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추값 2년 연속 폭락에 ‘농심 멍든다’

입력 2009.10.21 (2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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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가을 날씨가 좋아 생산량이 크게 늘면서 배추값이 2년 연속 폭락하고 있습니다.

중간 상인들이 산지 매입을 포기하면서 농민들은 배추밭을 갈아 엎어야 할 처지에 놓였습니다.

김기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수확철을 맞았으나 속이 꽉 찬 배추들이 밭에 가득합니다.

배추값이 폭락하자 농민들이 수확을 포기한 것입니다.

요즘 배추의 산지 시세는 660제곱미터 배추밭을 기준으로 평균 35만 원 선으로 시세가 좋았던 지난 2007년 2백만 원의 17%에 불과합니다.

현 시세로 팔아도 인건비도 건지지 못할 형편이지만 이마저도 찾는 이가 없습니다.

<인터뷰> 오정식(안동시 풍산읍) : "그 가격으로는 종자 대, 비료 대 빼고 나면 남는 게 전혀 업죠."

밭떼기로 팔린 배추밭도 그대로 방치돼 있습니다.

660제곱미터당 90만 원에 계약했지만 값이 크게 떨어지자 중간상인들이 아예 나타나질 않고 있습니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배추값이 폭락한 것은 전국적으로 생산량이 평년에 비해 10%가량 늘었기 때문입니다.

여기에다 강원도 고랭지 배추의 출하시기가 늦춰진데다 가을배추 출하시기는 평년에 비해 보름 이상 앞당겨지면서 예년에 없었던 홍수출하가 이뤄지고 있습니다.

<인터뷰> 박영동(서안동농협 판매과장) : "기후 조건이 좋아 출하시기가 보름 이상 앞당겨졌고 전국적인 생산량 증가 때문..."

지금 같은 가격 하락세와 소비 부진이 계속되면 다음달 초부터 출하될 김장 배추 가격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우려됩니다.

2년째 배추값이 폭락하면서 정성들여 키운 배추를 갈아 엎어야 할 처지에 놓인 농민들의 가슴은 새카맣게 멍들어 가고 있습니다.

KBS 뉴스 김기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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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배추값 2년 연속 폭락에 ‘농심 멍든다’
    • 입력 2009-10-21 20:07:42
    뉴스타임
<앵커 멘트> 가을 날씨가 좋아 생산량이 크게 늘면서 배추값이 2년 연속 폭락하고 있습니다. 중간 상인들이 산지 매입을 포기하면서 농민들은 배추밭을 갈아 엎어야 할 처지에 놓였습니다. 김기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수확철을 맞았으나 속이 꽉 찬 배추들이 밭에 가득합니다. 배추값이 폭락하자 농민들이 수확을 포기한 것입니다. 요즘 배추의 산지 시세는 660제곱미터 배추밭을 기준으로 평균 35만 원 선으로 시세가 좋았던 지난 2007년 2백만 원의 17%에 불과합니다. 현 시세로 팔아도 인건비도 건지지 못할 형편이지만 이마저도 찾는 이가 없습니다. <인터뷰> 오정식(안동시 풍산읍) : "그 가격으로는 종자 대, 비료 대 빼고 나면 남는 게 전혀 업죠." 밭떼기로 팔린 배추밭도 그대로 방치돼 있습니다. 660제곱미터당 90만 원에 계약했지만 값이 크게 떨어지자 중간상인들이 아예 나타나질 않고 있습니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배추값이 폭락한 것은 전국적으로 생산량이 평년에 비해 10%가량 늘었기 때문입니다. 여기에다 강원도 고랭지 배추의 출하시기가 늦춰진데다 가을배추 출하시기는 평년에 비해 보름 이상 앞당겨지면서 예년에 없었던 홍수출하가 이뤄지고 있습니다. <인터뷰> 박영동(서안동농협 판매과장) : "기후 조건이 좋아 출하시기가 보름 이상 앞당겨졌고 전국적인 생산량 증가 때문..." 지금 같은 가격 하락세와 소비 부진이 계속되면 다음달 초부터 출하될 김장 배추 가격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우려됩니다. 2년째 배추값이 폭락하면서 정성들여 키운 배추를 갈아 엎어야 할 처지에 놓인 농민들의 가슴은 새카맣게 멍들어 가고 있습니다. KBS 뉴스 김기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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