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경 인삼 재배 1년

입력 2009.09.13 (22: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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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수경재배 인삼, 들어보셨습니까?

최소한 4년은 키워야 상품가치를 인정받았던 인삼을, 비닐하우스에서 4개월이면 수확해 무농약 쌈 채소 형태로 팔 수 있다는 획기적인 기술입니다.

지난해 6월 농촌진흥청에서 특허를 냈고 농민들이 기술을 이전받아 재배에 나섰는데 과연 어떻게 됐을까요?

세계 최초로 개발된 인삼 수경재배. 그 1년을 추적했습니다.

<리포트>
지난 5월 서울 국제식품전. 농촌진흥청에서 수경재배 인삼 기술을 홍보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8월 설명회를 통해 처음 선보인 뒤 각종 매체를 통해 획기적인 기술로 널리 알려졌습니다.

인삼 종주국인 만큼 사람들의 관심이 대단합니다.

1년에 최소 2번을 수확해, 무농약 쌈 채소 형태로 팔 수 있다는 수경재배 인삼.

최소 4년은 길러야 상품성을 인정받는 전통적인 노지 인삼에 비해 연작이 가능하고, 특히 농약을 치지 않아 무농약 청정 인삼으로 판매할 수 있는 장점이 부각됐습니다.

농촌진흥청 원예특작과학원이 지난 2006년 3월 개발을 시작해 지난해 6월 특허 출원에 성공했고 농민들의 반응도 좋았습니다.

<인터뷰> 신현교(수경재배 인삼 농민) : "기가 막히죠. 교육 자료에도 있다시피 그 정도 인삼이라 그런다면 대성공이지 봤을 때 아, 이거구나 누구도 이거구나!"

시설보유와 영농경험, 투자능력 등 농진청의 엄격한 심사 끝에 전국적으로 스무 농가가 선정됐습니다.

이들은 농진청에 기술이전료 480만원씩을 지불하고 기술이전을 받았습니다.

<인터뷰> 김용범(농촌진흥청 인삼과 연구사(기술 개발자)) : "4개월 길러가지고 뿌리하고 잎 전체를 이용하는 기술이 되겠습니다. 멸균된 여러 가지 재료를 써가지고 인삼도 그런 과정에서 생산하는 기술이죠."

서울에서 회사원으로 일하다 귀농한 지 2년이 된 김경수 씨.

수경재배 인삼 기술을 이전받아 막 인삼을 심던 시기입니다.

비닐하우스 시설 등에 2억 원 넘는 돈이 들었습니다.

<녹취> 김경수(수경재배 인삼 농민) : "지금 하우스에 일을 하고 계시거든요 일하시는 분들이..잠깐 가서 일하시는 거 봐주고.."

<녹취> 이영화(부인) : "여유로움은 나중에 일이 적응이 됐을 때 찾을 수 있지 일 적응하기 전까지는 바쁠 것 같아요 일도 더 많고.."

손에 익지 않은 일이 힘은 들었지만, 그래도 희망은 있었습니다.

한 달 뒤...천 백 평에 심어진 인삼은 모두 18만개,

겉보기엔 멀쩡해 보이지만 이미 성장을 멈췄다는 것입니다.

농진청의 기술 지도대로 양액이라는 비료를 줘 인삼을 키워야 했는데 김 씨는 이 양액을 아예 주지 않았습니다.

인삼이 성장을 멈춘 이윱니다.

<인터뷰> 김경수(수경재배 인삼 농민) : "이건 폐기를 해야 합니다....." 죄송합니다. (예정대로라면 원래 출하는 언제예요?) "11월 중순 정도요..."

<인터뷰>이영화(부인) : "남편한테도 화가 나고 이걸 왜 우리가 정말 지금에서 왜 그렇게 깊게 생각을 못하고 했을까 생각도 들고...아니 나라에서 귀농자에게 너무 혹하는 조건이었거든요."

그렇다면 왜 양액을 주지 않았을까?

인삼을 특산물로 보호. 육성하기 위해 만들어진 인삼산업법입니다.

8조. 인삼재배에는 농림수산식품부령이 정하는 화학비료를 써서는 안 된다.

질소나 인산, 가리 성분 중 한 성분 이상이 들어간 무기질 비료를 써서는 안 된다는 겁니다.

그런데 수경재배 인삼은 무기질 비료 성분이 들어간 양액을 줄 수밖에 없고 그렇게 되면 결국 불법 인삼, 당연히 인삼과 관련된 어떤 인증도 받을 수 없는 겁니다.

