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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아이티, 사상 최악 강진
황폐화된 땅, 비극의 현장을 가다
입력 2010.01.24 (12:05) 특파원 현장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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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이번 아이티 대지진의 희생자 수가 얼마나 되는지 정확하지는 않지만 최대 20만명으로 추산되고 있죠?

네, 인구 9백여만 명 중 사망자가 20만 명이면 엄청난 인명 피해인데요.. 가까스로 살아남은 사람들도 힘들기는 마찬가지입니다.

네, 황폐화된 땅, 비극의 현장을 현지에서 이충형 특파원이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아이들이 선생님을 붙잡고 재롱을 부리던 고아원.. 갑자기 건물이 흔들리면서 여기저기 무너져 내립니다. 자원봉사자들과 어린이들이 황급히 빠져나가는 동안 건물은 계속 요동칩니다.

같은 시각... 아이티 수도 포르토프랭스는 자욱한 먼지 구름 속에 파묻혔습니다. 순식간에 건물이 무너져 내리면서 짙은 콘크리트 먼지가 앞을 분간할 수 없을 정도로 시내를 뒤덮었습니다. 전쟁으로 폭격을 받은 것보다 더 참혹할 정돕니다. 아이티가 자랑하는 대성당도 먼지에 휩싸였습니다. 이곳에서 대주교를 비롯해 신자 2백여 명이 숨졌습니다.

<녹취> 대성당 신도 : "3,4초 만에 일어난 일입니다. 겨를도 없이 무너졌습니다."

먼지가 걷히자 도시는 처참한 몰골을 그대로 드러냅니다.


도시 전체에 성한 건물을 찾기가 쉽지 않습니다. 정부청사에서부터 상가, 주택가 할 것 없이 참담한 쑥대밭이 됐습니다.

권력의 상징 대통령궁도 맥없이 부서지고 말았습니다.

<인터뷰> 프레발(아이티 대통령/지진 발생 당일) : "대통령궁과 집,두 곳 모두 파괴됐습니다. (오늘 밤은 어디서 묵습니까?) 모르겠습니다."

포르토프랭스에서 불과 16킬로 떨어진 지점에서 발생한 7.0의 강진, 그리고 뒤이은 30여 차례의 여진은 사람과 건물이 밀집한 포르토프랭스를 초토화시켰습니다. 도시의 약 75% 지역이 복구가 불가능할 정도로 잿더미가 돼 아예 새로 지어야 할 상황입니다.

추정되는 사망자 수는 10만 명에서 최대 20만 명, 부상자와 이재민을 포함하면 수도와 인근 지역에 살고 있는 약 3백만 명이 직접적인 피해를 당한 것으로 추산되고 있습니다. 아이티 전체 인구의 3분의 1에 달하는 규모입니다.

<인터뷰> 장 막스 벨레리브(아이티 총리) : "불행히도 최소한 10만 명이 사망했습니다."

희생자의 시신이 아직도 모두 치워지지 않은 가운데 생존자들의 사투는 계속되고 있습니다. 포르토프랭스 외곽에 있는 이 골프장은 순식간에 난민촌으로 변했습니다. 장소가 널찍하고 미군 부대가 주둔한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갈 곳 없는 난민들이 속속 모여들어 4만 명 안팎이 이곳에 임시 둥지를 틀었습니다.

<인터뷰> 조셉(이재민) : ""건물들이 흔들려서 여기 머뭅니다. 살려면 여기 있어야죠."

도심 광장이나 공터에도 사람들이 모여들면서 크고 작은 난민촌이 우후죽순처럼 생겨났습니다.


시내 가장 중심부에 있는 광장입니다. 집을 잃고 먹을 것이 없는 이들이 모여들면서 거대한 노숙촌이 형성됐습니다.

집이 남아 있는 주민들도 다시 지진이 닥칠까 두려워 간단한 가재도구를 챙겨서 길거리로 나왔습니다. 강진 발생 후 여드레 만인 지난 20일 다시 5.9의 지진이 일어나면서 추가 대지진에 대한 공포가 주민들에게 극도의 불안감을 주고 있습니다.

<인터뷰> 쟝 피에르(포르토프랭스 주민) :"큰 소리가 울리는 것을 들었지만 뭔지 몰랐죠. 좀 있다가 사람들이 지진이 다시 왔다고 말하더군요."

