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속기획] 베를린 장벽 붕괴 20년③ 통일은 예고 없이 찾아온다

입력 2009.11.08 (2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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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베를린장벽 붕괴 20년을 돌아보는 시리즈, 오늘은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던, 베를린 장벽이 갑자기 무너진 그 날로 가봅니다.

어떤 일이 있었던 것일까요, 최재현 특파원입니다.

<리포트>

악명 높았던 옛 동독의 비밀경찰 슈타지가 구축해 놓은, 핵 벙컵니다.

핵전쟁이 일어나면 이곳에서 버틴다는 치밀한 계획을 세워놓을 만큼 동독 독재권력의 핵심기관이었습니다.

슈타지는 온갖 특수 장비를 동원해 주민을 감시하면서 자유를 바랐던 시민들을 수용소로 끌고 갔습니다.

<인터뷰> 홀츠아펠(시민 운동가) : "구타, 칠흑같이 어두운 방에서의 감금, (눕지 못하도록) 물이 찬 방에서 며칠씩 서 있도록 했습니다."

그러나 철옹성처럼 보였던 동독의 독재 체제를 무너뜨린 건 핵미사일이 아닌 억압을 뚫고 폭발한 시민들의 분노였습니다.

장벽붕괴 당일, 당국의 허가를 받고 서독으로 가라는 동독의 발표가 서독 언론에는 장벽 통행이 허용됐다고 보도됐습니다.

시민들은 장벽 앞으로 몰려와 문을 열라고 외쳤고, 기세에 눌린 옛 동독 군인들은 상부의 지시도 없이 어쩔 수 없이 문을 열었습니다.

그 결과, 28년을 버티던 장벽이 순식간에 무너졌습니다.

<인터뷰> 에셔(옛 동독 출신 언론인) : "아침에 보니까 맙소사, 누구도 예상 못했던 '장벽 붕괴'가 일어난 겁니다."

옛 서독에선 반성의 목소리도 흘러나왔습니다.

민주화 시위가 잇따랐던 동쪽 사태의 심각성을 너무 과소평가했다는 겁니다.

<인터뷰> 바이체커(前 통일 독일 초대 대통령) : "국내 문제에만 몰두했던 옛 서독 정치권 은, 옛 동독서 벌어지는 사태를 제대로 알지 못했습니다."

장벽 붕괴를 기념해 세워진 이 도미노의 길이는 1.5킬로미텁니다.

내일 밤 늦게, 예고 없이 찾아온 장벽 붕괴의 상황을 재연하며 일제히 무너질 예정입니다.

베를린에서 KBS 뉴스 최재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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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연속기획] 베를린 장벽 붕괴 20년③ 통일은 예고 없이 찾아온다
    • 입력 2009-11-08 21:21:14
    뉴스 9
<앵커 멘트> 베를린장벽 붕괴 20년을 돌아보는 시리즈, 오늘은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던, 베를린 장벽이 갑자기 무너진 그 날로 가봅니다. 어떤 일이 있었던 것일까요, 최재현 특파원입니다. <리포트> 악명 높았던 옛 동독의 비밀경찰 슈타지가 구축해 놓은, 핵 벙컵니다. 핵전쟁이 일어나면 이곳에서 버틴다는 치밀한 계획을 세워놓을 만큼 동독 독재권력의 핵심기관이었습니다. 슈타지는 온갖 특수 장비를 동원해 주민을 감시하면서 자유를 바랐던 시민들을 수용소로 끌고 갔습니다. <인터뷰> 홀츠아펠(시민 운동가) : "구타, 칠흑같이 어두운 방에서의 감금, (눕지 못하도록) 물이 찬 방에서 며칠씩 서 있도록 했습니다." 그러나 철옹성처럼 보였던 동독의 독재 체제를 무너뜨린 건 핵미사일이 아닌 억압을 뚫고 폭발한 시민들의 분노였습니다. 장벽붕괴 당일, 당국의 허가를 받고 서독으로 가라는 동독의 발표가 서독 언론에는 장벽 통행이 허용됐다고 보도됐습니다. 시민들은 장벽 앞으로 몰려와 문을 열라고 외쳤고, 기세에 눌린 옛 동독 군인들은 상부의 지시도 없이 어쩔 수 없이 문을 열었습니다. 그 결과, 28년을 버티던 장벽이 순식간에 무너졌습니다. <인터뷰> 에셔(옛 동독 출신 언론인) : "아침에 보니까 맙소사, 누구도 예상 못했던 '장벽 붕괴'가 일어난 겁니다." 옛 서독에선 반성의 목소리도 흘러나왔습니다. 민주화 시위가 잇따랐던 동쪽 사태의 심각성을 너무 과소평가했다는 겁니다. <인터뷰> 바이체커(前 통일 독일 초대 대통령) : "국내 문제에만 몰두했던 옛 서독 정치권 은, 옛 동독서 벌어지는 사태를 제대로 알지 못했습니다." 장벽 붕괴를 기념해 세워진 이 도미노의 길이는 1.5킬로미텁니다. 내일 밤 늦게, 예고 없이 찾아온 장벽 붕괴의 상황을 재연하며 일제히 무너질 예정입니다. 베를린에서 KBS 뉴스 최재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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