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통선 지역, 무분별한 인삼밭 개간 ‘훼손’

입력 2009.10.29 (22:05) 수정 2009.10.29 (2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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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생태계의 보고인 민통선 습지가 망가지고 있습니다.
여기저기 나무를 몽땅 베어내고 인산밭을 만들어섭니다.
유지향 기자가 다녀왔습니다.

<리포트>

나무들이 울창한 습지 숲 옆에 대규모 인삼밭이 들어섰습니다.

인삼밭 가장자리에는 아직도 물이 고여 있습니다.

나무를 베고 습지를 메워 인삼밭을 만든 겁니다.

산지를 개간하기 위해 밀어낸 수백 그루의 나무들은 이처럼 뿌리가 뽑힌 채 널려 있습니다.

지뢰 미확인지대의 철조망을 잘라내고, 군 참호까지 부순 곳도 있습니다.

민통선 인삼이 지역특산품으로 잘 팔리자 너도나도 습지 숲을 개간해서 인삼밭을 만드는 겁니다.

습지 숲이 없어지면 금 개구리 등 희귀 동식물의 서식 공간이 사라집니다.

게다가 인삼재배에 쓰는 다량의 농약은 생태계 자체를 망가뜨립니다.

<인터뷰> 김승호(DMZ 생태연구소장) : "먹이사슬의 아랫단계에 있는 생물들이 사라지면서 생태계 균형을 무너뜨리게 된다."

실제로 멸종위기인 재두루미는 쉴 공간이 줄어 이곳의 월동개체수가 절반으로 줄었습니다.

주민들은 내버려둔 자기 땅을 다시 경작할 뿐이라고 주장합니다.

하지만 올해 파주에서 적발된 불법 개간만도 다섯 건, 실제로는 더 많은데도 감시조차 제대로 이뤄지지 않습니다.

<인터뷰> 허준수(파주시청 산림보호팀장) : "군부대 승인을 받아야 하기 때문에 절차상에 어려움이 있습니다."

환경부는 DMZ와 민통선 일대를 유네스코 생물권 보존지역으로 지정하려고 추진 중이지만 한쪽에서는 무차별한 훼손이 한창입니다.

KBS 뉴스 유지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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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민통선 지역, 무분별한 인삼밭 개간 ‘훼손’
    • 입력 2009-10-29 21:39:04
    • 수정2009-10-29 22:0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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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생태계의 보고인 민통선 습지가 망가지고 있습니다. 여기저기 나무를 몽땅 베어내고 인산밭을 만들어섭니다. 유지향 기자가 다녀왔습니다. <리포트> 나무들이 울창한 습지 숲 옆에 대규모 인삼밭이 들어섰습니다. 인삼밭 가장자리에는 아직도 물이 고여 있습니다. 나무를 베고 습지를 메워 인삼밭을 만든 겁니다. 산지를 개간하기 위해 밀어낸 수백 그루의 나무들은 이처럼 뿌리가 뽑힌 채 널려 있습니다. 지뢰 미확인지대의 철조망을 잘라내고, 군 참호까지 부순 곳도 있습니다. 민통선 인삼이 지역특산품으로 잘 팔리자 너도나도 습지 숲을 개간해서 인삼밭을 만드는 겁니다. 습지 숲이 없어지면 금 개구리 등 희귀 동식물의 서식 공간이 사라집니다. 게다가 인삼재배에 쓰는 다량의 농약은 생태계 자체를 망가뜨립니다. <인터뷰> 김승호(DMZ 생태연구소장) : "먹이사슬의 아랫단계에 있는 생물들이 사라지면서 생태계 균형을 무너뜨리게 된다." 실제로 멸종위기인 재두루미는 쉴 공간이 줄어 이곳의 월동개체수가 절반으로 줄었습니다. 주민들은 내버려둔 자기 땅을 다시 경작할 뿐이라고 주장합니다. 하지만 올해 파주에서 적발된 불법 개간만도 다섯 건, 실제로는 더 많은데도 감시조차 제대로 이뤄지지 않습니다. <인터뷰> 허준수(파주시청 산림보호팀장) : "군부대 승인을 받아야 하기 때문에 절차상에 어려움이 있습니다." 환경부는 DMZ와 민통선 일대를 유네스코 생물권 보존지역으로 지정하려고 추진 중이지만 한쪽에서는 무차별한 훼손이 한창입니다. KBS 뉴스 유지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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