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참사 부상자들 고통은 아직도

입력 2001.06.03 (21:00) 수정 2018.08.29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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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삼풍백화점 붕괴사고와 같은 대형 참사에는 사망자 뿐만 아니라 많은 부상자들이 생기게 마련입니다.
이들 부상자들은 보상 한 푼 받지 못한 채 사고 후유증을 겪으며 고통의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안문석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지난달 16일 예지학원 화재로 부상을 당한 이도호 군은 심한 기침 때문에 숨을 쉬고 말하는 데조차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하지만 더 큰 고통은 좀처럼 마음의 안정을 찾지 못하는 것입니다.
⊙이도호(예지학원 화재부상자): 가만 누워 있다가도 생각나고, 애들 얼굴 떠오르고...
⊙이태유(한강성심병원 내과의사): 환자 자체가 머리가 아픈 증상일 수도 있지만 지금 계속 반복되는 것 보니까 아마 정신과,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그 질환일 가능성이 높은 것 같습니다.
⊙기자: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는 이 군처럼 대형 사고나 심한 부상을 당한 사람들에게 생기는 정신적 불안장애를 말합니다.
삼풍사고 생존자 가운데 41%, 통상 대형사고를 겪은 사람들의 20% 이상이 질환을 앓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인천 인현동 호프집 화재 부상자들은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는 방치할 경우 증세가 더욱 악화된다는 사실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습니다.
고등학교 3학년인 김 모군도 불안 증세가 갈수록 심해지고 있습니다.
⊙김 모군(인천 호프집 화재부상자): 사람들하고 말 안 하고 혼자 있고 싶어요.
⊙기자: 이처럼 대형 사고에 따른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환자는 주변에서 어렵지 않게 발견되지만 아직까지 제대로 질병으로 인식되지도 않고 있습니다.
인천 호프집 화재사고 부상자들과 보상협상을 진행하고 있는 인천시측은 정신 치료에 대한 보상은 아예 협상대상도 아니라는 입장입니다.
⊙기자: 예컨대 정신과 치료를 받아라 하는 그런 거는 책정이 안 되는 모양이죠?
⊙강인식(인천시 보건위생과장): 예, 그런 것은 없습니다.
⊙기자: 이러다 보니 치료에 대한 경제적, 심적 부담은 고스란히 가족의 몫으로 남아있습니다.
⊙홍성도(서울삼성병원 소아청소년정신과장): 외국의 경우는 지역 사회에서 전부 남아있는 그런 학생들을 위한 많은 프로그램들이 있거든요.
⊙기자: 사망자의 넋을 위로하면서 적절한 사회적 관심과 배려를 통해 살아남은 자의 고통 또한 최소화하는 노력을 함께 하는 것이 대형 참사가 우리 사회에 주는 후유증을 줄여가는 길일 것입니다.
KBS뉴스 안문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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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형 참사 부상자들 고통은 아직도
    • 입력 2001-06-03 21:00:00
    • 수정2018-08-29 15: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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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삼풍백화점 붕괴사고와 같은 대형 참사에는 사망자 뿐만 아니라 많은 부상자들이 생기게 마련입니다. 이들 부상자들은 보상 한 푼 받지 못한 채 사고 후유증을 겪으며 고통의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안문석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지난달 16일 예지학원 화재로 부상을 당한 이도호 군은 심한 기침 때문에 숨을 쉬고 말하는 데조차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하지만 더 큰 고통은 좀처럼 마음의 안정을 찾지 못하는 것입니다. ⊙이도호(예지학원 화재부상자): 가만 누워 있다가도 생각나고, 애들 얼굴 떠오르고... ⊙이태유(한강성심병원 내과의사): 환자 자체가 머리가 아픈 증상일 수도 있지만 지금 계속 반복되는 것 보니까 아마 정신과,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그 질환일 가능성이 높은 것 같습니다. ⊙기자: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는 이 군처럼 대형 사고나 심한 부상을 당한 사람들에게 생기는 정신적 불안장애를 말합니다. 삼풍사고 생존자 가운데 41%, 통상 대형사고를 겪은 사람들의 20% 이상이 질환을 앓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인천 인현동 호프집 화재 부상자들은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는 방치할 경우 증세가 더욱 악화된다는 사실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습니다. 고등학교 3학년인 김 모군도 불안 증세가 갈수록 심해지고 있습니다. ⊙김 모군(인천 호프집 화재부상자): 사람들하고 말 안 하고 혼자 있고 싶어요. ⊙기자: 이처럼 대형 사고에 따른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환자는 주변에서 어렵지 않게 발견되지만 아직까지 제대로 질병으로 인식되지도 않고 있습니다. 인천 호프집 화재사고 부상자들과 보상협상을 진행하고 있는 인천시측은 정신 치료에 대한 보상은 아예 협상대상도 아니라는 입장입니다. ⊙기자: 예컨대 정신과 치료를 받아라 하는 그런 거는 책정이 안 되는 모양이죠? ⊙강인식(인천시 보건위생과장): 예, 그런 것은 없습니다. ⊙기자: 이러다 보니 치료에 대한 경제적, 심적 부담은 고스란히 가족의 몫으로 남아있습니다. ⊙홍성도(서울삼성병원 소아청소년정신과장): 외국의 경우는 지역 사회에서 전부 남아있는 그런 학생들을 위한 많은 프로그램들이 있거든요. ⊙기자: 사망자의 넋을 위로하면서 적절한 사회적 관심과 배려를 통해 살아남은 자의 고통 또한 최소화하는 노력을 함께 하는 것이 대형 참사가 우리 사회에 주는 후유증을 줄여가는 길일 것입니다. KBS뉴스 안문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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