<인터뷰> 이영화(부인) : "이게 무농약 인증을 해 줄 수 없다고 되니까 무농약 인증 안 받으면 누가 이걸 무농약으로 지었다고 믿고 사람들이 사 먹질 않잖아요."

농진청은 수경재배 인삼 기술이 무농약으로 지을 수 있다고만 홍보했을 뿐
무농약 인증을 받을 수 있다고는 홍보한 적 없다고 말합니다.

<인터뷰> 농진청 관계자(음성변조) : (‘청정인삼‘ 이라고 해서 무농약에 관한 광고를 하시지 않았나요?) " 무농약 광고 검증 인증, 이런 게 아니고 기술이 무농약 기술, 4개월 동안 모삼 깨끗이 무농약 검증해서..."
(기술자체가 무농약이지 인증을 받을 수 있다는 얘기는 안했다?) 예 예 그 이야기가 아니죠.

농진청은 또 친환경 농업육성법에 따라 수경재배 인삼도 무농약 농산물로 인증이 가능하다고 밝혔습니다.

실제로 수경재배로 인삼을 키운 한 농가의 경우 친환경농업육성법을 통해 무농약 인증을 받았습니다. 하지만 인삼산업법이란 잣대를 들이댄다면 무기질 비료를 줬기 때문에 인삼이라는 이름으로는 팔 수 없게 됩니다.

<녹취> 농진청 관계자 (음성변조) : "인삼산업법에 들어가면 불가능하거든요. 친환경농업육성법이 있어요. 수경인삼이 하나의 농산물이 되는 겁니다. 거기서는 인삼이라고 표기하는 게 아니라... (그럼 인삼으로 하면 안 되잖아요) 그렇죠. 인삼이라고 표기를 안 하고 수경재배 농산물..."

수경재배라 해도 인삼은 인삼.

농진청도 수경재배 인삼에 대해선 무기질비료 사용을 인정해 주는 내용으로 인삼산업법을 개정해 줄 것을 뒤늦게 농식품부에 건의했습니다.
하지만 인삼산업법이 개정되려면 얼마의 시간이 더 걸릴지 알 수 없습니다.

<녹취> 농촌진흥청 관계자 : "인삼산업법은 지금 아직 개정이 안 된 상태이고 우리가 개정하려고 농림부하고 협의를 하고 있는 중이란 말 이예요 (앞으로) 6개월이 걸릴지 1년이 걸릴지 모르는 상황이니까"

부산에서 수경재배 인삼 농사를 짓고 있는 농가입니다.

지난 6월 1억 원을 들여 하우스 시설을 하고 5만 개의 인삼 모를 심었습니다.

현재까지 3개월, 예정대로라면 다음 달 수확을 해야 하지만 실패했다고 합니다.

<인터뷰>신현교(인삼 수경 재배 농민) : "이게 너무 깊이 심었고 어쩌고 저쩌고 (농진청에서)그런 말씀도 하셨고... 이런 것들은 지금 세월이 갔죠, 이제 인삼의 인생이 끝난 거죠. 이건 이렇게 상했잖아."

지난 5월에 나온 한 농업관련 잡지

수경재배 인삼에 관한 특집기사가 실렸습니다.

6월말에 첫 수확을 앞두고 있다며 대표적인 성공 사례로 꼽혔던 전북 전주의 이경규 씨.

수확을 불과 한 달 남짓 남겨뒀던 때였습니다.

지금 이경규 씨는 어떨까?

<녹취> 이경규(수경인삼 재배 농민(전라북도 전주)) : 그때에는 좋았었죠. (그때) 찍을 때까지만 해도 괜찮았어요. (그 후에 무슨 일이 있었죠?) 그 후에 말라죽고 그런 병이 온 거죠. 병이라기보다 염분장애로 진단이 나온 거 같아요. 농가들이 다 그런 식이예요."

농진청은 농가들의 실패원인을 어떻게 파악하고 있을까?

<인터뷰> 김용범(농진청 인삼과 연구사(기술개발자)) : “따지고 보면 끝까지 매뉴얼대로 안 해가지고 그런 결과가 나왔다고 볼 수 있죠. 왜냐면 본인들이 재배하는 과정에서 일부는 매뉴얼대로 되어 있는 데가 있습니다.”

