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와 사람] 사라져가는 ‘미사리의 추억’

입력 2009.08.01 (2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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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미사리’하면 7080 추억의 노래들을 라이브로 들을 수 있는 카페촌으로 유명한대요, 최근 이 라이브 카페들 중 문을 닫는 곳이 많아 카페촌이 사라질 위기에 처했다고 합니다. 사라져가는 미사리의 추억, 양민효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어둠이 내리는 카페촌.

하나 둘 간판이 불을 밝히면서 미사리의 밤은 시작됩니다.

무대 위 주인공은 가수 박강성! '미사리의 서태지'라는 명성답게 늘 열성팬을 몰고 다닙니다.

<인터뷰>손님 : "제가 박강성 팬이라...지금 저희 나이 때 갈 곳이 별로 없잖아요. 음악도 맞고..."

손님이 뜸한 시간의 무대는 무명 '언더' 가수들의 독차지입니다.

유소희씨가 이름없는 그저 '미사리 여가수'로 노래를 시작한 건 카페촌이 생겨나던 10년 전 부텁니다.

<인터뷰> 유소희(언더가수) : "새벽 4-5시까지 매시간 라이브 무대가 있었으니까요. 낮부터..거의 라이브 왕국이었죠."

호젓하던 미사리가 라이브 카페로 불야성을 이룬 건 1990년대 후반입니다.

라이브 카페의 포크송들은 통기타 하나로 낭만을 구가했던 젊은날의 추억을 지닌 중년들에게 아련한 7080의 향수를 되살려 주었습니다.

<인터뷰>송창식 : "옛 노래를 들으러 오는 사람들은 어떤 환상같은 것을 가지고 있어요. 가장 좋은 시절에 대한 것을 다시 찾으려고 하는..."

카페촌의 풍경은 세월과 함께 사뭇 달라졌습니다.

50개가 넘던 카페는 급격히 줄어 이제 남은 곳은 5곳.

가수들의 출연료 경쟁으로 술값이 치솟으면서 손님들은 서서히 발길을 돌렸습니다.

<인터뷰>카페 전 사장 : "5백, 천만 원으로 뛰더니 1억까지 올랐어요. 출연료내려가서 커피 5천 원씩 팔 수 있으면 정말 다시 하고 싶어요. 그때 그 분위기로.."

무대를 잃은 미사리 가수들도 지방으로, 또 다른 업소로 흩어졌습니다.

<인터뷰>이정남(미사리 언더가수) : "노래할 수 있는 장소가 그렇게 많지 않아요. 아직까지도 미사리가 유일한 장소라고 생각이 되고...(그만 두고 싶다는 생각은 안 드세요?) 아니요. 음악은 평생 가지고 가야될 것 같고요. 정 힘들면 다른 일을 하면서도 음악을 계속 하고 있겠죠."

숨가쁘게 달려온 세월 속에, 어느덧 흘러가버린 청춘을 노래로나마 다시금 되살려주던 곳, 미사리.

사라져가는 카페촌의 추억은 또 다른 애틋함으로 다가옵니다.

KBS 뉴스 양민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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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문화와 사람] 사라져가는 ‘미사리의 추억’
    • 입력 2009-08-01 21:21:21
    뉴스 9
<앵커 멘트> 미사리’하면 7080 추억의 노래들을 라이브로 들을 수 있는 카페촌으로 유명한대요, 최근 이 라이브 카페들 중 문을 닫는 곳이 많아 카페촌이 사라질 위기에 처했다고 합니다. 사라져가는 미사리의 추억, 양민효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어둠이 내리는 카페촌. 하나 둘 간판이 불을 밝히면서 미사리의 밤은 시작됩니다. 무대 위 주인공은 가수 박강성! '미사리의 서태지'라는 명성답게 늘 열성팬을 몰고 다닙니다. <인터뷰>손님 : "제가 박강성 팬이라...지금 저희 나이 때 갈 곳이 별로 없잖아요. 음악도 맞고..." 손님이 뜸한 시간의 무대는 무명 '언더' 가수들의 독차지입니다. 유소희씨가 이름없는 그저 '미사리 여가수'로 노래를 시작한 건 카페촌이 생겨나던 10년 전 부텁니다. <인터뷰> 유소희(언더가수) : "새벽 4-5시까지 매시간 라이브 무대가 있었으니까요. 낮부터..거의 라이브 왕국이었죠." 호젓하던 미사리가 라이브 카페로 불야성을 이룬 건 1990년대 후반입니다. 라이브 카페의 포크송들은 통기타 하나로 낭만을 구가했던 젊은날의 추억을 지닌 중년들에게 아련한 7080의 향수를 되살려 주었습니다. <인터뷰>송창식 : "옛 노래를 들으러 오는 사람들은 어떤 환상같은 것을 가지고 있어요. 가장 좋은 시절에 대한 것을 다시 찾으려고 하는..." 카페촌의 풍경은 세월과 함께 사뭇 달라졌습니다. 50개가 넘던 카페는 급격히 줄어 이제 남은 곳은 5곳. 가수들의 출연료 경쟁으로 술값이 치솟으면서 손님들은 서서히 발길을 돌렸습니다. <인터뷰>카페 전 사장 : "5백, 천만 원으로 뛰더니 1억까지 올랐어요. 출연료내려가서 커피 5천 원씩 팔 수 있으면 정말 다시 하고 싶어요. 그때 그 분위기로.." 무대를 잃은 미사리 가수들도 지방으로, 또 다른 업소로 흩어졌습니다. <인터뷰>이정남(미사리 언더가수) : "노래할 수 있는 장소가 그렇게 많지 않아요. 아직까지도 미사리가 유일한 장소라고 생각이 되고...(그만 두고 싶다는 생각은 안 드세요?) 아니요. 음악은 평생 가지고 가야될 것 같고요. 정 힘들면 다른 일을 하면서도 음악을 계속 하고 있겠죠." 숨가쁘게 달려온 세월 속에, 어느덧 흘러가버린 청춘을 노래로나마 다시금 되살려주던 곳, 미사리. 사라져가는 카페촌의 추억은 또 다른 애틋함으로 다가옵니다. KBS 뉴스 양민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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