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층취재] 전통시장 현대화사업 ‘돈 먹는 하마?’

입력 2010.02.18 (2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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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1조원 넘게 쏟아부어 현대화한 전통시장들이 왠일인지 썰렁합니다.

복작복작 거리며 덤과 정이 오가는 시장 풍경을, 사람들은 그리워 합니다. 윤주성 기자입니다.

<리포트>

4년 전 상가를 현대식으로 새로 짓고 비가림 지붕을 설치한 전남 나주의 전통 5일 시장입니다.

24억원을 들여 주차장과 진입도로까지 정비했지만 상권은 여전히 죽어있습니다.

겉 모습만 번듯해져서는 안되는 모양입니다.

<인터뷰>임길림(나주시 남평읍) : "시장에 없는 것... 그리고 (5일마다 열리는)장날이 아닌 경우 마트로 올 수 밖에..다 있으니까"

상인들은 시장 현대화로 전통시장 맛이 사라져 오히려 손님발길이 줄었다며 불만입니다.

<인터뷰>김영자(상인) : "옛날 보다 못해....사람이 없어..."

30년 전만해도 광주광역시 대표 시장 중 한 곳인 이곳도 사정은 마찬가지입니다.

근처에 대형마트들이 잇따라 들어서자 지난 연말 3억 원을 들여 비가림 지붕을 설치했지만 큰 효과는 없습니다.

전체 상가 2/3정도는 여전히 문을 닫고 있습니다.

<인터뷰>백오님(광주 서방시장 상인) : "가게가 텅 비어 있는데 누가 인수하는 사람도 없어"

광주의 다른 전통시장, 여기는 시설 현대화가 이뤄지지 않았지만 제2의 전성기입니다.

담양과 곡성 등 광주 근처에서 재배한 농산물 등이 직거래되기 시작하면서 신선한 먹을거리를 싸게 팔기때문입니다.

<인터뷰> 윤희숙 : "먹는거...농산물, 수산물 등은 아무튼 저렴해요"

말만 잘하면 덤까지 줍니다.

여기에다 만물상 노점들이 들어서면서 볼거리도 있어 흥이 절로 나다보니 이제는 손님들이 제발로 찾아옵니다.

<인터뷰>정종록(광주말바우 시장상인회장) : "시장은 그분들이 있어야 사람이 모이거든요"

사람들이 만나고 구경하고 사고 즐기는, 원래 그 모습 전통시장으로 탈바꿈한 것이 이 시장이 상권을 회복한 이유입니다.

<인터뷰>한장희(전남대학교 경영학부 교수) : "시설 현대화를 중심으로 한 정책은 대부분 실패...왜냐하면 현대화가 시장을 살리는 유일한 요소는 아니기 때문..."

지난 2002년부터 전국 전통시장 천6백여 곳의 시설 현대화 사업에 투입된 예산은 국비만 1조 원가량 됩니다.

하지만 대형 마트 따라잡기 식의 시설 개선으로는 전통시장 경쟁력을 높이기 어려울 듯 합니다.

KBS 뉴스 윤주성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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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심층취재] 전통시장 현대화사업 ‘돈 먹는 하마?’
    • 입력 2010-02-18 22:15:46
    뉴스 9
<앵커 멘트> 1조원 넘게 쏟아부어 현대화한 전통시장들이 왠일인지 썰렁합니다. 복작복작 거리며 덤과 정이 오가는 시장 풍경을, 사람들은 그리워 합니다. 윤주성 기자입니다. <리포트> 4년 전 상가를 현대식으로 새로 짓고 비가림 지붕을 설치한 전남 나주의 전통 5일 시장입니다. 24억원을 들여 주차장과 진입도로까지 정비했지만 상권은 여전히 죽어있습니다. 겉 모습만 번듯해져서는 안되는 모양입니다. <인터뷰>임길림(나주시 남평읍) : "시장에 없는 것... 그리고 (5일마다 열리는)장날이 아닌 경우 마트로 올 수 밖에..다 있으니까" 상인들은 시장 현대화로 전통시장 맛이 사라져 오히려 손님발길이 줄었다며 불만입니다. <인터뷰>김영자(상인) : "옛날 보다 못해....사람이 없어..." 30년 전만해도 광주광역시 대표 시장 중 한 곳인 이곳도 사정은 마찬가지입니다. 근처에 대형마트들이 잇따라 들어서자 지난 연말 3억 원을 들여 비가림 지붕을 설치했지만 큰 효과는 없습니다. 전체 상가 2/3정도는 여전히 문을 닫고 있습니다. <인터뷰>백오님(광주 서방시장 상인) : "가게가 텅 비어 있는데 누가 인수하는 사람도 없어" 광주의 다른 전통시장, 여기는 시설 현대화가 이뤄지지 않았지만 제2의 전성기입니다. 담양과 곡성 등 광주 근처에서 재배한 농산물 등이 직거래되기 시작하면서 신선한 먹을거리를 싸게 팔기때문입니다. <인터뷰> 윤희숙 : "먹는거...농산물, 수산물 등은 아무튼 저렴해요" 말만 잘하면 덤까지 줍니다. 여기에다 만물상 노점들이 들어서면서 볼거리도 있어 흥이 절로 나다보니 이제는 손님들이 제발로 찾아옵니다. <인터뷰>정종록(광주말바우 시장상인회장) : "시장은 그분들이 있어야 사람이 모이거든요" 사람들이 만나고 구경하고 사고 즐기는, 원래 그 모습 전통시장으로 탈바꿈한 것이 이 시장이 상권을 회복한 이유입니다. <인터뷰>한장희(전남대학교 경영학부 교수) : "시설 현대화를 중심으로 한 정책은 대부분 실패...왜냐하면 현대화가 시장을 살리는 유일한 요소는 아니기 때문..." 지난 2002년부터 전국 전통시장 천6백여 곳의 시설 현대화 사업에 투입된 예산은 국비만 1조 원가량 됩니다. 하지만 대형 마트 따라잡기 식의 시설 개선으로는 전통시장 경쟁력을 높이기 어려울 듯 합니다. KBS 뉴스 윤주성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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