한쪽을 채웠습니다.

<녹취> 마을 주민 : "천5백 명까지 수용할 수 있대요 여기... 현충일에는 2천 명이 들어왔는데 민가까지 다 잡았나 봐요. 요즘 애들 갯벌 체험 하느라..."

이 섬에 관광객이 드나들기 시작하면서 민박과 펜션도 크게 늘어 마을을 이뤘지만 화재를 막을 수 있는 소방시설은 전무한 상태입니다.

숙소 바로 옆에는 바베큐 시설과 함께 가스통이 여기저기 널려 있습니다.

방안에 조리 기구를 사용한 흔적이 보이지만 화재를 대비한 스프링클러는 고사하고, 소화기조차 눈에 띄지 않습니다.

건물 외벽에는 불에 잘 타는 목재나 샌드위치 패널이 사용됐습니다.

펜션 건물들이 촘촘히 붙어 있어 한번 불이 나면 대형 화재로 이어질 위험마저 있습니다.

<녹취> 마을 주민 : "소방서 연락해 봐야 그 사람 오기 전에 다 타요. 소방차는 없어 여기는... 우리 큰 아들 네만 불이 났는데 화기하고 스티로폼 타는 냄새하고 도망가야 사람이 살지, 거기 붙었단 죽어..."

대피용 통로와 계단은 비좁고 심지어 2층에서 직접 밖으로 연결되는 비상통로가 없는 펜션도 있습니다.

푸른 숲과 계곡물로 유명한 이 곳 산 속에도 어김없이 펜션들이 들어차 있습니다.

소방차 한 대가 겨우 지날 수 있는 좁은 도로, 경사가 급한데다 차량들마저 주차돼 있으면 소방차가 제 속도를 내지 못합니다.

<인터뷰> 박호준(가평소방서) : "긴급하게 진입을 해서 화재진압이나 인명구조를 실시해야 하는데 이런 경우에는 답답한 심정 뭐라고 표현할 수가..."

이처럼 소방차의 진입이 손쉽지 않은 곳에 위치한 펜션이나 민박시설은 경기도에만 천여 곳.

2년 새 2백50%가 늘었습니다.

하지만 펜션은 소방 안전과 관련된 규제 대상에 빠져 있습니다.

그러다보니 소화기나 스프링클러, 화재경보기를 얼마나 어떻게 설치해야 하는지 아무런 규정이 없습니다.

더구나 소방당국의 정기 안전점검 대상마저 아닙니다.

<인터뷰> 선병주(경기도소방재난본부 방호예방과) : "저희가 관리하는 특정소방대상물에 분류가 돼 있지 않기 때문에 주택으로 분류가 돼 있어서 정기적으로 소방점검을 한다든지 관리하는데 한계가..."


소방 안전의 사각 지대, 펜션.

더 늦기 전에 대책 마련이 시급한 실정입니다.

현장추적 송명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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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현장추적] 펜션, 화재에 ‘무방비’ 노출
    • 입력 2009-06-30 21:00:06
    • 수정2009-06-30 22:14:53
    뉴스 9
<앵커 멘트> 씨랜드의 악몽은 십년이 지난 지금도 생생하지만, 여행객들이 즐겨찾는 펜션은 화재에 무방비 상태입니다. 소방 안전 규제 대상에선 아예 빠져 있습니다. 송명희 기자가 현장 고발합니다. <리포트> 육지에서 배로 5분 거리에 있는 서해의 외딴 섬입니다. 한적한 갯벌이 입소문을 타면서 펜션들이 섬 한쪽을 채웠습니다. <녹취> 마을 주민 : "천5백 명까지 수용할 수 있대요 여기... 현충일에는 2천 명이 들어왔는데 민가까지 다 잡았나 봐요. 요즘 애들 갯벌 체험 하느라..." 이 섬에 관광객이 드나들기 시작하면서 민박과 펜션도 크게 늘어 마을을 이뤘지만 화재를 막을 수 있는 소방시설은 전무한 상태입니다. 숙소 바로 옆에는 바베큐 시설과 함께 가스통이 여기저기 널려 있습니다. 방안에 조리 기구를 사용한 흔적이 보이지만 화재를 대비한 스프링클러는 고사하고, 소화기조차 눈에 띄지 않습니다. 건물 외벽에는 불에 잘 타는 목재나 샌드위치 패널이 사용됐습니다. 펜션 건물들이 촘촘히 붙어 있어 한번 불이 나면 대형 화재로 이어질 위험마저 있습니다. <녹취> 마을 주민 : "소방서 연락해 봐야 그 사람 오기 전에 다 타요. 소방차는 없어 여기는... 우리 큰 아들 네만 불이 났는데 화기하고 스티로폼 타는 냄새하고 도망가야 사람이 살지, 거기 붙었단 죽어..." 대피용 통로와 계단은 비좁고 심지어 2층에서 직접 밖으로 연결되는 비상통로가 없는 펜션도 있습니다. 푸른 숲과 계곡물로 유명한 이 곳 산 속에도 어김없이 펜션들이 들어차 있습니다. 소방차 한 대가 겨우 지날 수 있는 좁은 도로, 경사가 급한데다 차량들마저 주차돼 있으면 소방차가 제 속도를 내지 못합니다. <인터뷰> 박호준(가평소방서) : "긴급하게 진입을 해서 화재진압이나 인명구조를 실시해야 하는데 이런 경우에는 답답한 심정 뭐라고 표현할 수가..." 이처럼 소방차의 진입이 손쉽지 않은 곳에 위치한 펜션이나 민박시설은 경기도에만 천여 곳. 2년 새 2백50%가 늘었습니다. 하지만 펜션은 소방 안전과 관련된 규제 대상에 빠져 있습니다. 그러다보니 소화기나 스프링클러, 화재경보기를 얼마나 어떻게 설치해야 하는지 아무런 규정이 없습니다. 더구나 소방당국의 정기 안전점검 대상마저 아닙니다. <인터뷰> 선병주(경기도소방재난본부 방호예방과) : "저희가 관리하는 특정소방대상물에 분류가 돼 있지 않기 때문에 주택으로 분류가 돼 있어서 정기적으로 소방점검을 한다든지 관리하는데 한계가..." 소방 안전의 사각 지대, 펜션. 더 늦기 전에 대책 마련이 시급한 실정입니다. 현장추적 송명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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