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해안 길이, 100년 만에 40% 짧아졌다”

입력 2009.08.28 (2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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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세계적으로 희귀한 경관인 서해 해안선의 40%가 지난 100년 사이 사라져 버렸습니다.
개발을 넘어선 더 큰 안목이 절실한 시점이 됐습니다.
김주한 기자입니다.



<리포트>

드넓은 갯벌이 끝없이 펼쳐졌습니다.

갯벌 위로는 구불구불한 해안선이 이어집니다.

다양하고 복잡한 지형만큼 다양한 생명체가 살아갑니다.

세계적인 멸종위기종인 저어새와 마도요도 있습니다.

서해안에서만 볼 수 있는 독특한 경관입니다.

<인터뷰> 박진영(국립환경과학원 임업연구관) : "조수간만의 차에 의해 영양분이 공급이 되고, 다른 서식지에 비해서 생물 다양성이 굉장히 높습니다."

하지만, 세계적으로도 흔치 않은 이런 소중한 경관이 이제 점점 보기 어려워지고 있습니다.

갯벌을 메워 육지로 만드는 대규모 간척사업 탓입니다.

국립환경과학원 조사 결과 서해안의 전체 해안선 길이가 지난 1910년 3천5백 킬로미터에서 지난해엔 2천백 킬로미터로 짧아진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해안선 40%가 백 년만에 사라진 셈입니다.

특히 경기도 인천 지역 서해 바다의 경우 일부 지역을 제외하고 대부분이 직선 구간으로 변했습니다.

<인터뷰> 서민환(국립환경과학원 자연보존과) : "생태계 변형은 짧은 시간 안에 쉽게 만들 수 있는데, 복구하려면 오랜 시간이 걸립니다."

해안선이 직선으로 바뀌면서 생태계도 빠른 속도로 무너지고 있습니다.

갯벌의 먹이 사슬이 깨지면서 바다의 어류도 사라져갑니다.

<인터뷰> 함기화(경기도 김포시) : "민어같은 거는 옛날엔 많았는데, 지금은 1년 내내 조업해도 구경하기 힘들고..."

수백만 년 동안 형성된 희귀한 경관을 우리는 단 백 년만에 이미 절반 가까이 사라지게 했습니다.

후손들은 과연 우리 세대를 어떻게 생각할 건지, 이제는 좀 더 큰 안목으로 자연을 대해야 합니다.

KBS 뉴스 김주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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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해안 길이, 100년 만에 40% 짧아졌다”
    • 입력 2009-08-28 21:19:03
    뉴스 9
<앵커 멘트> 세계적으로 희귀한 경관인 서해 해안선의 40%가 지난 100년 사이 사라져 버렸습니다. 개발을 넘어선 더 큰 안목이 절실한 시점이 됐습니다. 김주한 기자입니다. <리포트> 드넓은 갯벌이 끝없이 펼쳐졌습니다. 갯벌 위로는 구불구불한 해안선이 이어집니다. 다양하고 복잡한 지형만큼 다양한 생명체가 살아갑니다. 세계적인 멸종위기종인 저어새와 마도요도 있습니다. 서해안에서만 볼 수 있는 독특한 경관입니다. <인터뷰> 박진영(국립환경과학원 임업연구관) : "조수간만의 차에 의해 영양분이 공급이 되고, 다른 서식지에 비해서 생물 다양성이 굉장히 높습니다." 하지만, 세계적으로도 흔치 않은 이런 소중한 경관이 이제 점점 보기 어려워지고 있습니다. 갯벌을 메워 육지로 만드는 대규모 간척사업 탓입니다. 국립환경과학원 조사 결과 서해안의 전체 해안선 길이가 지난 1910년 3천5백 킬로미터에서 지난해엔 2천백 킬로미터로 짧아진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해안선 40%가 백 년만에 사라진 셈입니다. 특히 경기도 인천 지역 서해 바다의 경우 일부 지역을 제외하고 대부분이 직선 구간으로 변했습니다. <인터뷰> 서민환(국립환경과학원 자연보존과) : "생태계 변형은 짧은 시간 안에 쉽게 만들 수 있는데, 복구하려면 오랜 시간이 걸립니다." 해안선이 직선으로 바뀌면서 생태계도 빠른 속도로 무너지고 있습니다. 갯벌의 먹이 사슬이 깨지면서 바다의 어류도 사라져갑니다. <인터뷰> 함기화(경기도 김포시) : "민어같은 거는 옛날엔 많았는데, 지금은 1년 내내 조업해도 구경하기 힘들고..." 수백만 년 동안 형성된 희귀한 경관을 우리는 단 백 년만에 이미 절반 가까이 사라지게 했습니다. 후손들은 과연 우리 세대를 어떻게 생각할 건지, 이제는 좀 더 큰 안목으로 자연을 대해야 합니다. KBS 뉴스 김주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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