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이산가족…60년 만의 부자 상봉

<앵커 멘트>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아흔이 넘은 아버지가 북에 두고온 아들을 60년 만에 만났지만 되레 아들이 말을 알아듣지 못해 안타까움을 더했습니다.

1년 11개월 만에 다시 이뤄진 남북 이산가족 상봉, 이근우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해방 후 황해도에서 서울을 오가며 사업을 하던 정대춘 할아버지, 6.25 전쟁중 서울에 있다 끝내 고향을 찾지 못해 자식들만 남겨놨다 60년만에 만났습니다.

그러나 기쁨도 잠시, 유일하게 생존해 있는 북의 막내 아들은 아버지의 말을 알아듣지 못합니다.

<녹취> 정대춘(95세) : "잘 안들려?, 잘 안들려? 거꾸로 됐구나 애비는 말하고 자식은 말 못하고"
<녹취> 손자 : "말 못하는 게 아니고 듣질 못해서 그래요"

아들은 왜 이제서야 오셨냐는 말뿐입니다.

<녹취> 정완식 (북측 아들) : "그런데 갈 적에도 서울에 갔는데 서울에 계시면서 왜 이제 왔어요..."

아버지는 자신보다 더 늙어버린 아들의 모습에 눈물을 감추지 못했습니다.

<녹취> 북측 딸 : "아버지 아무 기별이 없어서 돌아가신줄 알았어요 우리는..."

1.4 후퇴때 홀로 남으로 온 윤기달 할아버지는 상봉의 충격에 끝내 말을 잃었습니다.

<녹취> "(아들)그런데 왜 이렇게 됐어요 아버지..."

부자는 그저 말없이 손을 꼭 잡았습니다.

생사조차 몰랐던 부모형제자매들, 극적인 해후에 가슴깊이 맺혔던 이산의 한을 마음껏 씻어 내렸습니다.

KBS 뉴스 이근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