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해설] ‘스폰서’ 척결, 검찰이 앞장서야

입력 2009.11.19 (07:05) 수정 2009.11.19 (08: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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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순범 해설위원]

검찰 수사관들의 유흥 업소 접대의혹 사건이 우리 사회를 흔들고 있습니다.

2년 동안 이른바 룸 싸롱이라 불리는 서울 강남 고급 술집에 60차례 출입.

여기서 먹고 마신 뒤 갚지 않은 술값이 무려 1억 4천여 만원이라 합니다.

있을 수 없는 이 의혹의 주인공은 다름 아닌 서울의 한 검찰청 수사관 2명입니다.

술값을 내겠다며 이들과 함께 간 사람은 사업을 한다는 박모 씨로 외상 술값이 3년 동안 4억 4천만 원이라 합니다.

이 사건은 술집 주인이 진정서를 내면서 세상에 알려졌습니다.

현재 검찰이 감찰 조사중이어서 실체는 곧 드러날 것으로 기대합니다.

검찰은 일단 이들을 보직 강등하고 징계위원회에 회부할 방침입니다.

그런데 돌아가는 분위기가 묘한 데가 있습니다.

감찰 조사가 이제 시작인데 벌써부터 이들에게 유흥 주점 단속권이 없어 직무 관련성이 성립하지 않는다는 이야기가 들려오기 때문입니다.

법리상 협박죄나 공갈죄도 적용하기 어렵다고 합니다.

이쯤되면 제 식구 감싸기란 비판을 면하기 어려울 것입니다.

이번 검찰 수사관 문제를 보다 심각하게 보는 이유는 또 있습니다.

얼마 전 천성관 검찰 총장 후보자 청문회 과정에서 드러난 이른바 스폰서 관행이 고위 검찰 간부뿐 아니라 검찰 내부에 광범위하게 퍼져있지 않나라는 우려입니다.

검찰 수사관은 사실상 하는 일이 검사 못지 않게 중요하다고 하지만 검찰 직위상 그렇게 높은 자리는 아닙니다.

그런데도 의혹의 규모가 적지 않습니다. 어찌보면 스폰서 관행이라는 것이 이번에 드러난 검찰 수사관뿐이 아닐 것이라는 게 우리들의 우려입니다.

일부 정치인과 고위 공직자들도 자유롭지 않을 것입니다.

검찰 수사관들의 이번 비리 의혹을 통해 한국 사회의 갈 길이 아직도 멀다고 말할 수 밖에 없는 것이 이런 이유 때문입니다. 검찰이 앞장 서야합니다.

내부감찰 강화를 통해 청렴도를 높이고 기강해이를 바로잡아야 높아진 위상으로 한국 사회를 바로 잡는, 국민이 맡겨준 일을 할 수 있습니다.

그래도 늦은 밤 사무실에 불 켜놓고 일하는, 많지 않은 정부기관중 하나가 검찰이고 그래서 국민은 검찰에 기대를 걸고 있다는 것을 기억해야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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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뉴스해설] ‘스폰서’ 척결, 검찰이 앞장서야
    • 입력 2009-11-19 06:24:08
    • 수정2009-11-19 08:3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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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순범 해설위원] 검찰 수사관들의 유흥 업소 접대의혹 사건이 우리 사회를 흔들고 있습니다. 2년 동안 이른바 룸 싸롱이라 불리는 서울 강남 고급 술집에 60차례 출입. 여기서 먹고 마신 뒤 갚지 않은 술값이 무려 1억 4천여 만원이라 합니다. 있을 수 없는 이 의혹의 주인공은 다름 아닌 서울의 한 검찰청 수사관 2명입니다. 술값을 내겠다며 이들과 함께 간 사람은 사업을 한다는 박모 씨로 외상 술값이 3년 동안 4억 4천만 원이라 합니다. 이 사건은 술집 주인이 진정서를 내면서 세상에 알려졌습니다. 현재 검찰이 감찰 조사중이어서 실체는 곧 드러날 것으로 기대합니다. 검찰은 일단 이들을 보직 강등하고 징계위원회에 회부할 방침입니다. 그런데 돌아가는 분위기가 묘한 데가 있습니다. 감찰 조사가 이제 시작인데 벌써부터 이들에게 유흥 주점 단속권이 없어 직무 관련성이 성립하지 않는다는 이야기가 들려오기 때문입니다. 법리상 협박죄나 공갈죄도 적용하기 어렵다고 합니다. 이쯤되면 제 식구 감싸기란 비판을 면하기 어려울 것입니다. 이번 검찰 수사관 문제를 보다 심각하게 보는 이유는 또 있습니다. 얼마 전 천성관 검찰 총장 후보자 청문회 과정에서 드러난 이른바 스폰서 관행이 고위 검찰 간부뿐 아니라 검찰 내부에 광범위하게 퍼져있지 않나라는 우려입니다. 검찰 수사관은 사실상 하는 일이 검사 못지 않게 중요하다고 하지만 검찰 직위상 그렇게 높은 자리는 아닙니다. 그런데도 의혹의 규모가 적지 않습니다. 어찌보면 스폰서 관행이라는 것이 이번에 드러난 검찰 수사관뿐이 아닐 것이라는 게 우리들의 우려입니다. 일부 정치인과 고위 공직자들도 자유롭지 않을 것입니다. 검찰 수사관들의 이번 비리 의혹을 통해 한국 사회의 갈 길이 아직도 멀다고 말할 수 밖에 없는 것이 이런 이유 때문입니다. 검찰이 앞장 서야합니다. 내부감찰 강화를 통해 청렴도를 높이고 기강해이를 바로잡아야 높아진 위상으로 한국 사회를 바로 잡는, 국민이 맡겨준 일을 할 수 있습니다. 그래도 늦은 밤 사무실에 불 켜놓고 일하는, 많지 않은 정부기관중 하나가 검찰이고 그래서 국민은 검찰에 기대를 걸고 있다는 것을 기억해야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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