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태 의사들 “나를 처벌하라”

입력 2010.02.09 (2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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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지난주 낙태를 반대하는 산부인과 의사들이 불법 낙태 수술을 한 혐의로 동료 의사들을 검찰에 고발했죠.

이를 계기로 불법 낙태를 둘러싼 사회적인 논란이 다시 뜨거워졌는데요,

이 의사들, 수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다면 다음번엔 자신을 불법 낙태 혐의로 고발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보도에 김양순 기자입니다.

<리포트>

지난 3일 한 의사회가 불법낙태 시술을 한 혐의로 동료 의사들을 검찰에 고발했습니다.

지난 석 달 동안 수집된 불법 낙태 실태도 공개했습니다.

<녹취>낙태 경험자 : "개월 수당 20만원. 2주면 20만원. (조산사) 아주머니가 이야기를 서로 이야길 주고받았는데요. 8개월 짜리가 살아서 나오면 눌러버린다고."

숨겨졌던 사실들은 충격적이었습니다.

현재 우리나라 형법은 낙태를 불법으로 규정해 징역형에 처하도록 하고 있고, 모자보건법은 부모가 유전학적 질환이 있거나 임신부의 건강에 위해가 될 경우 등에 한해서만 허락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실제로 낙태를 이유로 법적 처벌을 받는 의사나 여성은 거의 없습니다.

선거에서 낙태에 대한 입장이 당락을 가를 만큼 논의가 활성화된 외국과는 대조적입니다.

<인터뷰>심상덕(프로라이프 의사회 윤리위원장) : "누군가는 말려주고 한번 더 생각해보라고 그래야 하는데 이건 너무 반가운 손님 본 것처럼 덥석 그러니까."

한 해 평균 태어나는 아기는 43만 여명 수준 그러나 세상에 나오지도 못한채 사라져야하는 낙태 건수는 공식 집계만 34만 건에 달합니다.

법 따로 현실 따로인 상황에도 불구하고 이에 대한 사회적 고민이나 논의는 없다시피 한것이 현실입니다.

<녹취>낙태 경험자 : "좀 더 생각을 해보라고 조언을 하는 게 있었으면 좋겠는데 애 많이 키워봐야 고생하는데 하지 말라고. 그런 게 저는 너무 가슴 아프더라고요."

<녹취>산부인과 의사 : "14살 짜리가 임신을 하면 키우게 하겠다? 법 때문에 키우게 한다고 하면 그건 말이 안되는 거죠."

낙태를 여성의 권리라고 보는 여성단체들도 사회적 논의의 필요성은 인정합니다.

<인터뷰>이윤상(한국성폭력상담소장) : "낙태권이라는 게 낙태를 막 하자는 게 아니에요. 출산을 원하는 사람들은 출산을 할 수 있게 하는 사회적 기반이 마련된 뒤에 낳을지 말지 선택하자는거죠."

논란을 촉발한 의사들은 이제는 '낙태' 문제를 어둠에서 끄집어낼 때가 됐다고 말합니다.

법적 판단을 위해 자기 자신을 고발할 각오까지 하고 있습니다.

<인터뷰>심상덕(프로라이프 의사회) : "증거가 불충분하면 증거도 있고 자백도 있는 제 사례를 갖고 물어볼 거에요. 어떻게 할 거냐고. 법을 그대로 둘 것이냐 아니면 바꿀 것이냐 하는 것을."

검찰은 불법 낙태 시술 병원에 대해 불필요한 논란을 막기위해 신속히 수사한다는 방침입니다.

내부적 논란을 떠나 사회적 논란으로 불거진 낙태 논란을 둘러싸고 이제는 제도적 개선등 사회적 합의가 이뤄져야 한다는 의견에 힘이 실리고 있습니다

KBS 뉴스 김양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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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낙태 의사들 “나를 처벌하라”
    • 입력 2010-02-09 20:36:50
    뉴스타임
<앵커 멘트> 지난주 낙태를 반대하는 산부인과 의사들이 불법 낙태 수술을 한 혐의로 동료 의사들을 검찰에 고발했죠. 이를 계기로 불법 낙태를 둘러싼 사회적인 논란이 다시 뜨거워졌는데요, 이 의사들, 수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다면 다음번엔 자신을 불법 낙태 혐의로 고발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보도에 김양순 기자입니다. <리포트> 지난 3일 한 의사회가 불법낙태 시술을 한 혐의로 동료 의사들을 검찰에 고발했습니다. 지난 석 달 동안 수집된 불법 낙태 실태도 공개했습니다. <녹취>낙태 경험자 : "개월 수당 20만원. 2주면 20만원. (조산사) 아주머니가 이야기를 서로 이야길 주고받았는데요. 8개월 짜리가 살아서 나오면 눌러버린다고." 숨겨졌던 사실들은 충격적이었습니다. 현재 우리나라 형법은 낙태를 불법으로 규정해 징역형에 처하도록 하고 있고, 모자보건법은 부모가 유전학적 질환이 있거나 임신부의 건강에 위해가 될 경우 등에 한해서만 허락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실제로 낙태를 이유로 법적 처벌을 받는 의사나 여성은 거의 없습니다. 선거에서 낙태에 대한 입장이 당락을 가를 만큼 논의가 활성화된 외국과는 대조적입니다. <인터뷰>심상덕(프로라이프 의사회 윤리위원장) : "누군가는 말려주고 한번 더 생각해보라고 그래야 하는데 이건 너무 반가운 손님 본 것처럼 덥석 그러니까." 한 해 평균 태어나는 아기는 43만 여명 수준 그러나 세상에 나오지도 못한채 사라져야하는 낙태 건수는 공식 집계만 34만 건에 달합니다. 법 따로 현실 따로인 상황에도 불구하고 이에 대한 사회적 고민이나 논의는 없다시피 한것이 현실입니다. <녹취>낙태 경험자 : "좀 더 생각을 해보라고 조언을 하는 게 있었으면 좋겠는데 애 많이 키워봐야 고생하는데 하지 말라고. 그런 게 저는 너무 가슴 아프더라고요." <녹취>산부인과 의사 : "14살 짜리가 임신을 하면 키우게 하겠다? 법 때문에 키우게 한다고 하면 그건 말이 안되는 거죠." 낙태를 여성의 권리라고 보는 여성단체들도 사회적 논의의 필요성은 인정합니다. <인터뷰>이윤상(한국성폭력상담소장) : "낙태권이라는 게 낙태를 막 하자는 게 아니에요. 출산을 원하는 사람들은 출산을 할 수 있게 하는 사회적 기반이 마련된 뒤에 낳을지 말지 선택하자는거죠." 논란을 촉발한 의사들은 이제는 '낙태' 문제를 어둠에서 끄집어낼 때가 됐다고 말합니다. 법적 판단을 위해 자기 자신을 고발할 각오까지 하고 있습니다. <인터뷰>심상덕(프로라이프 의사회) : "증거가 불충분하면 증거도 있고 자백도 있는 제 사례를 갖고 물어볼 거에요. 어떻게 할 거냐고. 법을 그대로 둘 것이냐 아니면 바꿀 것이냐 하는 것을." 검찰은 불법 낙태 시술 병원에 대해 불필요한 논란을 막기위해 신속히 수사한다는 방침입니다. 내부적 논란을 떠나 사회적 논란으로 불거진 낙태 논란을 둘러싸고 이제는 제도적 개선등 사회적 합의가 이뤄져야 한다는 의견에 힘이 실리고 있습니다 KBS 뉴스 김양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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