수경재배 인삼 기술 이전을 받은 전국 스무 농가 가운데 세 농가는 인삼의 모종인 묘삼을 구하지 못해 아직 재배에 들어가지 않았습니다.

농진청은 나머지 열일곱 농가 가운데 적어도 여섯 농가가 상이나 중. 상

재배에 성공적이었고 실패한 농가는 없다고 밝혔습니다.

취재진이 각 농가의 상황을 직접 파악한 결과에서 성공적이라고 답한 농가는 다섯 농가. 나머지 농가들은 실패했다고 답하거나 답변을 꺼렸습니다.

농진청에서 말한 ‘중’정도의 수확을 말한 농가는 없었습니다.

하지만 똑같이 농촌진흥청의 교육을 받고 기술을 이전받아 성공한 농가도 분명히 있습니다.

경기도 광주의 수경재배 인삼 농가

240평 시설하우스, 3단 배지에서 인삼 11만 개가 자라고 있습니다.

지난 6월 24일에 시작해 다음 달 중순쯤 수확을 앞두고 있습니다.

햇빛의 양을 조절하는 자동 개폐 시설에... 자동 습도 조절...

하우스 내 공기 순환까지 모두 컴퓨터로 자동 조절됩니다.

수경재배 인삼은 물론 농사 자체가 아예 처음이라는 초보 농사꾼 지 씨지만,

지 씨의 성공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었습니다.

<인터뷰> 지은상(수경재배 인삼 농민) : "농업으로만 볼 수 없다는 게 첫째 물하고 우리가 양액 영양성분 주는 거 대기, 공기 그 다음에 햇빛 같은 거 복합적으로 관리하는 그런 기술이 필요한 거지 단순하게 심어놓고 수확하는 그런 건 아니라는 겁니다."

지난 7월 8일 첫 수확한 수경재배 인삼을 대형 마트에 납품한 충남 서천의 농가 등 성공한 농가들 대부분도 첨단 시설들을 갖추고 있었습니다.

취재진은 농진청의 기술보급 과정에는 문제가 없었는지를 살펴봤습니다.

지난해 농진청의 시험연구사업 지침서입니다.

통상적으로 새로운 재배법 등 농촌에서 활용할 수 있는 기술이 나오면 농진청은 기술 타당성이나 경제성 분석 등 사전 검증 과정을 통해 농업 현장에 보급해도 되는지 여부를 판단합니다.

그 뒤에 전국 160개 농업기술센터를 통해 농민들에게 기술을 보급합니다.

하지만 이번 수경재배 인삼 기술 같은 특허기술의 경우 이런 중단 단계를 거치지 않고 농진청이 일반 농가와 직접 계약을 맺었습니다. 기술이 실제로 농업현장에 맞는지 여부를 가리는 검증 과정이 생략된 겁니다.

<인터뷰> 조순재(농진청 인삼특작부 부장) : "수경재배 기술은 특허로 갔습니다. 특허로 갔기 때문에 바로 일반 농가라든지 업체에 발명자가 바로 직접 기술이전을 하도록 되어 있습니다. "

그러다 보니 한 명의 기술 개발자가 전국의 모든 기술이전 농가들을 책임져야 하는
상황까지 생기게 됩니다.

<인터뷰> 신현교(인삼 수경재배 농민) : "교육이 힘들어요. 가보면 뭐 김 박사(개발자) 혼자정도 있을 정도 그거밖에 안되니까 그래서 그것도 문제가 있는 거 아니냐. "

한 해 8천억 원에 달하는 인삼을 생산하고 있는 인삼 종주국 한국.

하지만 우리 인삼은 질적인 우월함에도 불구하고 해외시장에서 중국은 물론 값 싼 북미산 인삼의 거센 도전을 받고 있습니다.

<인터뷰> 조순재(농진청 인삼특작부 부장) : "우리가 상상도 못할 정도의 면적에서 대량생산을 하기 때문에 아무래도 생산비가 적게 들죠. 그래서 가격이 싼 겁니다."

노지 인삼보다 오히려 인삼의 질을 좌우하는 사포닌 성분이 더 많이 들어있다는
수경재배 인삼,

인삼 시장의 판도를 바꿀 수 있는 획기적인 기술임에는 분명합니다.

하지만 이 기술이 철저한 검증 절차 없이 농가에 보급되면서 시행착오를 겪고 있다면...

