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치솟는 대학가 물가에 허리 휘는 학생들

입력 2010.02.16 (09:04) 수정 2010.02.16 (0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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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다른 곳은 몰라도 대학가 만큼은 부담없이 밥 사먹고, 값싼 자취방도 구할 수 있는 곳이었는데요.

이젠 옛날얘기가 됐나 봅니다.

네, 치솟는 대학등록금에 방 값도 해마다 오르는 등, 대학가 물가에 비상이 걸렸습니다.

최서희 기자! 공부하는 대학생들에겐 큰 부담이 되겠네요.

<리포트>

새 학기를 앞두고 대학가 물가가 크게 오르면서 대학생들의 부담이 커지고 있습니다.

가장 큰 부담은 무엇보다 1년에 1,000만 원에 육박하는 대학 등록금입니다.

군 제대 후 3학년에 복학한 ‘김 모’씨는 부쩍 늘어난 등록금에 당황스러웠다고 합니다.

<녹취> 김00(대학교 복학생) : “(입학) 당시에는 (한 학기 등록금이) 거의 300만원이 안됐었는데 현재는 360만 원정도 육박하거든요. 부모님께 죄송한 마음도 들고 생각보다 많이 오른 느낌이 있어서 부담이 돼요.”

등록금 부담 못지 않은 것이 바로 주거비입니다.

비교적 값이 쌌던 하숙집은 자취를 감춘 지 오래입니다.

그나마 구한다고 해도 하숙집과 원룸의 경우 한 달 평균 40만 원에서 50만 원을 내야 합니다.

1년간 집세만 해도 한 학기 등록금을 훌쩍 넘습니다.

<인터뷰> 김선오(부동산 중개업자) : “입학 시즌이나 봄 이사철이 맞물려 있다 보니까 전세 가격이 상승하고 또 전세 가격이 상승하다 보니까 전세 물량이 없고 또 전세 수요자들이 임대료를 많이 바꾸다 보니까 월세 가격이 상승하고 그런 상황입니다.”

이 때문에 비싼 집세를 혼자 감당하기 힘들었던 대학생 정 모 씨는 고민 끝에 인터넷 사이트를 통해 룸메이트를 구했습니다.

월세 50만 원을 룸메이트와 각각 25만 원씩 나눠서 부담하기 위해서입니다.

<녹취> 정00(대학생) : “공과금이라든가 월세 같은 것을 분납해서 같이 살 사람이 있어야지 안 그러면 혼자 부담하기 너무 크기 때문에 그렇게 해서 구하게 됐고요.”

대학생들의 부담은 이 뿐만이 아닙니다.

식비 부담도 점점 커지고 있습니다.

올해 교내 구내식당 음식 값을 100원에서 400원까지 인상하는 학교가 있는가 하면, 외부 고급식당들이 학교 내부로 들어오면서 피자 한 조각에 3,200원 만 원 가까이 하는 메뉴들도 등장했습니다.
<인터뷰> 임성서(대학생) : “부담이 되죠, 등록금도 많이 오른 상태에서 학생식당까지 가격이 올라가게 되면...하루하루는 500원 천원이지만 한 달이 되면 10만원 20만원이 되기 때문에 큰 부담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해요.”

여기에다 취업난을 뚫기 위해 필수 지출비용이 된 사교육비도 학생들의 부담을 늘리고 있습니다.

한 아르바이트 포털 사이트가 조사한 바에 따르면, 한 달 평균 대학생들의 사교육비는 27만 천 원! 지난해 21만 3천 원보다 5만 8천 원 가량 늘어난 액수로 6개월 만에 27.2% 증가한 수치입니다.

교환학생을 준비하느라 토플 공부를 시작한 대학생 이화씨도 학원비와 책값이 큰 부담이라고 말합니다.

영어 교재 한 번 살 때마다 10만 원 이상은 들기 때문입니다.

<인터뷰> 이화(대학교 3학년) : “지금 학원 다니고 있는데 한 달에 한 40만원에서 50만원 사이.. .책값 같은 것은 한 번 사게 되면 거의 제 용돈에서 한 20%정도는 나가는 것 같아요.”

이처럼 대학생들의 지출이 늘어나면서 대학생 이정민 씨는 가계부를 써 오면서 불필요한 지출을 줄여나가고 있습니다.

이 씨가 지난해 쓴 비용은 등록금과 주거비를 비롯해 1,840만 원 정도 이 씨는 이 비용을 제외하고 절약할 수 있는 나름의 노하우를 터득했습니다.

바로 학교 게시판을 이용하는 건데요.

이곳에서는 수업 교재, 옷, 가전제품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물건을 40~50%저렴한 가격으로 사고, 필요 없는 물건을 팔수도 있습니다.

<인터뷰> 이정민(대학교 3학년) : “지난 학기에 들었던 교양 과목 중에 제가 책을 여기서 샀거든요. 이 책 더 필요 없으니까 여기에 좀 싸게 팔아서 제 용돈에 충당 좀 해보려고요.”

이 밖에도 식비를 줄이기 위해 집에서 도시락을 싸서 다니는 학생들이 있는가하면 학원에 다니는 대신 서로에게 필요한 강의를 해 주며 공부하는 1대 1교환 강의도 있습니다.

또 영어 문제집이나 수험서를 친구들과 함께 사서 돌려보기도 합니다.