포르토프랭스의 한 상점 건물 앞에서 소동이 벌어졌습니다. 상점에서 빼내온 물건을 서로 차지하기 위해 격렬하게 다툼을 벌입니다. 다툼은 이렇게 난투극이 되기도 합니다. 뒤늦게 경찰이 도착하자 겨우 사태가 진정됐습니다. 생존의 벼랑에 몰린 주민들은 이렇게 시내 곳곳에서 무너진 상점을 뒤져 물건을 훔치고 있습니다.

<인터뷰> 포르토프랭스 주민 : "사람들이 굶어 죽어가고 있어요. 갈 곳도 없어요. 그저 살기 위해 필사적으로 매달리고 있다고요!"

무너진 상점 건물 위로 올라간 사람들이 돈을 받고 물건들을 넘깁니다, 약탈한 물건을 즉석에서 판매하는 것입니다. 혼란스런 상황에서 아래로 떨어지는 사람도 있습니다. 생필품을 둘러싸고 벌어지는 혼돈과 아비규환은 포르토프랭스에서 일상이 되다시피 했습니다.

급기야 경찰은 총격으로 맞서고... 수도 한복판 대통령 궁 근처에서 약탈자 한 명이 경찰의 총에 맞아 숨졌습니다. 이런 혼란 속에서 다른 약탈자들 틈에 끼어 상점에서 그림을 훔쳐 나오던 15살 소녀가 경찰의 총격을 받아 숨지는 일도 일어났습니다.

<인터뷰> 켄 킨(아이티 파견 미군 사령관) : "도시가 입은 피해를 보면 알 수 있듯이 확실히 우리는 매우 취약한 상태에 있습니다."

대지진과 함께 무너진 것은 건물만이 아닙니다. 아이티 정부 기능도 붕괴됐습니다. 복구와 구조를 지원하거나 해외에서 들어온 구호품을 체계적으로 전달하는 등의 정부 역할을 전혀 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심지어 공항 관제권까지 미군에 넘겼습니다. 치안 유지 역시 미군과 유엔 평화유지군에 의존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위기 상황에서 아무런 역할을 하지 못하는 정부에 대해 아이티인들은 분노를 터뜨리고 있습니다.

<인터뷰> 포르포프랭스 주민 : "우리 모두는 정부에 반대합니다. 정부는 국민들을 위해 아무것도 하지 않고 있습니다."

절망에 빠진 아이티인들의 탈출 행렬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도미니카 공화국에 인접한 아이티의 국경도시 히마니, 마치 전시 피난 행렬처럼 저마다 겁에 질린 표정의 아이티인들이 빠져나오고 있습니다. 집이 무너져 하루아침에 가족을 잃은 이도 있고 부상자들을 데리고 온 사람도 있습니다.

<인터뷰> 지진 피해 아이티인 : "모든 집들이 파괴됐지만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이 없습니다. 많은 사람들의 가족이 숨졌는데도 할 수 있는 일이 없습니다."


지진 현장을 벗어나기 위해 국경을 넘은 아이티 인들이 도미니카로 넘어가고 있습니다. 도미니카 정부는 국경을 봉쇄하지 않고 정상적인 입국 절차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급하게 국경을 넘는 엠블런스도 쉽게 볼 수 있습니다. 생명이 위독한 아이티 환자를 도미니카공화국의 병원으로 옮기는 차량들입니다. 부상자들이 한꺼번에 몰려들면서 도미니카공화국의 병원들마다 초만원입니다. 하루에만 천여 명이 몰려들면서 침대는커녕 병원 바닥조차 자리를 잡기가 쉽지 않습니다.

<인터뷰> 피카도 (도미니카 共 위기관리전문가) : "여기는 정말 위기 상황입니다. 환자들로 꽉차서 걸어다닐 곳도 없습니다. "

200년 만에 닥친 대지진으로 중미 카리브해의 작고 가난한 섬나라 아이티는 말 그대로 생지옥으로 변했습니다. 죽은 사람은 아무렇게나 방치되고 살아난 사람은 오직 생존을 위해 몸부림치고 있습니다. 재앙 앞에 인간의 존엄성마저 무너지고 있습니다. 아이티인들이 언제쯤 지진이 남긴 상처를 치유하고 정상적인 삶으로 돌아갈 수 있을지...아직은 그 상처가 너무 깊고 커보입니다.
  • 황폐화된 땅, 비극의 현장을 가다
    • 입력 2010-01-24 12:05:22
    특파원 현장보고
<앵커 멘트>

이번 아이티 대지진의 희생자 수가 얼마나 되는지 정확하지는 않지만 최대 20만명으로 추산되고 있죠?

