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올림픽 열기 잇는 아마추어 스키대회

입력 2010.02.22 (08: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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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밴쿠버 동계올림픽에서 우리 선수들의 활약이 대단하죠. 오는 24일엔 알파인 스키 대회에 우리 선수 두 명이 출전해 기량을 겨룹니다.

국내에서도 아마추어 스키대회가 곳곳에서 열려 올림픽의 열기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최서희 기자, 아마추어란 말이 무색할 정도로 실력들이 대단하다죠?

<리포트>

네. 참가자들 모두 꽤 수준급 실력이었습니다. 자세나 속도, 승부욕.. 어느 것 하나 프로 못지 않았습니다.

동계올림픽 열기 덕에 참가 인원도 지난해에 비해 60% 이상 늘었는데요,

뜨거운 관심을 반영하듯, 연령층이 열 살부터 예순 살까지 다양했습니다.

보는 이까지 짜릿하게 했던, 아마추어 스키대회 현장을 다녀왔습니다.

동계올림픽의 열기 속에, 스키장은 겨울 스포츠의 꽃, 스키를 즐기려는 사람들로 가득합니다.

스키 경력이 각각 17년 10년인 오종환 씨와 박희진 씨는 스키 마니아입니다. 오 씨와 박 씨는 아마추어 대회 출전을 앞두고 연습 삼매경에 빠져 있습니다.

<인터뷰> 박희진(서울시 서교동) : “군대도 아닌데 아침에 일찍 일어나서 훈련하고 땀 흘리고, 어떻게 보면 일반인들이 생각하지 못한 경험들을 운동을 통해서 하니까 성취감도 생기고...”

스키를 탈 때 생길 수 있는 기울임 현상을 최소화하기 위해 균형감각 훈련이 한창입니다.

<인터뷰> 오종환(서울시 성수동) : “스키를 타면서 기문을 돌 때 원심력을 이용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서 훈련을 하는 거예요.”

초를 다투는 경기 인만큼 장비 상태도 경기에 큰 영향을 미치는데요.

스키 밑바닥이 거칠어지면 속도가 나지 않기 때문에 표면을 매끄럽게 하는 왁스 칠 작업은 필수입니다.

아마추어지만 경기에 임하는 마음만은 국가대표 선수 못지않습니다.

<인터뷰> 오종환(서울시 성수동) : “ 레이서는 무조건 일등입니다. ”

6년째 아마추어 스키대회에 참가하는 김형균 씨는 내일 경기에 아들과 함께 출전하게 됐습니다.

<현장음> “저렇게 기문을 가까이 놓으면 어떻게 타야 해요?”

<현장음> “기문 상단에서 에지를 걸고 들어가라고”

경기 전날 김 씨는 아들 현진 군과 함께 프로 선수들의 경기 장면을 보면서 기문을 피하는 방법, 속력을 내는 법을 보고 배웁니다.

<인터뷰> 김형균(경기도 용인시 역북동) : “ (경기 장면을) 텔레비전 화면을 통해서 같이 이야기도 하고 머릿속에 그려 보는 거죠. 대회에 대한 것을..그런 식으로 훈련하고 있죠. ”

스키가 미끄러지지 않고 회전을 잘할 수 있도록 에지부분을 깎는 작업도 빼놓지 않습니다.

<현장음> “지금 몇 도로 깎는 거예요?”

<현장음> “88도”

현진군은 13살의 어린 나이지만 아마추어 대회 출전 경력만 30회나 가진 베테랑 참가자입니다. 그래서인지 경기에 임하는 각오도 다부집니다.

<현장음> “우리 동반 입상을 위하여~ 파이팅!”

아마추어 스키대회 당일, 결전의 순간이 다가왔습니다.

오늘 경기 참가자는 160여 명, 보통 아마추어 대회에 100여 명이 참가하는 것을 고려하면 뜨거운 열기를 짐작게 합니다.

순번 추첨 하나에서도 희비가 엇갈립니다.

<현장음> “3번, 오우 좋아”

<현장음> “언니 기록 보면서 내가 계산을 해야 되는데 안 되겠네”

한편, 노익장을 과시하며 대회에 참가한 사람들도 있습니다.

<인터뷰> 김정기(강원도 평창군 대관령면) : “우리는 지금 50대 60대 돼 가거든요. 성적은 바라지 않고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현장음> “실버 실버 파이팅!”

<현장음> “달려 달려 달려 파이팅!”

<현장음> “이기자 싸우자 파이팅! ”

어른들뿐만 아니라 아이들도 강한 승부욕을 보입니다.

<현장음> “내가 1등 할 테니까 2등 해”

<현장음> “싫어!”

긴장감이 감도는 가운데 경기가 시작됐습니다.

열 살에서 예순 살까지 다양한 세대가 참여한 이번 경기는 아마추어라고는 믿을 수 없을 만큼 참가자들이 수준급의 실력을 자랑하는데요.

1차전과 2차전의 기록을 합산해서 가장 빠른 기록을 세운 사람이 오늘의 우승자가 됩니다. 0.01초 차이로 희비가 엇갈리는 순간입니다.

<현장음> “됐어! 와~~”

<현장음> “우리는 동호회 1등!!”

경기 전날 승부욕을 불태우던 오종환 씨는 단체전에서 아깝게 1위를 놓쳤는데요.

<인터뷰> 오종환(서울시 성수동) : “2등이요. 많이 아쉽네요.”

현진군은 이번 경기에서 당당히 주니어 부문 1위에 입상했고, 아버지는 아쉽게 8강까지만 진출했습니다.

<인터뷰> 김현진(경기도 용인시 역북동) : “진짜 아쉽고요. 아빠도 같이 올라갔으면 좋았을 텐데 떨어져서 아쉬워요.”

