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급 아파트만 절도…피해자들은 ‘쉬쉬’

입력 2009.09.28 (2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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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부유층 아파트에서 수십억대 금품을 털어온 절도단이 붙잡혔는데, 피해자 대부분은 도둑맞은 사실을 부인하고 있습니다.

어떤 속사정이 있을까요? 임종빈 기자입니다.


<리포트>

한 고급 아파트의 담장 주변을 수상한 남성이 서성이다 담을 넘어 사라집니다.

범행 대상을 물색하러 아파트 현관을 드나드는 모습도 거리낌이 없습니다.
40살 김 모씨 등 절도범 일당 10여 명은 고급 아파트 50여 곳에서 금품을 훔친 혐의로 경찰에 붙잡혔습니다.

이들이 옥상에서 케이블선을 타고 내려가 금품을 싹쓸이해 나오는 시간은 5분을 넘지 않았습니다.

<인터뷰> 서초 강력2팀장 : "옥상에서 로프를 타고 내려오는데 1분, 안에 들어가서 금고 따는데 1분 걸려요."

범행표적이 된 곳은 서울 압구정동, 광장동 등 부유층이 모여 산다는 아파트 밀집지역이었습니다.

특이 이들은 오래전에 지어져 방범 시설이 허술한 아파트를 주요 범행 대상으로 삼았습니다.

절도범들에게 이런 아파트는 이른바 '보물창고'로 통했습니다.

기업인과 의사, 법조인과 교수 등 대부분이 고소득층인 피해자들이 신고를 꺼렸기 때문입니다.

<녹취> 아파트 경비원 : "(절도를 당해도 신고를 잘 안하시더라구요.) 그렇죠. 입장을 바꿔놓고 생각해서 (경찰이) 막 캐물으면 누가 좋아라 하겠어요."

피해자들은 심지어 범행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을 그냥 돌려보내기도 했습니다.

<녹취> 지구대 경찰관 : "현장에 가보면 뜯긴 흔적이 있어도 그 사람들이 피해 없다고 사건 원하지 않는다고 하면 접수가 안되죠."

피해 금액이 경찰이 밝혀낸 37억여 원보다 훨씬 많을 것으로 추정되는 이유입니다.

경찰은 김 씨 등 일당 다섯 명을 구속하고 2명에 대해 사전 구속영장을 신청했습니다.

KBS 뉴스 임종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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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급 아파트만 절도…피해자들은 ‘쉬쉬’
    • 입력 2009-09-28 21:19:00
    뉴스 9
<앵커 멘트> 부유층 아파트에서 수십억대 금품을 털어온 절도단이 붙잡혔는데, 피해자 대부분은 도둑맞은 사실을 부인하고 있습니다. 어떤 속사정이 있을까요? 임종빈 기자입니다. <리포트> 한 고급 아파트의 담장 주변을 수상한 남성이 서성이다 담을 넘어 사라집니다. 범행 대상을 물색하러 아파트 현관을 드나드는 모습도 거리낌이 없습니다. 40살 김 모씨 등 절도범 일당 10여 명은 고급 아파트 50여 곳에서 금품을 훔친 혐의로 경찰에 붙잡혔습니다. 이들이 옥상에서 케이블선을 타고 내려가 금품을 싹쓸이해 나오는 시간은 5분을 넘지 않았습니다. <인터뷰> 서초 강력2팀장 : "옥상에서 로프를 타고 내려오는데 1분, 안에 들어가서 금고 따는데 1분 걸려요." 범행표적이 된 곳은 서울 압구정동, 광장동 등 부유층이 모여 산다는 아파트 밀집지역이었습니다. 특이 이들은 오래전에 지어져 방범 시설이 허술한 아파트를 주요 범행 대상으로 삼았습니다. 절도범들에게 이런 아파트는 이른바 '보물창고'로 통했습니다. 기업인과 의사, 법조인과 교수 등 대부분이 고소득층인 피해자들이 신고를 꺼렸기 때문입니다. <녹취> 아파트 경비원 : "(절도를 당해도 신고를 잘 안하시더라구요.) 그렇죠. 입장을 바꿔놓고 생각해서 (경찰이) 막 캐물으면 누가 좋아라 하겠어요." 피해자들은 심지어 범행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을 그냥 돌려보내기도 했습니다. <녹취> 지구대 경찰관 : "현장에 가보면 뜯긴 흔적이 있어도 그 사람들이 피해 없다고 사건 원하지 않는다고 하면 접수가 안되죠." 피해 금액이 경찰이 밝혀낸 37억여 원보다 훨씬 많을 것으로 추정되는 이유입니다. 경찰은 김 씨 등 일당 다섯 명을 구속하고 2명에 대해 사전 구속영장을 신청했습니다. KBS 뉴스 임종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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