네, 인구 9백여만 명 중 사망자가 20만 명이면 엄청난 인명 피해인데요.. 가까스로 살아남은 사람들도 힘들기는 마찬가지입니다.

네, 황폐화된 땅, 비극의 현장을 현지에서 이충형 특파원이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아이들이 선생님을 붙잡고 재롱을 부리던 고아원.. 갑자기 건물이 흔들리면서 여기저기 무너져 내립니다. 자원봉사자들과 어린이들이 황급히 빠져나가는 동안 건물은 계속 요동칩니다.

같은 시각... 아이티 수도 포르토프랭스는 자욱한 먼지 구름 속에 파묻혔습니다. 순식간에 건물이 무너져 내리면서 짙은 콘크리트 먼지가 앞을 분간할 수 없을 정도로 시내를 뒤덮었습니다. 전쟁으로 폭격을 받은 것보다 더 참혹할 정돕니다. 아이티가 자랑하는 대성당도 먼지에 휩싸였습니다. 이곳에서 대주교를 비롯해 신자 2백여 명이 숨졌습니다.

<녹취> 대성당 신도 : "3,4초 만에 일어난 일입니다. 겨를도 없이 무너졌습니다."

먼지가 걷히자 도시는 처참한 몰골을 그대로 드러냅니다.


도시 전체에 성한 건물을 찾기가 쉽지 않습니다. 정부청사에서부터 상가, 주택가 할 것 없이 참담한 쑥대밭이 됐습니다.

권력의 상징 대통령궁도 맥없이 부서지고 말았습니다.

<인터뷰> 프레발(아이티 대통령/지진 발생 당일) : "대통령궁과 집,두 곳 모두 파괴됐습니다. (오늘 밤은 어디서 묵습니까?) 모르겠습니다."

포르토프랭스에서 불과 16킬로 떨어진 지점에서 발생한 7.0의 강진, 그리고 뒤이은 30여 차례의 여진은 사람과 건물이 밀집한 포르토프랭스를 초토화시켰습니다. 도시의 약 75% 지역이 복구가 불가능할 정도로 잿더미가 돼 아예 새로 지어야 할 상황입니다.

추정되는 사망자 수는 10만 명에서 최대 20만 명, 부상자와 이재민을 포함하면 수도와 인근 지역에 살고 있는 약 3백만 명이 직접적인 피해를 당한 것으로 추산되고 있습니다. 아이티 전체 인구의 3분의 1에 달하는 규모입니다.

<인터뷰> 장 막스 벨레리브(아이티 총리) : "불행히도 최소한 10만 명이 사망했습니다."

희생자의 시신이 아직도 모두 치워지지 않은 가운데 생존자들의 사투는 계속되고 있습니다. 포르토프랭스 외곽에 있는 이 골프장은 순식간에 난민촌으로 변했습니다. 장소가 널찍하고 미군 부대가 주둔한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갈 곳 없는 난민들이 속속 모여들어 4만 명 안팎이 이곳에 임시 둥지를 틀었습니다.

<인터뷰> 조셉(이재민) : ""건물들이 흔들려서 여기 머뭅니다. 살려면 여기 있어야죠."

도심 광장이나 공터에도 사람들이 모여들면서 크고 작은 난민촌이 우후죽순처럼 생겨났습니다.


시내 가장 중심부에 있는 광장입니다. 집을 잃고 먹을 것이 없는 이들이 모여들면서 거대한 노숙촌이 형성됐습니다.

집이 남아 있는 주민들도 다시 지진이 닥칠까 두려워 간단한 가재도구를 챙겨서 길거리로 나왔습니다. 강진 발생 후 여드레 만인 지난 20일 다시 5.9의 지진이 일어나면서 추가 대지진에 대한 공포가 주민들에게 극도의 불안감을 주고 있습니다.

<인터뷰> 쟝 피에르(포르토프랭스 주민) :"큰 소리가 울리는 것을 들었지만 뭔지 몰랐죠. 좀 있다가 사람들이 지진이 다시 왔다고 말하더군요."

