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통없는 개혁은 없다

입력 2001.05.10 (21:00) 수정 2018.08.29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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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최근 재벌개혁 문제를 놓고 정부와 재계가 정면 대결 양상을 보이고 있습니다.
그러나 재계의 요구대로 핵심 규제를 풀 경우 경제회생에 결코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의견이 많습니다.
최춘애 경제부장이 보도합니다.
⊙기자: 재벌개혁에 대한 정부의 단호한 입장이 천명된 후 전경련 회장단이 모였습니다.
전경련은 최근의 강경한 자세에서 발 물러서는 듯 했지만 각종 규제를 철폐해야 한다는 입장은 재확인했습니다.
⊙손병두(전경련 상근부회장): 규제로 인해서 기업활동 하기 어려운 것, 이런 것은 개선해야 된다고 자꾸 얘기를 하는 것이죠.
그러면 정부에서 그것은 나는 들어주는 것이 마땅하지 않느냐...
⊙기자: 재계의 요구가 전혀 타당성이 없는 것은 아닙니다.
설비투자와 수출이 줄어들고 올해 성장률 전망치도 낮아지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30대 그룹이 투자를 늘리고 적대적 인수합병의 위험 없이 경영에 전념하려면 출자총액 제한제도와 30대 기업 집단 지정제도를 없애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출자총액 제한제도를 폐지한 98년 이후 적대적 인수합병은 한 건도 없었던 반면 재벌총수의 지배력은 다시 강화되고 있습니다.
또 30대 그룹 계열사 수가 최근 다시 급증하는 등 과거의 선단식 경영으로 돌아가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김기원(교수/방송대 경제학과): 근원적인 해결방식이라고 하는 것은 재벌의 소유구조와 지배구조를 근본적으로 개혁해서 선진적인 책임성, 전문성, 투명성이 갖춰진 기업체제를 만들어 나가는...
⊙기자: 특히 개혁의 속도가 떨어지고 구조조정의 원칙이 흔들린다는 비판이 나오는 가운데 재벌개혁의 핵심을 손대는 것은 국내외에서 좋은 평가를 받기 힘듭니다.
⊙마이클 호스버그(ABN·AMRO증권 한국지점장): 구조조정 연기는 바람직하지 못합니다.
구조조정 연기하면 경제상황은 더 악화될 것입니다.
⊙기자: 우리 경제는 아직 치료가 필요한 환자와 같습니다.
수술 등 치료의 고통을 피해서 진통제를 고집한다면 병은 더욱 깊어지고 커지게 됩니다.
개혁은 고통을 수반합니다.
여기서 개혁을 늦추거나 멈춘다면 과연 우리 경제가 더 빨리 회생할까요? 경제가 어렵습니다.
정부와 재계는 머리를 맞대고 개혁의 원칙을 훼손하지 않는 한 불필요한 규제를 없애 기업하기 좋은 나라를 만들어야 할 것입니다.
KBS뉴스 최춘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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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통없는 개혁은 없다
    • 입력 2001-05-10 21:00:00
    • 수정2018-08-29 15:00:00
    뉴스 9
⊙앵커: 최근 재벌개혁 문제를 놓고 정부와 재계가 정면 대결 양상을 보이고 있습니다. 그러나 재계의 요구대로 핵심 규제를 풀 경우 경제회생에 결코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의견이 많습니다. 최춘애 경제부장이 보도합니다. ⊙기자: 재벌개혁에 대한 정부의 단호한 입장이 천명된 후 전경련 회장단이 모였습니다. 전경련은 최근의 강경한 자세에서 발 물러서는 듯 했지만 각종 규제를 철폐해야 한다는 입장은 재확인했습니다. ⊙손병두(전경련 상근부회장): 규제로 인해서 기업활동 하기 어려운 것, 이런 것은 개선해야 된다고 자꾸 얘기를 하는 것이죠. 그러면 정부에서 그것은 나는 들어주는 것이 마땅하지 않느냐... ⊙기자: 재계의 요구가 전혀 타당성이 없는 것은 아닙니다. 설비투자와 수출이 줄어들고 올해 성장률 전망치도 낮아지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30대 그룹이 투자를 늘리고 적대적 인수합병의 위험 없이 경영에 전념하려면 출자총액 제한제도와 30대 기업 집단 지정제도를 없애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출자총액 제한제도를 폐지한 98년 이후 적대적 인수합병은 한 건도 없었던 반면 재벌총수의 지배력은 다시 강화되고 있습니다. 또 30대 그룹 계열사 수가 최근 다시 급증하는 등 과거의 선단식 경영으로 돌아가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김기원(교수/방송대 경제학과): 근원적인 해결방식이라고 하는 것은 재벌의 소유구조와 지배구조를 근본적으로 개혁해서 선진적인 책임성, 전문성, 투명성이 갖춰진 기업체제를 만들어 나가는... ⊙기자: 특히 개혁의 속도가 떨어지고 구조조정의 원칙이 흔들린다는 비판이 나오는 가운데 재벌개혁의 핵심을 손대는 것은 국내외에서 좋은 평가를 받기 힘듭니다. ⊙마이클 호스버그(ABN·AMRO증권 한국지점장): 구조조정 연기는 바람직하지 못합니다. 구조조정 연기하면 경제상황은 더 악화될 것입니다. ⊙기자: 우리 경제는 아직 치료가 필요한 환자와 같습니다. 수술 등 치료의 고통을 피해서 진통제를 고집한다면 병은 더욱 깊어지고 커지게 됩니다. 개혁은 고통을 수반합니다. 여기서 개혁을 늦추거나 멈춘다면 과연 우리 경제가 더 빨리 회생할까요? 경제가 어렵습니다. 정부와 재계는 머리를 맞대고 개혁의 원칙을 훼손하지 않는 한 불필요한 규제를 없애 기업하기 좋은 나라를 만들어야 할 것입니다. KBS뉴스 최춘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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