훼손되고 있는 세계 유산 조선왕릉

입력 2009.07.03 (2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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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세계 유산으로 등재된 조선왕릉이 심하게 망가지고 있습니다. 왕릉 바로 앞에 골프 연습장에 아파트까지 들어섰습니다.

이중근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태조 이성계를 비롯해 조선시대 9분의 임금이 모셔져 있는 대표적 왕릉인 동구릉입니다.

봉분에서 바라보면 50미터 높이의 골프 연습장이 보입니다.

동구릉과 골프 연습장까지 거리는 불과 백미터, 1999년 구리시가 문화재 훼손 가능성에 대한 고려없이 건축허가를 내준겁니다.

이 때문에 지역 주민들을 중심으로 연습장 철거 요구가 계속됐고 결국 2004년 건축허가가 취소됐습니다.

하지만 골프연습장은 여전히 영업을 계속하고 있습니다.

당초 건축허가를 내준 구리시에게도 책임이 있다며 업체 측에 89억원을 배상하라는 법원 판결이 나왔기 때문입니다.

<녹취> 골프연습장 관계자 : "돈을 받으면 철거를 해야죠. 그런데 구리시가 배상금이 많다고 항소를 한 상태니까."

정조와 사도세자의 무덤인 융.건릉은 아파트 개발로 몸살을 앓고 있습니다.

왕릉 바로 옆에서 태안3지구 택지개발사업이 진행되면서 문화재 훼손 논란이 일고 있는 겁니다.

특히 택지 지구 안에서 죽어서도 아버지 사도세자를 모시겠다는 정조의 유언에 따라 만들어진 정조 왕릉터가 확인되면서 논란은 더욱 커지고 있습니다.

숙종과 그의 아내 인현왕후가 묻힌 서오릉은 상황이 더 심각합니다.

왕릉과 왕릉 사이, 서오릉 한 복판에 30년이 넘게 군 관련 시설이 자리잡고 있습니다.

문화재청과 국방부가 시설 이전에 대해 협의를 벌이고 있지만 대체 부지를 구하지 못했다는 이유로 아직까지 구체적인 이전계획을 세우지 못하고 있습니다.

<인터뷰> 황평우(문화연대 문화유산위원장) : "정부가 스스로 세계문화유산인 사적지를 훼손하고 있는 셈이죠. 좀 더 적극적으로 이전을 추진해야..."

세계가 인정한 문화유산 조선왕릉.

이제 이를 훼손되지 않도록 보호하고 가꾸는 일은 우리들의 책임이자 의무입니다.

KBS 뉴스 이중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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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훼손되고 있는 세계 유산 조선왕릉
    • 입력 2009-07-03 21:21:25
    뉴스 9
<앵커 멘트> 세계 유산으로 등재된 조선왕릉이 심하게 망가지고 있습니다. 왕릉 바로 앞에 골프 연습장에 아파트까지 들어섰습니다. 이중근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태조 이성계를 비롯해 조선시대 9분의 임금이 모셔져 있는 대표적 왕릉인 동구릉입니다. 봉분에서 바라보면 50미터 높이의 골프 연습장이 보입니다. 동구릉과 골프 연습장까지 거리는 불과 백미터, 1999년 구리시가 문화재 훼손 가능성에 대한 고려없이 건축허가를 내준겁니다. 이 때문에 지역 주민들을 중심으로 연습장 철거 요구가 계속됐고 결국 2004년 건축허가가 취소됐습니다. 하지만 골프연습장은 여전히 영업을 계속하고 있습니다. 당초 건축허가를 내준 구리시에게도 책임이 있다며 업체 측에 89억원을 배상하라는 법원 판결이 나왔기 때문입니다. <녹취> 골프연습장 관계자 : "돈을 받으면 철거를 해야죠. 그런데 구리시가 배상금이 많다고 항소를 한 상태니까." 정조와 사도세자의 무덤인 융.건릉은 아파트 개발로 몸살을 앓고 있습니다. 왕릉 바로 옆에서 태안3지구 택지개발사업이 진행되면서 문화재 훼손 논란이 일고 있는 겁니다. 특히 택지 지구 안에서 죽어서도 아버지 사도세자를 모시겠다는 정조의 유언에 따라 만들어진 정조 왕릉터가 확인되면서 논란은 더욱 커지고 있습니다. 숙종과 그의 아내 인현왕후가 묻힌 서오릉은 상황이 더 심각합니다. 왕릉과 왕릉 사이, 서오릉 한 복판에 30년이 넘게 군 관련 시설이 자리잡고 있습니다. 문화재청과 국방부가 시설 이전에 대해 협의를 벌이고 있지만 대체 부지를 구하지 못했다는 이유로 아직까지 구체적인 이전계획을 세우지 못하고 있습니다. <인터뷰> 황평우(문화연대 문화유산위원장) : "정부가 스스로 세계문화유산인 사적지를 훼손하고 있는 셈이죠. 좀 더 적극적으로 이전을 추진해야..." 세계가 인정한 문화유산 조선왕릉. 이제 이를 훼손되지 않도록 보호하고 가꾸는 일은 우리들의 책임이자 의무입니다. KBS 뉴스 이중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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