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석학 대리전 ‘키코 소송’

입력 2009.12.17 (2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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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환 헤지 파생상품 키코로, 피해를 본 중고기업들이 노벨상 수상자를 증인으로 내세웠습니다.

은행측도 또 다른 석학으로 맞서 대리전 양상입니다.

김경진 기자입니다.

<리포트>

지난해 미국발 금융위기로 4조 원 대 피해가 발생한 '키코' 사태.

부도 위기에 놓인 중소기업들은 은행을 상대로 잇따라 소송을 제기했고, 법정에선 기업과 은행 사이에 전쟁이 벌어졌습니다.

키코란 과거에 미리 정해 놓은 환율로 일정 기간이 지난 후 거래하는 상품인데, 환율이 급등락해 일정 범위를 벗어날 경우 기업에 손해가 나게 돼 있습니다.

이 상품 자체가 불공정한지, 또 은행 측이 상풍 설명을 충분히 했는지가 소송의 쟁점입니다.

기업과 은행은 상대편에게 책임이 있다는 것을 입증하기 위해 세계적 석학까지 동원했습니다.

2003년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인 로버트 엥글 교수는 오늘 '키코'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했습니다.

엥글 교수는 키코 상품은 처음부터 은행 측이 78% 이상 폭리를 취하도록 설계됐다고 주장했습니다.

이런 구조적 위험성을 미리 알았다면 가입하지 않았을 것이라는 것이 엥글 교수의 설명입니다.

<인터뷰> 로버트 엥글 : "국제 금융 시스템을 어떻게 재정비해 또 다른 위기에 빠지지 않도록 할지가 중요합니다."

반면 은행 측은 엥글 교수 분석에 오류가 있다며 역시 세계적 석학인 MIT대 스티븐 로스 교수를 증인으로 신청했습니다.

현재 법원에서 진행 중인 키코 관련 소송은 모두 140여 건.

지금까진 은행측 손을 들어줬습니다.

그런만큼 세계적 석학들의 대결이 판결에 어떤 영향을 미칠 지 주목됩니다.

KBS 뉴스 김경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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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세계 석학 대리전 ‘키코 소송’
    • 입력 2009-12-17 22:14:36
    뉴스 9
<앵커 멘트> 환 헤지 파생상품 키코로, 피해를 본 중고기업들이 노벨상 수상자를 증인으로 내세웠습니다. 은행측도 또 다른 석학으로 맞서 대리전 양상입니다. 김경진 기자입니다. <리포트> 지난해 미국발 금융위기로 4조 원 대 피해가 발생한 '키코' 사태. 부도 위기에 놓인 중소기업들은 은행을 상대로 잇따라 소송을 제기했고, 법정에선 기업과 은행 사이에 전쟁이 벌어졌습니다. 키코란 과거에 미리 정해 놓은 환율로 일정 기간이 지난 후 거래하는 상품인데, 환율이 급등락해 일정 범위를 벗어날 경우 기업에 손해가 나게 돼 있습니다. 이 상품 자체가 불공정한지, 또 은행 측이 상풍 설명을 충분히 했는지가 소송의 쟁점입니다. 기업과 은행은 상대편에게 책임이 있다는 것을 입증하기 위해 세계적 석학까지 동원했습니다. 2003년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인 로버트 엥글 교수는 오늘 '키코'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했습니다. 엥글 교수는 키코 상품은 처음부터 은행 측이 78% 이상 폭리를 취하도록 설계됐다고 주장했습니다. 이런 구조적 위험성을 미리 알았다면 가입하지 않았을 것이라는 것이 엥글 교수의 설명입니다. <인터뷰> 로버트 엥글 : "국제 금융 시스템을 어떻게 재정비해 또 다른 위기에 빠지지 않도록 할지가 중요합니다." 반면 은행 측은 엥글 교수 분석에 오류가 있다며 역시 세계적 석학인 MIT대 스티븐 로스 교수를 증인으로 신청했습니다. 현재 법원에서 진행 중인 키코 관련 소송은 모두 140여 건. 지금까진 은행측 손을 들어줬습니다. 그런만큼 세계적 석학들의 대결이 판결에 어떤 영향을 미칠 지 주목됩니다. KBS 뉴스 김경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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