첨단 시설의 표준화나 명확한 기술 교육 등 더 필요한 것은 없는지 지금이라도 돌아봐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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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경 인삼 재배 1년
    • 입력 2009-09-13 21:48:21
    취재파일K
<앵커 멘트> 수경재배 인삼, 들어보셨습니까? 최소한 4년은 키워야 상품가치를 인정받았던 인삼을, 비닐하우스에서 4개월이면 수확해 무농약 쌈 채소 형태로 팔 수 있다는 획기적인 기술입니다. 지난해 6월 농촌진흥청에서 특허를 냈고 농민들이 기술을 이전받아 재배에 나섰는데 과연 어떻게 됐을까요? 세계 최초로 개발된 인삼 수경재배. 그 1년을 추적했습니다. <리포트> 지난 5월 서울 국제식품전. 농촌진흥청에서 수경재배 인삼 기술을 홍보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8월 설명회를 통해 처음 선보인 뒤 각종 매체를 통해 획기적인 기술로 널리 알려졌습니다. 인삼 종주국인 만큼 사람들의 관심이 대단합니다. 1년에 최소 2번을 수확해, 무농약 쌈 채소 형태로 팔 수 있다는 수경재배 인삼. 최소 4년은 길러야 상품성을 인정받는 전통적인 노지 인삼에 비해 연작이 가능하고, 특히 농약을 치지 않아 무농약 청정 인삼으로 판매할 수 있는 장점이 부각됐습니다. 농촌진흥청 원예특작과학원이 지난 2006년 3월 개발을 시작해 지난해 6월 특허 출원에 성공했고 농민들의 반응도 좋았습니다. <인터뷰> 신현교(수경재배 인삼 농민) : "기가 막히죠. 교육 자료에도 있다시피 그 정도 인삼이라 그런다면 대성공이지 봤을 때 아, 이거구나 누구도 이거구나!" 시설보유와 영농경험, 투자능력 등 농진청의 엄격한 심사 끝에 전국적으로 스무 농가가 선정됐습니다. 이들은 농진청에 기술이전료 480만원씩을 지불하고 기술이전을 받았습니다. <인터뷰> 김용범(농촌진흥청 인삼과 연구사(기술 개발자)) : "4개월 길러가지고 뿌리하고 잎 전체를 이용하는 기술이 되겠습니다. 멸균된 여러 가지 재료를 써가지고 인삼도 그런 과정에서 생산하는 기술이죠." 서울에서 회사원으로 일하다 귀농한 지 2년이 된 김경수 씨. 수경재배 인삼 기술을 이전받아 막 인삼을 심던 시기입니다. 비닐하우스 시설 등에 2억 원 넘는 돈이 들었습니다. <녹취> 김경수(수경재배 인삼 농민) : "지금 하우스에 일을 하고 계시거든요 일하시는 분들이..잠깐 가서 일하시는 거 봐주고.." <녹취> 이영화(부인) : "여유로움은 나중에 일이 적응이 됐을 때 찾을 수 있지 일 적응하기 전까지는 바쁠 것 같아요 일도 더 많고.." 손에 익지 않은 일이 힘은 들었지만, 그래도 희망은 있었습니다. 한 달 뒤...천 백 평에 심어진 인삼은 모두 18만개, 겉보기엔 멀쩡해 보이지만 이미 성장을 멈췄다는 것입니다. 농진청의 기술 지도대로 양액이라는 비료를 줘 인삼을 키워야 했는데 김 씨는 이 양액을 아예 주지 않았습니다. 인삼이 성장을 멈춘 이윱니다. <인터뷰> 김경수(수경재배 인삼 농민) : "이건 폐기를 해야 합니다....." 죄송합니다. (예정대로라면 원래 출하는 언제예요?) "11월 중순 정도요..." <인터뷰>이영화(부인) : "남편한테도 화가 나고 이걸 왜 우리가 정말 지금에서 왜 그렇게 깊게 생각을 못하고 했을까 생각도 들고...아니 나라에서 귀농자에게 너무 혹하는 조건이었거든요." 그렇다면 왜 양액을 주지 않았을까? 인삼을 특산물로 보호. 육성하기 위해 만들어진 인삼산업법입니다. 8조. 