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추적] 위험천만 대학가 ‘옥탑방’

입력 2009.11.09 (22:00) 수정 2009.11.09 (2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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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최근 대학가에 옥탑방이 우후죽순 들어서고 있는데, 불에 잘 타는 값싼 자재로 만들어져 대형 참사가 우려됩니다.

소방의 날을 맞아 박대기 기자가 긴급 점검했습니다.

<리포트>

대학가 주변 주택가는 집 집마다 옥탑방이 들어서 있습니다.

대학생들이 사는 자취방이나 원룸용으로 지어진 것입니다.

월세가 싸 인기가 높습니다.

<인터뷰> 대학생(서울 모진동) : "방세는 보증금 5백에 40만원으로 주변에 비해 싼 편입니다."

특히 재개발이 추진되면서 주변 월세가 오르자 옥탑방 건축 붐이 일 정도입니다.

허가를 받아야 옥상 면적의 8분의 1 넘게 쓸 수 있지만 대부분 허가없이 난간까지 넓혔습니다.

다 짓는 데 1달이 채 걸리지 않습니다.

값싼 자재를 이어붙이는 조립식 건물로 대부분 샌드위치 패널로 지어집니다.

옥탑방 공사 중인 옥상입니다. 겉은 나무처럼 보이지만 속은 스티로폼으로 돼 있습니다.

씨랜드 화재 이 샌드위치 패널은 10년 전, 어린이 23명의 목숨을 앗아간 씨랜드 화재에서 인명피해가 컸던 주 원인으로 지목됐던 건축 자재입니다.

이후 대형 건물에는 사용이 금지됐지만 옥탑방 건축에는 널리 쓰이고 있습니다.

<녹취> 집주인 : "비용도 적게 들고, 가볍고, 빠르게 지을 수 있으니까. 벽돌이면 평당 4백인데 2백5십이면 지으니까."

철판에 열을 가하자, 안에 있는 스티로폼에 불이 붙습니다.

채 1분도 걸리지 않습니다.

특히 대피공간까지 옥탑방에 포함되기 때문에 출입구에서 불이 나면 뛰쳐나갈 데가 없습니다.

<인터뷰> 서울산업대 교수 : "법적으로는 대피로가 2군데 확보되어야 하지만 옥탑방엔 대부분 1군데밖에... "

지난해 서울 을지로 옥탑방 화재 당시 중학생 1명이 숨졌습니다.

불길이 치솟는데도 대피할 곳이 없어 한 남자가 난간에 매달려 있습니다.


고시원과 달리 화재 점검도 받지 않는 옥탑방은 단속이 현실적으로 어렵습니다.

설령 단속하더라도 이행강제금 수십만 원 처벌이 고작입니다.

<녹취> 구청 공무원 : "서민들이 생계대책이라고 핑계… 단속에 애로가 많습니다."

옥탑방이 몇 채나 되는지, 몇 명이나 살고 있는지 아무도 모르는 사이 늘어만 가고 있습니다.

현장 추적 박대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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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현장 추적] 위험천만 대학가 ‘옥탑방’
    • 입력 2009-11-09 21:18:24
    • 수정2009-11-09 22:24: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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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최근 대학가에 옥탑방이 우후죽순 들어서고 있는데, 불에 잘 타는 값싼 자재로 만들어져 대형 참사가 우려됩니다. 소방의 날을 맞아 박대기 기자가 긴급 점검했습니다. <리포트> 대학가 주변 주택가는 집 집마다 옥탑방이 들어서 있습니다. 대학생들이 사는 자취방이나 원룸용으로 지어진 것입니다. 월세가 싸 인기가 높습니다. <인터뷰> 대학생(서울 모진동) : "방세는 보증금 5백에 40만원으로 주변에 비해 싼 편입니다." 특히 재개발이 추진되면서 주변 월세가 오르자 옥탑방 건축 붐이 일 정도입니다. 허가를 받아야 옥상 면적의 8분의 1 넘게 쓸 수 있지만 대부분 허가없이 난간까지 넓혔습니다. 다 짓는 데 1달이 채 걸리지 않습니다. 값싼 자재를 이어붙이는 조립식 건물로 대부분 샌드위치 패널로 지어집니다. 옥탑방 공사 중인 옥상입니다. 겉은 나무처럼 보이지만 속은 스티로폼으로 돼 있습니다. 씨랜드 화재 이 샌드위치 패널은 10년 전, 어린이 23명의 목숨을 앗아간 씨랜드 화재에서 인명피해가 컸던 주 원인으로 지목됐던 건축 자재입니다. 이후 대형 건물에는 사용이 금지됐지만 옥탑방 건축에는 널리 쓰이고 있습니다. <녹취> 집주인 : "비용도 적게 들고, 가볍고, 빠르게 지을 수 있으니까. 벽돌이면 평당 4백인데 2백5십이면 지으니까." 철판에 열을 가하자, 안에 있는 스티로폼에 불이 붙습니다. 채 1분도 걸리지 않습니다. 특히 대피공간까지 옥탑방에 포함되기 때문에 출입구에서 불이 나면 뛰쳐나갈 데가 없습니다. <인터뷰> 서울산업대 교수 : "법적으로는 대피로가 2군데 확보되어야 하지만 옥탑방엔 대부분 1군데밖에... " 지난해 서울 을지로 옥탑방 화재 당시 중학생 1명이 숨졌습니다. 불길이 치솟는데도 대피할 곳이 없어 한 남자가 난간에 매달려 있습니다. 고시원과 달리 화재 점검도 받지 않는 옥탑방은 단속이 현실적으로 어렵습니다. 설령 단속하더라도 이행강제금 수십만 원 처벌이 고작입니다. <녹취> 구청 공무원 : "서민들이 생계대책이라고 핑계… 단속에 애로가 많습니다." 옥탑방이 몇 채나 되는지, 몇 명이나 살고 있는지 아무도 모르는 사이 늘어만 가고 있습니다. 현장 추적 박대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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