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등과 상처의 골’ 쌍용차 77일 농성 현장

입력 2009.08.07 (2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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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쌍용자동차 노조가 두달 이상 점거했던 도장공장 내부가 그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갈등과 상처가 얼마나 깊었는지 보여주고도 남습니다.
최문종 기자입니다.

<리포트>

쌍용자동차 노조가 점거 파업 근거지로 삼았던 도장 2공장.

공장 주변은 온통 방화와 충돌의 흔적으로 얼룩졌습니다.

도로마다, 출구마다 장애물로 막혀 있습니다.

공장 안도 아수라장입니다.

벽면마다 구호가 가득하고, 곳곳에 널린 쓰레기와 먹다만 음식이 악취를 뿜어냅니다.

버려진 옷가지와 신발, 이불은 열악하고, 급박했던 농성 생활을 보여줍니다.

다행히 생산 설비는 큰 문제가 없어 보이지만, 정상 가동 여부는 장담하기 어렵습니다.

<인터뷰> 이성우(쌍용차 도장2팀 차장) : "처참한 게 거의 파괴 수준에 가깝다고, 이 상황에서는 정상적인 생산은 당장은 할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공장 4층, 옥상 근처에는 무기 창고가 있습니다.

화염병만 천5백여 개, 볼트 수십 개를 한꺼번에 쏘는 사제총, 새총, 표창 등이 가득합니다.

쌀 7백여 킬로그램, 라면 6천여 개, 생수 6천 리터도 보관돼 있습니다.

<인터뷰> 최원일(경기지방경찰청 형사과장) : "식량과 물은 시위대 6백여 명이 약 한 달반 동안 버틸 수 있는 그런 충분한 양입니다."

치열한 싸움터였던 옥상에 올랐습니다.

사물함 문은 방패가 됐고, 노조가 저항에 사용했던 도구들이 나뒹굽니다.

모조리 깨져 있는 건너편 본관 유리창은 깊었던 노사 갈등의 골을 보여주는 듯합니다.

공장 점거 77일. 두 달 반 만에 모습을 드러낸 도장공장은 파업의 깊은 상처를 고스란히 안고 있었습니다.

KBS 뉴스 최문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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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갈등과 상처의 골’ 쌍용차 77일 농성 현장
    • 입력 2009-08-07 21:03:52
    뉴스 9
<앵커 멘트> 쌍용자동차 노조가 두달 이상 점거했던 도장공장 내부가 그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갈등과 상처가 얼마나 깊었는지 보여주고도 남습니다. 최문종 기자입니다. <리포트> 쌍용자동차 노조가 점거 파업 근거지로 삼았던 도장 2공장. 공장 주변은 온통 방화와 충돌의 흔적으로 얼룩졌습니다. 도로마다, 출구마다 장애물로 막혀 있습니다. 공장 안도 아수라장입니다. 벽면마다 구호가 가득하고, 곳곳에 널린 쓰레기와 먹다만 음식이 악취를 뿜어냅니다. 버려진 옷가지와 신발, 이불은 열악하고, 급박했던 농성 생활을 보여줍니다. 다행히 생산 설비는 큰 문제가 없어 보이지만, 정상 가동 여부는 장담하기 어렵습니다. <인터뷰> 이성우(쌍용차 도장2팀 차장) : "처참한 게 거의 파괴 수준에 가깝다고, 이 상황에서는 정상적인 생산은 당장은 할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공장 4층, 옥상 근처에는 무기 창고가 있습니다. 화염병만 천5백여 개, 볼트 수십 개를 한꺼번에 쏘는 사제총, 새총, 표창 등이 가득합니다. 쌀 7백여 킬로그램, 라면 6천여 개, 생수 6천 리터도 보관돼 있습니다. <인터뷰> 최원일(경기지방경찰청 형사과장) : "식량과 물은 시위대 6백여 명이 약 한 달반 동안 버틸 수 있는 그런 충분한 양입니다." 치열한 싸움터였던 옥상에 올랐습니다. 사물함 문은 방패가 됐고, 노조가 저항에 사용했던 도구들이 나뒹굽니다. 모조리 깨져 있는 건너편 본관 유리창은 깊었던 노사 갈등의 골을 보여주는 듯합니다. 공장 점거 77일. 두 달 반 만에 모습을 드러낸 도장공장은 파업의 깊은 상처를 고스란히 안고 있었습니다. KBS 뉴스 최문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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