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고, 내신 무력화…‘지역 차별?’

입력 2009.07.15 (22:06) 수정 2009.07.16 (08: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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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외국어 고등학교들이 중학'내신'을 사실상 무력화시키는 '편법'을 써온 사실이 KBS 취재로 드러났습니다.

유광석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외국어고 가운데 명문대 입학실적이 가장 좋다는 대원 외국어고입니다.

신입생 전형 총점 400점 가운데 교과 내신이 220점이어서 외형상 반영비율은 55%에 이릅니다.

영어듣기평가 23%, 구술면접 15%보다 훨씬 높습니다.

그러나 내신의 영향력은 실제 외고 입시에서는 미미합니다.

내신 상위권 학생들간 점수차가 거의 나지 않도록 내신 산출 공식이 설계됐기 때문입니다.

석차가 상위 10%인 학생의 경우 만점자와의 점수차는 4.7점, 100점으로 환산하면 2.1점 차이 밖에 안납니다.

만점자와 상위 15% 학생과의 차이도 3.9점에 그칩니다.

이는 같은 특목고인 서울의 과학고들이 상위 10%는 만점자와 10점, 15%는 15점 등 같은 폭으로 차이가 나도록 해 내신의 변별력을 보장하는 것과는 대조적입니다.

이같은 편법적인 내신 산출은 서울 지역 다른 외고들도 정도의 차이만 있을 뿐 다 마찬가지입니다.

<인터뷰> 이금수(중앙대부속고 수학교사) : "탄젠트 곡선 자체가 처음에는 완만하게 가다가 급격하는 올라가는 성질이 있습니다. 앞쪽에서는 많은 차이가 안나고요 뒤쪽에서 급격하게 차이가 나죠."


이렇다보니 등급간 점수차가 큰 영어듣기평가에 매달릴 수 밖에 없는 현실입니다.

영어듣기평가 등의 영향력이 상대적으로 커지면서 사교육 여건이 우세한 지역 학생들이 대거 합격하고 있습니다.

대원외고 신입생 중 강남.서초,송파 3구 거주자가 60%나 됩니다.

반면 구로.은평.금천구 등 11개구는 합격자가 전혀 없거나 1명에 불과했습니다.

그러나 이들 3개 구도 내신 평가를 달리한 과학고에는 8명에서 17명까지 합격자를 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녹취> 대원외고 교사 : "내신을 더 많이 폭을 넓혀 놓으면 학생들이 사교육을 하게 되는 거예요. 더 많이."

왜곡된 내신반영으로 사교육을 받기 어려운 지역의 학생들이 대거 탈락하는 현실을 외고들이 일부러 외면하는 것은 아닌지 의심스럽습니다.

KBS 뉴스 유광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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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외고, 내신 무력화…‘지역 차별?’
    • 입력 2009-07-15 21:10:56
    • 수정2009-07-16 08:4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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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외국어 고등학교들이 중학'내신'을 사실상 무력화시키는 '편법'을 써온 사실이 KBS 취재로 드러났습니다. 유광석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외국어고 가운데 명문대 입학실적이 가장 좋다는 대원 외국어고입니다. 신입생 전형 총점 400점 가운데 교과 내신이 220점이어서 외형상 반영비율은 55%에 이릅니다. 영어듣기평가 23%, 구술면접 15%보다 훨씬 높습니다. 그러나 내신의 영향력은 실제 외고 입시에서는 미미합니다. 내신 상위권 학생들간 점수차가 거의 나지 않도록 내신 산출 공식이 설계됐기 때문입니다. 석차가 상위 10%인 학생의 경우 만점자와의 점수차는 4.7점, 100점으로 환산하면 2.1점 차이 밖에 안납니다. 만점자와 상위 15% 학생과의 차이도 3.9점에 그칩니다. 이는 같은 특목고인 서울의 과학고들이 상위 10%는 만점자와 10점, 15%는 15점 등 같은 폭으로 차이가 나도록 해 내신의 변별력을 보장하는 것과는 대조적입니다. 이같은 편법적인 내신 산출은 서울 지역 다른 외고들도 정도의 차이만 있을 뿐 다 마찬가지입니다. <인터뷰> 이금수(중앙대부속고 수학교사) : "탄젠트 곡선 자체가 처음에는 완만하게 가다가 급격하는 올라가는 성질이 있습니다. 앞쪽에서는 많은 차이가 안나고요 뒤쪽에서 급격하게 차이가 나죠." 이렇다보니 등급간 점수차가 큰 영어듣기평가에 매달릴 수 밖에 없는 현실입니다. 영어듣기평가 등의 영향력이 상대적으로 커지면서 사교육 여건이 우세한 지역 학생들이 대거 합격하고 있습니다. 대원외고 신입생 중 강남.서초,송파 3구 거주자가 60%나 됩니다. 반면 구로.은평.금천구 등 11개구는 합격자가 전혀 없거나 1명에 불과했습니다. 그러나 이들 3개 구도 내신 평가를 달리한 과학고에는 8명에서 17명까지 합격자를 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녹취> 대원외고 교사 : "내신을 더 많이 폭을 넓혀 놓으면 학생들이 사교육을 하게 되는 거예요. 더 많이." 왜곡된 내신반영으로 사교육을 받기 어려운 지역의 학생들이 대거 탈락하는 현실을 외고들이 일부러 외면하는 것은 아닌지 의심스럽습니다. KBS 뉴스 유광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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