인삼재배에는 농림수산식품부령이 정하는 화학비료를 써서는 안 된다. 질소나 인산, 가리 성분 중 한 성분 이상이 들어간 무기질 비료를 써서는 안 된다는 겁니다. 그런데 수경재배 인삼은 무기질 비료 성분이 들어간 양액을 줄 수밖에 없고 그렇게 되면 결국 불법 인삼, 당연히 인삼과 관련된 어떤 인증도 받을 수 없는 겁니다. <인터뷰> 이영화(부인) : "이게 무농약 인증을 해 줄 수 없다고 되니까 무농약 인증 안 받으면 누가 이걸 무농약으로 지었다고 믿고 사람들이 사 먹질 않잖아요." 농진청은 수경재배 인삼 기술이 무농약으로 지을 수 있다고만 홍보했을 뿐 무농약 인증을 받을 수 있다고는 홍보한 적 없다고 말합니다. <인터뷰> 농진청 관계자(음성변조) : (‘청정인삼‘ 이라고 해서 무농약에 관한 광고를 하시지 않았나요?) " 무농약 광고 검증 인증, 이런 게 아니고 기술이 무농약 기술, 4개월 동안 모삼 깨끗이 무농약 검증해서..." (기술자체가 무농약이지 인증을 받을 수 있다는 얘기는 안했다?) 예 예 그 이야기가 아니죠. 농진청은 또 친환경 농업육성법에 따라 수경재배 인삼도 무농약 농산물로 인증이 가능하다고 밝혔습니다. 실제로 수경재배로 인삼을 키운 한 농가의 경우 친환경농업육성법을 통해 무농약 인증을 받았습니다. 하지만 인삼산업법이란 잣대를 들이댄다면 무기질 비료를 줬기 때문에 인삼이라는 이름으로는 팔 수 없게 됩니다. <녹취> 농진청 관계자 (음성변조) : "인삼산업법에 들어가면 불가능하거든요. 친환경농업육성법이 있어요. 수경인삼이 하나의 농산물이 되는 겁니다. 거기서는 인삼이라고 표기하는 게 아니라... (그럼 인삼으로 하면 안 되잖아요) 그렇죠. 인삼이라고 표기를 안 하고 수경재배 농산물..." 수경재배라 해도 인삼은 인삼. 농진청도 수경재배 인삼에 대해선 무기질비료 사용을 인정해 주는 내용으로 인삼산업법을 개정해 줄 것을 뒤늦게 농식품부에 건의했습니다. 하지만 인삼산업법이 개정되려면 얼마의 시간이 더 걸릴지 알 수 없습니다. <녹취> 농촌진흥청 관계자 : "인삼산업법은 지금 아직 개정이 안 된 상태이고 우리가 개정하려고 농림부하고 협의를 하고 있는 중이란 말 이예요 (앞으로) 6개월이 걸릴지 1년이 걸릴지 모르는 상황이니까" 부산에서 수경재배 인삼 농사를 짓고 있는 농가입니다. 지난 6월 1억 원을 들여 하우스 시설을 하고 5만 개의 인삼 모를 심었습니다. 현재까지 3개월, 예정대로라면 다음 달 수확을 해야 하지만 실패했다고 합니다. <인터뷰>신현교(인삼 수경 재배 농민) : "이게 너무 깊이 심었고 어쩌고 저쩌고 (농진청에서)그런 말씀도 하셨고... 이런 것들은 지금 세월이 갔죠, 이제 인삼의 인생이 끝난 거죠. 이건 이렇게 상했잖아." 지난 5월에 나온 한 농업관련 잡지 수경재배 인삼에 관한 특집기사가 실렸습니다. 6월말에 첫 수확을 앞두고 있다며 대표적인 성공 사례로 꼽혔던 전북 전주의 이경규 씨. 수확을 불과 한 달 남짓 남겨뒀던 때였습니다. 지금 이경규 씨는 어떨까? <녹취> 이경규(수경인삼 재배 농민(전라북도 전주)) : 그때에는 좋았었죠. (그때) 찍을 때까지만 해도 괜찮았어요. (그 후에 무슨 일이 있었죠?) 그 후에 말라죽고 그런 병이 온 거죠. 병이라기보다 염분장애로 진단이 나온 거 같아요. 농가들이 다 그런 식이예요." 농진청은 농가들의 실패원인을 어떻게 파악하고 있을까? <인터뷰> 김용범(농진청 인삼과 연구사(기술개발자)) : “따지고 보면 끝까지 매뉴얼대로 안 해가지고 그런 결과가 나왔다고 볼 수 있죠. 왜냐면 본인들이 재배하는 과정에서 일부는 매뉴얼대로 되어 있는 데가 있습니다.” 수경재배 인삼 기술 이전을 받은 전국 스무 농가 가운데 세 농가는 인삼의 모종인 묘삼을 구하지 못해 아직 재배에 들어가지 않았습니다. 