학문의 상아탑이 돼야 할 대학생활이 치솟는 대학물가로 학생들에게 무거운 짐이 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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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다른 곳은 몰라도 대학가 만큼은 부담없이 밥 사먹고, 값싼 자취방도 구할 수 있는 곳이었는데요. 이젠 옛날얘기가 됐나 봅니다. 네, 치솟는 대학등록금에 방 값도 해마다 오르는 등, 대학가 물가에 비상이 걸렸습니다. 최서희 기자! 공부하는 대학생들에겐 큰 부담이 되겠네요. <리포트> 새 학기를 앞두고 대학가 물가가 크게 오르면서 대학생들의 부담이 커지고 있습니다. 가장 큰 부담은 무엇보다 1년에 1,000만 원에 육박하는 대학 등록금입니다. 군 제대 후 3학년에 복학한 ‘김 모’씨는 부쩍 늘어난 등록금에 당황스러웠다고 합니다. <녹취> 김00(대학교 복학생) : “(입학) 당시에는 (한 학기 등록금이) 거의 300만원이 안됐었는데 현재는 360만 원정도 육박하거든요. 부모님께 죄송한 마음도 들고 생각보다 많이 오른 느낌이 있어서 부담이 돼요.” 등록금 부담 못지 않은 것이 바로 주거비입니다. 비교적 값이 쌌던 하숙집은 자취를 감춘 지 오래입니다. 그나마 구한다고 해도 하숙집과 원룸의 경우 한 달 평균 40만 원에서 50만 원을 내야 합니다. 1년간 집세만 해도 한 학기 등록금을 훌쩍 넘습니다. <인터뷰> 김선오(부동산 중개업자) : “입학 시즌이나 봄 이사철이 맞물려 있다 보니까 전세 가격이 상승하고 또 전세 가격이 상승하다 보니까 전세 물량이 없고 또 전세 수요자들이 임대료를 많이 바꾸다 보니까 월세 가격이 상승하고 그런 상황입니다.” 이 때문에 비싼 집세를 혼자 감당하기 힘들었던 대학생 정 모 씨는 고민 끝에 인터넷 사이트를 통해 룸메이트를 구했습니다. 월세 50만 원을 룸메이트와 각각 25만 원씩 나눠서 부담하기 위해서입니다. <녹취> 정00(대학생) : “공과금이라든가 월세 같은 것을 분납해서 같이 살 사람이 있어야지 안 그러면 혼자 부담하기 너무 크기 때문에 그렇게 해서 구하게 됐고요.” 대학생들의 부담은 이 뿐만이 아닙니다. 식비 부담도 점점 커지고 있습니다. 올해 교내 구내식당 음식 값을 100원에서 400원까지 인상하는 학교가 있는가 하면, 외부 고급식당들이 학교 내부로 들어오면서 피자 한 조각에 3,200원 만 원 가까이 하는 메뉴들도 등장했습니다. <인터뷰> 임성서(대학생) : “부담이 되죠, 등록금도 많이 오른 상태에서 학생식당까지 가격이 올라가게 되면...하루하루는 500원 천원이지만 한 달이 되면 10만원 20만원이 되기 때문에 큰 부담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해요.” 여기에다 취업난을 뚫기 위해 필수 지출비용이 된 사교육비도 학생들의 부담을 늘리고 있습니다. 한 아르바이트 포털 사이트가 조사한 바에 따르면, 한 달 평균 대학생들의 사교육비는 27만 천 원! 지난해 21만 3천 원보다 5만 8천 원 가량 늘어난 액수로 6개월 만에 27.2% 증가한 수치입니다. 교환학생을 준비하느라 토플 공부를 시작한 대학생 이화씨도 학원비와 책값이 큰 부담이라고 말합니다. 영어 교재 한 번 살 때마다 10만 원 이상은 들기 때문입니다. <인터뷰> 이화(대학교 3학년) : “지금 학원 다니고 있는데 한 달에 한 40만원에서 50만원 사이.. .책값 같은 것은 한 번 사게 되면 거의 제 용돈에서 한 20%정도는 나가는 것 같아요.” 이처럼 대학생들의 지출이 늘어나면서 대학생 이정민 씨는 가계부를 써 오면서 불필요한 지출을 줄여나가고 있습니다. 이 씨가 지난해 쓴 비용은 등록금과 주거비를 비롯해 1,840만 원 정도 이 씨는 이 비용을 제외하고 절약할 수 있는 나름의 노하우를 터득했습니다. 바로 학교 게시판을 이용하는 건데요. 이곳에서는 수업 교재, 옷, 가전제품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물건을 40~50%저렴한 가격으로 사고, 필요 없는 물건을 팔수도 있습니다. <인터뷰> 이정민(대학교 3학년) : “지난 학기에 들었던 교양 과목 중에 제가 책을 여기서 샀거든요. 이 책 더 필요 없으니까 여기에 좀 싸게 팔아서 제 용돈에 충당 좀 해보려고요.” 이 밖에도 식비를 줄이기 위해 집에서 도시락을 싸서 다니는 학생들이 있는가하면 학원에 다니는 대신 서로에게 필요한 강의를 해 주며 공부하는 1대 1교환 강의도 있습니다. 또 영어 문제집이나 수험서를 친구들과 함께 사서 돌려보기도 합니다. 학문의 상아탑이 돼야 할 대학생활이 치솟는 대학물가로 학생들에게 무거운 짐이 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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