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따라잡기] 쌍용차 진압 재개…부상자 속출

입력 2009.08.06 (09:20) 수정 2009.08.06 (1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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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엥커 멘트>

경찰의 본격적인 진압작전이 시작된 쌍용차 평택공장은 어제 하루 전쟁터를 방불케 했습니다.
최서희 기자! 곳곳에서 격렬한 충돌로 부상자가 속출했어요.

<리포트>

네. 진압작전 과정에서 곳곳에서 충돌이 빚어져 부상자가 속출했습니다. 농성중인 노조원들은 식수와 전기가 끊긴 상황에서 경찰의 포위망이 좁혀오자 극도로 불안한 상탭니다. 아비규환이었던 진압 현장을 취재했습니다.

협상 결렬로 결국 최악의 상황을 맞게 된 쌍용차. 경찰은 어제 오전, 2차 진압 작전을 시작했습니다.

경찰 특공대 대원들이 투입되면서 공장은 그야말로 전쟁터를 방불케 했는데요.

경찰의 진압 소식에 한걸음에 달려온 농성 노조원 가족들. 하지만 농성에 참여하지 않는 임직원들이 정문 앞 도로를 장악하고 사람들을 공장 밖으로 쫓아내면서 곳곳에서 마찰을 빚었습니다.

<녹취> 농성 노조원 어머니 : "아니 이럴 수가 있느냐고... 지금 (저 사람들) 비 해고자인데, 왜, 어떻게, 그렇게 같이 싸울 수가 있느냐고.... (다른 가족들은 다 어디계세요?) 지금 여기 다 쫓겨나가지고 밖에 다 나갔어요. 없어."

오랜 싸움으로 농성에 참여하지 않는 직원들 역시 감정이 격앙돼 있었는데요.

<녹취> 비농성 직원 : "저들이 우리에게 먼저 등을 돌렸어요. 저들이 지게차 밀고 들어올 때 우리 임직원들 다 해고자, 비 해고자 이렇게 구분했잖아요. 그때 우리 비 해고자들 저들이 먼저 덮쳐가지고 지게차로 깔리고 쇠파이프로 맞고 그때부터 저들은 이미 벌써 우릴 배신했어요."

특별히 오늘은 위험하니까 오지 말라고 한 아들의 문자 메시지를 보며 그래도 그냥 앉아 있을 수만 없어 찾아온 노모는 애가 탑니다.

<녹취> 농성 노조원 어머니: "'엄마 나 죽어' 그래. 그럼 뭘 해. 거기 들어가 있으면 사는 줄 알아. 자기들이 지금 다 죽은 상태인데. 이런 가슴 아픈 일이 또 어디 있냐고. 그러면서 저 고생을 하고 있으니 어떻게 이걸."

<녹취> 농성 노조원 누나 : "너는 상태는 좀 괜찮아? 물집 같은 거 생긴 건 없었어? 물집은 생겼지? 피부병?"

공장 밖 멀찍이 한 곳에 모인 농성 노조원 아내들은 인터넷으로 사태 추이를 지켜보며 남편들을 걱정하고 있었는데요.

<녹취> 농성 노조원 아내 : "놀랐죠 뭐. 일단 사람이 떨어졌다니까 다들 내 남편은 아닌가 싶어서 다들 정신 없었죠. 다들 병원으로 달려오고."

곳곳에서 벌어지는 폭력 사태에 아내들도 겁이 나긴 마찬가지. 이젠 집 밖으로 나오는 것 자체도 때론 두렵다고 했습니다.

<녹취> 농성 노조원 아내 : "제 눈 앞에 쇠파이프랑 빗자루에 있는 그 긴 막대기가 왔다 갔다 하는데 그거 말로 표현 못합니다. 진짜로. 더 마음이 아픈 게 나이 어린 학생들이 저희 가족대책위원회 엄마 들 막아준다고 다들 팔 끼고 손잡고 그럴 때 그 모습이 더 마음이 아팠어요. 사실은."

진압 작전 중 경찰에 연행됐다 풀려난 한 노조원의 아내는, 남편이 그저 다치지 않고나온 것에 안도하기도 했는데요.

<녹취 > 농성 노조원 아내 : "남편이 나왔다고만 들어서 잘 모르겠어요. 어떻게 됐는지는 잘. 일단 제 신랑이 살아서 나온 것만으로도 좋게 생각하고 나머지는 별로 생각 안하고 있어요."

한편, 진압 작전 과정 중에 부상을 당한 노조원들은 병원으로 긴급 이송돼 치료를 받고 있었는데요.

<녹취> 병원 관계자: "(부상자들이) 20명 넘게 오셔가지고요. 그냥, 대부분 머리 찢어져서 꿰매시고 다 부상자들 지금 안정하고 해야 되는데 그냥 가신다고 하셔서 가셨거든요."

경찰을 피해 달아나다 옥상에서 추락해 부상을 입은 한 노조원. 그는 자신보다 아직도 공장 안에 있는 동료들이 더 걱정이라고 했습니다.

<녹취> 부상 노조원 : "안에 있는 사람도 있는데 지금 마음도 안 놓이고, 나온거 같지도 않고, 저보다 도 더 많이 다친 사람도 있는데."

어제 하루 공장 밖에서도 계속해서 산발적인 충돌이 빚어졌는데요. 사측과 시민단체회원, 경찰이 엉켜 싸우면서 인근 도로는 무법천지로 변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시민들과 취재진도 폭행을 당해 카메라가 망가지는 등, 수난을 당했는데요.

그렇다면 농성자들의 마지막 보루, 제2도장공장에 있는 노조원들은 현재 어떤 상황일까?

이미 공장 점거 70일을 넘긴 노조원들은 현재 음식과 물, 의료 및 전기가 모두 끊긴 상태인데요.

어제 공장을 빠져나온 한 노조원에게서 공장 안 사정을 들을 수 있었습니다.

<녹취> 농성 노조원 : "지옥이었죠. 지옥. 라면 한 봉지 부셔가지고 3-4명이 죽을 쒀서 11일을 먹었어요."

15일 정도 먹었지. 전기까지 끊을지는 몰랐어요. (노조원들이 불안하니까) 옥상에 올라가서 달빛에 서로 얼굴 확인하고 있었던 거예요.

상황이 최악으로 치닫자 공장 안 노조원들 사이에서도 갈등이 빚어지고 있다고도 했습니다.

<녹취> 농성 노조원 : "동료들끼리도 너무 상황이 안 좋다 보니까 서로 믿음이 깨지고 서로, 나가는 사람들한테 고생했다고 말하는 사람도 있는 반면에 자기만 혼자 살겠다고 나간다고 욕도 하고."

600여 개의 협력업체로 구성된 쌍용차 협동회 채권단은 어제 조기 파산 신청서를 법원에 제출했습니다. 쌍용 자동차의 생산라인이 멈춘 지 76일, 청산보다 회생이 더 가치 있다는 당초 평가에도 불구하고 쌍용차는 결국 파국으로 치닫는 모습입니다. 경찰의 최종 진압에 앞서 사실상 최후 통첩을 받은 노조원들, 그 시한인 오늘 어떤 결정을 내릴지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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