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전 미군기지 기름 유출 ‘후유증’ 여전

입력 2009.08.28 (2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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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올 여름 폭우에 백운산에서 대규모 산사태가 났는데요,
10년 전 미군 기지 기름 유출 사고가 났던 곳이어서, 그 후유증 아닌가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송명희 기자가 다녀왔습니다.

<리포트>

경기 남부의 허파인 광교산 자락의 백운산 오르는 길.

나무로 울창했던 계곡이 산사태로 폐허가 됐습니다.

아름드리 나무는 뽑혀 거꾸로 뒤집혔고, 거대한 바위들이 굴러내리면서, 간신히 버틴 나무들도 뿌리를 드러냈습니다.

지난 여름 폭우로 산사태가 나면서 평범한 산비탈에 이처럼 큰 계곡이 생겼습니다.

산사태가 시작된 곳은 공교롭게도 10년 전 기름유출 사고가 났던 미8군 메디슨 기지 앞.

지난 98년 경유 700리터가 유출돼 계곡을 오염시켰던 그 경로를 따라 주변에 있던 나무와 흙이 모두 무너져 내렸습니다.

문제는 기름. 무너진 비탈면에서 시커먼 기름이 배어 나오고, 주변에는 기름 냄새가 진동합니다.

고인 물에도 기름이 흘러나온 흔적이 역력합니다.

<인터뷰> 천옥주(의왕시 환경위생과) : "과거에 유출됐던 기름이 토양속으로 스며들었다가 산사태가 발생하면서 다시 드러났구요 기름이 붉게 산화되고 있는 상태..."

이곳은 환경단체의 끈질긴 요구로 미군 측이 7년 동안 방제작업을 했고 환경부는 지난 2007년 방제가 완료됐음을 선언했습니다.

환경단체와 전문가들은 이번 산사태가 기름 유출 사고의 후유증일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합니다.

<인터뷰> 이진용(강원대 지질학과 교주) : "방제작업이나 기름의 독성 때문에 식생이 제거된 게 제일 큽니다 식생이 토양을 안정화시키고 홍수를 조절하는 역할을 하는데..."

토양이 한번 기름에 오염되면 복원이 결코 쉽지 않음을 보여줍니다.

<인터뷰> 안명균(경기환경운동연합) : "기름오염을 제거한다고 하는 게 토양을 100% 들어내지 않는 한 불가능하다..."

환경부는 미군측에 산사태 복구작업과 함께 추가로 방제 작업을 해 줄 것을 요청했다고 밝혔습니다.

KBS 뉴스 송명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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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0년 전 미군기지 기름 유출 ‘후유증’ 여전
    • 입력 2009-08-28 21:2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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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올 여름 폭우에 백운산에서 대규모 산사태가 났는데요, 10년 전 미군 기지 기름 유출 사고가 났던 곳이어서, 그 후유증 아닌가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송명희 기자가 다녀왔습니다. <리포트> 경기 남부의 허파인 광교산 자락의 백운산 오르는 길. 나무로 울창했던 계곡이 산사태로 폐허가 됐습니다. 아름드리 나무는 뽑혀 거꾸로 뒤집혔고, 거대한 바위들이 굴러내리면서, 간신히 버틴 나무들도 뿌리를 드러냈습니다. 지난 여름 폭우로 산사태가 나면서 평범한 산비탈에 이처럼 큰 계곡이 생겼습니다. 산사태가 시작된 곳은 공교롭게도 10년 전 기름유출 사고가 났던 미8군 메디슨 기지 앞. 지난 98년 경유 700리터가 유출돼 계곡을 오염시켰던 그 경로를 따라 주변에 있던 나무와 흙이 모두 무너져 내렸습니다. 문제는 기름. 무너진 비탈면에서 시커먼 기름이 배어 나오고, 주변에는 기름 냄새가 진동합니다. 고인 물에도 기름이 흘러나온 흔적이 역력합니다. <인터뷰> 천옥주(의왕시 환경위생과) : "과거에 유출됐던 기름이 토양속으로 스며들었다가 산사태가 발생하면서 다시 드러났구요 기름이 붉게 산화되고 있는 상태..." 이곳은 환경단체의 끈질긴 요구로 미군 측이 7년 동안 방제작업을 했고 환경부는 지난 2007년 방제가 완료됐음을 선언했습니다. 환경단체와 전문가들은 이번 산사태가 기름 유출 사고의 후유증일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합니다. <인터뷰> 이진용(강원대 지질학과 교주) : "방제작업이나 기름의 독성 때문에 식생이 제거된 게 제일 큽니다 식생이 토양을 안정화시키고 홍수를 조절하는 역할을 하는데..." 토양이 한번 기름에 오염되면 복원이 결코 쉽지 않음을 보여줍니다. <인터뷰> 안명균(경기환경운동연합) : "기름오염을 제거한다고 하는 게 토양을 100% 들어내지 않는 한 불가능하다..." 환경부는 미군측에 산사태 복구작업과 함께 추가로 방제 작업을 해 줄 것을 요청했다고 밝혔습니다. KBS 뉴스 송명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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