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으로 독립한 장애인들 “희망을 빚어요!”

입력 2010.01.01 (20:38) 수정 2010.01.01 (2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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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평생을 다른 사람에게 의지해서만 살아온 중증 장애인들이 어엿한 직장인으로 독립했습니다.



난생 처음 직업을 갖게 된 장애인들이 빚어가는 희망의 이야기, 이호을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이른 아침, 출근 준비를 하는 박근영씨.



뇌병변 1급의 장애가 있지만 여섯 달 전, 직장이 생겼습니다.



<녹취> "잘 갔다와!"



쉰을 앞두고 갖게 된 첫 직장입니다.



<인터뷰> 박근영(47살/뇌병변 1급) " (출근하실 때 기분이 어떠세요?) 좋아요. (어떤 게 좋으세요?) 모두 다 좋아요.

"

복지관 한편에 마련된 작업실.



정부의 사회적 일자리 사업에 선정돼 출범한 어엿한 직장입니다.



손이 불편한 박씨는 발가락으로 그림을 그립니다.



붓이 갈 때마다 금속조각에 꽃이 피고 잎사귀가 납니다.



박 씨와 함께 작품을 만드는 동료 9명도 모두 중증 장애인들.



<인터뷰> 김정보(48살/지체장애) : "도자기가 올라가는 게 신기할 따름이에요. 서로 얘기도 하고 하루가 재미있고 즐거워요."



하루 8시간을 일하고 받는 월급은 83만 7천원, 돈의 많고 적음을 떠나 이들에겐 무엇보다 소중합니다.



<인터뷰> 강희영(40살/지적장애 1급) : "조카들한테 만 원씩 줬어요. (부모님한테는 선물 안해주셨어요?) 해 드렸어요. 돈. (얼마 드렸어요?) 십 만 원인가?"



불편한 몸으로 고된 일을 하면서도 하루도 출근을 거른 이가 없습니다.



일하는 즐거움, 쉰 세 살 치원씨가 매일 아침, 출근길을 내달리게 하는 힘입니다.



<인터뷰> 조치원(53살/지체장애 1급) : "얇고 가볍게 만드는 건 여기서 제가 제일 잘해요."



그러나 이 10명의 일터는 6개월 시한부.



한 사람이 한 달에 작품 30만 원 어치를 팔아야만 정부 지원이 연장됩니다.



이들의 꿈을 지켜주기 위해 자원봉사자와 연예인들까지 작품 판매에 나섰고...



<녹취> "만 5천 원이에요."



마침내 지난 연말, 6개월 연장이란 반가운 소식이 날아들었습니다.



<인터뷰> 박미순(서울시립뇌성마비복지관 팀장) : "결혼을 하고 싶다. 이 직업을 갖고 돈을 모아서 집을 장만하고 결혼해서 아이 낳고 행복하게 살고 싶다고 그래요."



서툰 손길로 빚어내는 질그릇 하나, 목걸이 하나, 거칠고 투박하지만 그 속엔 홀로 설 수 있다는 꿈이 녹아 있습니다.



KBS 뉴스 이호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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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직장인으로 독립한 장애인들 “희망을 빚어요!”
    • 입력 2010-01-01 20:38:56
    • 수정2010-01-01 20:46:29
    뉴스타임
<앵커 멘트>

평생을 다른 사람에게 의지해서만 살아온 중증 장애인들이 어엿한 직장인으로 독립했습니다.

난생 처음 직업을 갖게 된 장애인들이 빚어가는 희망의 이야기, 이호을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이른 아침, 출근 준비를 하는 박근영씨.

뇌병변 1급의 장애가 있지만 여섯 달 전, 직장이 생겼습니다.

<녹취> "잘 갔다와!"

쉰을 앞두고 갖게 된 첫 직장입니다.

<인터뷰> 박근영(47살/뇌병변 1급) " (출근하실 때 기분이 어떠세요?) 좋아요. (어떤 게 좋으세요?) 모두 다 좋아요.
"
복지관 한편에 마련된 작업실.

정부의 사회적 일자리 사업에 선정돼 출범한 어엿한 직장입니다.

손이 불편한 박씨는 발가락으로 그림을 그립니다.

붓이 갈 때마다 금속조각에 꽃이 피고 잎사귀가 납니다.

박 씨와 함께 작품을 만드는 동료 9명도 모두 중증 장애인들.

<인터뷰> 김정보(48살/지체장애) : "도자기가 올라가는 게 신기할 따름이에요. 서로 얘기도 하고 하루가 재미있고 즐거워요."

하루 8시간을 일하고 받는 월급은 83만 7천원, 돈의 많고 적음을 떠나 이들에겐 무엇보다 소중합니다.

<인터뷰> 강희영(40살/지적장애 1급) : "조카들한테 만 원씩 줬어요. (부모님한테는 선물 안해주셨어요?) 해 드렸어요. 돈. (얼마 드렸어요?) 십 만 원인가?"

불편한 몸으로 고된 일을 하면서도 하루도 출근을 거른 이가 없습니다.

일하는 즐거움, 쉰 세 살 치원씨가 매일 아침, 출근길을 내달리게 하는 힘입니다.

<인터뷰> 조치원(53살/지체장애 1급) : "얇고 가볍게 만드는 건 여기서 제가 제일 잘해요."

그러나 이 10명의 일터는 6개월 시한부.

한 사람이 한 달에 작품 30만 원 어치를 팔아야만 정부 지원이 연장됩니다.

이들의 꿈을 지켜주기 위해 자원봉사자와 연예인들까지 작품 판매에 나섰고...

<녹취> "만 5천 원이에요."

마침내 지난 연말, 6개월 연장이란 반가운 소식이 날아들었습니다.

<인터뷰> 박미순(서울시립뇌성마비복지관 팀장) : "결혼을 하고 싶다. 이 직업을 갖고 돈을 모아서 집을 장만하고 결혼해서 아이 낳고 행복하게 살고 싶다고 그래요."

서툰 손길로 빚어내는 질그릇 하나, 목걸이 하나, 거칠고 투박하지만 그 속엔 홀로 설 수 있다는 꿈이 녹아 있습니다.

KBS 뉴스 이호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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