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 진압군’ 국가 유공자 인정

입력 2009.12.12 (21:48) 수정 2009.12.12 (22:04)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앵커 멘트>



광주민중항쟁 때 진압군으로 투입됐다가 정신분열증을 앓게 된 사람을 법원이 국가유공자로 인정했습니다. 당시의 충격과 자책 때문에 정신질환이 생겼다는 겁니다.

임종빈 기자입니다.



<리포트>



공수부대원으로 광주에 투입돼 진압군이 시민들에게 총격을 가하는 장면을 고스란히 목격한 김동관 씨.



대학시절 유신 반대운동을 하다 체포돼 어쩔 수 없이 입대한 김 씨에게는 견딜 수 없는 충격이었습니다.



<인터뷰>김동관(5.18 당시 진압군): "불합리한 게 아니라 잘못이라는 얘기죠. 대통령이 광주시민을 죽인 것이고..."



심한 자책에 시달리며 이상행동을 보이던 김 씨는 전역 후 결국 정신 분열증 판정을 받았습니다.



친구들은 김 씨의 병이 광주에서의 경험 때문이라며 김 씨를 국가 유공자로 인정해달라고 신청했지만 국가 보훈처는 이를 기각했습니다.



김 씨가 군 생활 도중 정신과 진료를 받은 적이 없다는 이유에서였습니다.



김 씨와 친구들은 소송을 냈고 1심 재판부는 김 씨의 손을 들어줬습니다.



재판부는 부당한 공권력 행사에 저항하지 못하고 동원될 수밖에 없었던 스스로에 대한 자괴감이 김 씨의 정신세계를 파괴했다고 설명했습니다.



김 씨는 우리 사회가 안고 가야할 희생이라며 국가 유공자로 인정하는 것이 맞다고 판결했습니다.



고등법원과 대법원도 1심 재판부의 판결을 그대로 인정했습니다.



<인터뷰>오석준(대법원 공보 판사):"원고의 정신 분열증이 원고가 광주 민주화 운동당시 받은 정신적 충격과 상당한 인과 관계가 있다고 본 것입니다."



이번 판결로 김 씨의 상처가 다소나마 보상받게 됐지만, 학살에 가담했다는 죄책감은 여전히 그를 괴롭히고 있습니다.



KBS 뉴스 임종빈입니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5·18 진압군’ 국가 유공자 인정
    • 입력 2009-12-12 21:48:12
    • 수정2009-12-12 22:04:08
    뉴스 9
<앵커 멘트>

광주민중항쟁 때 진압군으로 투입됐다가 정신분열증을 앓게 된 사람을 법원이 국가유공자로 인정했습니다. 당시의 충격과 자책 때문에 정신질환이 생겼다는 겁니다.
임종빈 기자입니다.

<리포트>

공수부대원으로 광주에 투입돼 진압군이 시민들에게 총격을 가하는 장면을 고스란히 목격한 김동관 씨.

대학시절 유신 반대운동을 하다 체포돼 어쩔 수 없이 입대한 김 씨에게는 견딜 수 없는 충격이었습니다.

<인터뷰>김동관(5.18 당시 진압군): "불합리한 게 아니라 잘못이라는 얘기죠. 대통령이 광주시민을 죽인 것이고..."

심한 자책에 시달리며 이상행동을 보이던 김 씨는 전역 후 결국 정신 분열증 판정을 받았습니다.

친구들은 김 씨의 병이 광주에서의 경험 때문이라며 김 씨를 국가 유공자로 인정해달라고 신청했지만 국가 보훈처는 이를 기각했습니다.

김 씨가 군 생활 도중 정신과 진료를 받은 적이 없다는 이유에서였습니다.

김 씨와 친구들은 소송을 냈고 1심 재판부는 김 씨의 손을 들어줬습니다.

재판부는 부당한 공권력 행사에 저항하지 못하고 동원될 수밖에 없었던 스스로에 대한 자괴감이 김 씨의 정신세계를 파괴했다고 설명했습니다.

김 씨는 우리 사회가 안고 가야할 희생이라며 국가 유공자로 인정하는 것이 맞다고 판결했습니다.

고등법원과 대법원도 1심 재판부의 판결을 그대로 인정했습니다.

<인터뷰>오석준(대법원 공보 판사):"원고의 정신 분열증이 원고가 광주 민주화 운동당시 받은 정신적 충격과 상당한 인과 관계가 있다고 본 것입니다."

이번 판결로 김 씨의 상처가 다소나마 보상받게 됐지만, 학살에 가담했다는 죄책감은 여전히 그를 괴롭히고 있습니다.

KBS 뉴스 임종빈입니다.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2024 파리 올림픽 배너 이미지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