농진청은 나머지 열일곱 농가 가운데 적어도 여섯 농가가 상이나 중. 상 재배에 성공적이었고 실패한 농가는 없다고 밝혔습니다. 취재진이 각 농가의 상황을 직접 파악한 결과에서 성공적이라고 답한 농가는 다섯 농가. 나머지 농가들은 실패했다고 답하거나 답변을 꺼렸습니다. 농진청에서 말한 ‘중’정도의 수확을 말한 농가는 없었습니다. 하지만 똑같이 농촌진흥청의 교육을 받고 기술을 이전받아 성공한 농가도 분명히 있습니다. 경기도 광주의 수경재배 인삼 농가 240평 시설하우스, 3단 배지에서 인삼 11만 개가 자라고 있습니다. 지난 6월 24일에 시작해 다음 달 중순쯤 수확을 앞두고 있습니다. 햇빛의 양을 조절하는 자동 개폐 시설에... 자동 습도 조절... 하우스 내 공기 순환까지 모두 컴퓨터로 자동 조절됩니다. 수경재배 인삼은 물론 농사 자체가 아예 처음이라는 초보 농사꾼 지 씨지만, 지 씨의 성공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었습니다. <인터뷰> 지은상(수경재배 인삼 농민) : "농업으로만 볼 수 없다는 게 첫째 물하고 우리가 양액 영양성분 주는 거 대기, 공기 그 다음에 햇빛 같은 거 복합적으로 관리하는 그런 기술이 필요한 거지 단순하게 심어놓고 수확하는 그런 건 아니라는 겁니다." 지난 7월 8일 첫 수확한 수경재배 인삼을 대형 마트에 납품한 충남 서천의 농가 등 성공한 농가들 대부분도 첨단 시설들을 갖추고 있었습니다. 취재진은 농진청의 기술보급 과정에는 문제가 없었는지를 살펴봤습니다. 지난해 농진청의 시험연구사업 지침서입니다. 통상적으로 새로운 재배법 등 농촌에서 활용할 수 있는 기술이 나오면 농진청은 기술 타당성이나 경제성 분석 등 사전 검증 과정을 통해 농업 현장에 보급해도 되는지 여부를 판단합니다. 그 뒤에 전국 160개 농업기술센터를 통해 농민들에게 기술을 보급합니다. 하지만 이번 수경재배 인삼 기술 같은 특허기술의 경우 이런 중단 단계를 거치지 않고 농진청이 일반 농가와 직접 계약을 맺었습니다. 기술이 실제로 농업현장에 맞는지 여부를 가리는 검증 과정이 생략된 겁니다. <인터뷰> 조순재(농진청 인삼특작부 부장) : "수경재배 기술은 특허로 갔습니다. 특허로 갔기 때문에 바로 일반 농가라든지 업체에 발명자가 바로 직접 기술이전을 하도록 되어 있습니다. " 그러다 보니 한 명의 기술 개발자가 전국의 모든 기술이전 농가들을 책임져야 하는 상황까지 생기게 됩니다. <인터뷰> 신현교(인삼 수경재배 농민) : "교육이 힘들어요. 가보면 뭐 김 박사(개발자) 혼자정도 있을 정도 그거밖에 안되니까 그래서 그것도 문제가 있는 거 아니냐. " 한 해 8천억 원에 달하는 인삼을 생산하고 있는 인삼 종주국 한국. 하지만 우리 인삼은 질적인 우월함에도 불구하고 해외시장에서 중국은 물론 값 싼 북미산 인삼의 거센 도전을 받고 있습니다. <인터뷰> 조순재(농진청 인삼특작부 부장) : "우리가 상상도 못할 정도의 면적에서 대량생산을 하기 때문에 아무래도 생산비가 적게 들죠. 그래서 가격이 싼 겁니다." 노지 인삼보다 오히려 인삼의 질을 좌우하는 사포닌 성분이 더 많이 들어있다는 수경재배 인삼, 인삼 시장의 판도를 바꿀 수 있는 획기적인 기술임에는 분명합니다. 하지만 이 기술이 철저한 검증 절차 없이 농가에 보급되면서 시행착오를 겪고 있다면... 첨단 시설의 표준화나 명확한 기술 교육 등 더 필요한 것은 없는지 지금이라도 돌아봐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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