포르토프랭스의 한 상점 건물 앞에서 소동이 벌어졌습니다. 상점에서 빼내온 물건을 서로 차지하기 위해 격렬하게 다툼을 벌입니다. 다툼은 이렇게 난투극이 되기도 합니다. 뒤늦게 경찰이 도착하자 겨우 사태가 진정됐습니다. 생존의 벼랑에 몰린 주민들은 이렇게 시내 곳곳에서 무너진 상점을 뒤져 물건을 훔치고 있습니다.

<인터뷰> 포르토프랭스 주민 : "사람들이 굶어 죽어가고 있어요. 갈 곳도 없어요. 그저 살기 위해 필사적으로 매달리고 있다고요!"

무너진 상점 건물 위로 올라간 사람들이 돈을 받고 물건들을 넘깁니다, 약탈한 물건을 즉석에서 판매하는 것입니다. 혼란스런 상황에서 아래로 떨어지는 사람도 있습니다. 생필품을 둘러싸고 벌어지는 혼돈과 아비규환은 포르토프랭스에서 일상이 되다시피 했습니다.

급기야 경찰은 총격으로 맞서고... 수도 한복판 대통령 궁 근처에서 약탈자 한 명이 경찰의 총에 맞아 숨졌습니다. 이런 혼란 속에서 다른 약탈자들 틈에 끼어 상점에서 그림을 훔쳐 나오던 15살 소녀가 경찰의 총격을 받아 숨지는 일도 일어났습니다.

<인터뷰> 켄 킨(아이티 파견 미군 사령관) : "도시가 입은 피해를 보면 알 수 있듯이 확실히 우리는 매우 취약한 상태에 있습니다."

대지진과 함께 무너진 것은 건물만이 아닙니다. 아이티 정부 기능도 붕괴됐습니다. 복구와 구조를 지원하거나 해외에서 들어온 구호품을 체계적으로 전달하는 등의 정부 역할을 전혀 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심지어 공항 관제권까지 미군에 넘겼습니다. 치안 유지 역시 미군과 유엔 평화유지군에 의존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위기 상황에서 아무런 역할을 하지 못하는 정부에 대해 아이티인들은 분노를 터뜨리고 있습니다.

<인터뷰> 포르포프랭스 주민 : "우리 모두는 정부에 반대합니다. 정부는 국민들을 위해 아무것도 하지 않고 있습니다."

절망에 빠진 아이티인들의 탈출 행렬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도미니카 공화국에 인접한 아이티의 국경도시 히마니, 마치 전시 피난 행렬처럼 저마다 겁에 질린 표정의 아이티인들이 빠져나오고 있습니다. 집이 무너져 하루아침에 가족을 잃은 이도 있고 부상자들을 데리고 온 사람도 있습니다.

<인터뷰> 지진 피해 아이티인 : "모든 집들이 파괴됐지만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이 없습니다. 많은 사람들의 가족이 숨졌는데도 할 수 있는 일이 없습니다."


지진 현장을 벗어나기 위해 국경을 넘은 아이티 인들이 도미니카로 넘어가고 있습니다. 도미니카 정부는 국경을 봉쇄하지 않고 정상적인 입국 절차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급하게 국경을 넘는 엠블런스도 쉽게 볼 수 있습니다. 생명이 위독한 아이티 환자를 도미니카공화국의 병원으로 옮기는 차량들입니다. 부상자들이 한꺼번에 몰려들면서 도미니카공화국의 병원들마다 초만원입니다. 하루에만 천여 명이 몰려들면서 침대는커녕 병원 바닥조차 자리를 잡기가 쉽지 않습니다.

<인터뷰> 피카도 (도미니카 共 위기관리전문가) : "여기는 정말 위기 상황입니다. 환자들로 꽉차서 걸어다닐 곳도 없습니다. "

200년 만에 닥친 대지진으로 중미 카리브해의 작고 가난한 섬나라 아이티는 말 그대로 생지옥으로 변했습니다. 죽은 사람은 아무렇게나 방치되고 살아난 사람은 오직 생존을 위해 몸부림치고 있습니다. 재앙 앞에 인간의 존엄성마저 무너지고 있습니다. 아이티인들이 언제쯤 지진이 남긴 상처를 치유하고 정상적인 삶으로 돌아갈 수 있을지...아직은 그 상처가 너무 깊고 커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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