<인터뷰> 김형균(경기도 용인시 역북동) : “평소에 슬로프를 전원이 쓰잖아요. 대회 때는 나를 위한 슬로프가 주어지기 때문에 그 순간만큼은 내 슬로프에요. 그 쾌감을 맛보는 사람은 짜릿합니다.”

스키의 매력에 빠진 사람들. 동계올림픽의 열기와 함께 은빛 설원을 내달리며 겨울의 끝자락을 짜릿하게 보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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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현장] 올림픽 열기 잇는 아마추어 스키대회
    • 입력 2010-02-22 08:5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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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밴쿠버 동계올림픽에서 우리 선수들의 활약이 대단하죠. 오는 24일엔 알파인 스키 대회에 우리 선수 두 명이 출전해 기량을 겨룹니다. 국내에서도 아마추어 스키대회가 곳곳에서 열려 올림픽의 열기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최서희 기자, 아마추어란 말이 무색할 정도로 실력들이 대단하다죠? <리포트> 네. 참가자들 모두 꽤 수준급 실력이었습니다. 자세나 속도, 승부욕.. 어느 것 하나 프로 못지 않았습니다. 동계올림픽 열기 덕에 참가 인원도 지난해에 비해 60% 이상 늘었는데요, 뜨거운 관심을 반영하듯, 연령층이 열 살부터 예순 살까지 다양했습니다. 보는 이까지 짜릿하게 했던, 아마추어 스키대회 현장을 다녀왔습니다. 동계올림픽의 열기 속에, 스키장은 겨울 스포츠의 꽃, 스키를 즐기려는 사람들로 가득합니다. 스키 경력이 각각 17년 10년인 오종환 씨와 박희진 씨는 스키 마니아입니다. 오 씨와 박 씨는 아마추어 대회 출전을 앞두고 연습 삼매경에 빠져 있습니다. <인터뷰> 박희진(서울시 서교동) : “군대도 아닌데 아침에 일찍 일어나서 훈련하고 땀 흘리고, 어떻게 보면 일반인들이 생각하지 못한 경험들을 운동을 통해서 하니까 성취감도 생기고...” 스키를 탈 때 생길 수 있는 기울임 현상을 최소화하기 위해 균형감각 훈련이 한창입니다. <인터뷰> 오종환(서울시 성수동) : “스키를 타면서 기문을 돌 때 원심력을 이용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서 훈련을 하는 거예요.” 초를 다투는 경기 인만큼 장비 상태도 경기에 큰 영향을 미치는데요. 스키 밑바닥이 거칠어지면 속도가 나지 않기 때문에 표면을 매끄럽게 하는 왁스 칠 작업은 필수입니다. 아마추어지만 경기에 임하는 마음만은 국가대표 선수 못지않습니다. <인터뷰> 오종환(서울시 성수동) : “ 레이서는 무조건 일등입니다. ” 6년째 아마추어 스키대회에 참가하는 김형균 씨는 내일 경기에 아들과 함께 출전하게 됐습니다. <현장음> “저렇게 기문을 가까이 놓으면 어떻게 타야 해요?” <현장음> “기문 상단에서 에지를 걸고 들어가라고” 경기 전날 김 씨는 아들 현진 군과 함께 프로 선수들의 경기 장면을 보면서 기문을 피하는 방법, 속력을 내는 법을 보고 배웁니다. <인터뷰> 김형균(경기도 용인시 역북동) : “ (경기 장면을) 텔레비전 화면을 통해서 같이 이야기도 하고 머릿속에 그려 보는 거죠. 대회에 대한 것을..그런 식으로 훈련하고 있죠. ” 스키가 미끄러지지 않고 회전을 잘할 수 있도록 에지부분을 깎는 작업도 빼놓지 않습니다. <현장음> “지금 몇 도로 깎는 거예요?” <현장음> “88도” 현진군은 13살의 어린 나이지만 아마추어 대회 출전 경력만 30회나 가진 베테랑 참가자입니다. 그래서인지 경기에 임하는 각오도 다부집니다. <현장음> “우리 동반 입상을 위하여~ 파이팅!” 아마추어 스키대회 당일, 결전의 순간이 다가왔습니다. 오늘 경기 참가자는 160여 명, 보통 아마추어 대회에 100여 명이 참가하는 것을 고려하면 뜨거운 열기를 짐작게 합니다. 순번 추첨 하나에서도 희비가 엇갈립니다. <현장음> “3번, 오우 좋아” <현장음> “언니 기록 보면서 내가 계산을 해야 되는데 안 되겠네” 한편, 노익장을 과시하며 대회에 참가한 사람들도 있습니다. <인터뷰> 김정기(강원도 평창군 대관령면) : “우리는 지금 50대 60대 돼 가거든요. 성적은 바라지 않고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현장음> “실버 실버 파이팅!” <현장음> “달려 달려 달려 파이팅!” <현장음> “이기자 싸우자 파이팅! ” 어른들뿐만 아니라 아이들도 강한 승부욕을 보입니다. <현장음> “내가 1등 할 테니까 2등 해” <현장음> “싫어!” 긴장감이 감도는 가운데 경기가 시작됐습니다. 열 살에서 예순 살까지 다양한 세대가 참여한 이번 경기는 아마추어라고는 믿을 수 없을 만큼 참가자들이 수준급의 실력을 자랑하는데요. 1차전과 2차전의 기록을 합산해서 가장 빠른 기록을 세운 사람이 오늘의 우승자가 됩니다. 0.01초 차이로 희비가 엇갈리는 순간입니다. <현장음> “됐어! 와~~” <현장음> “우리는 동호회 1등!!” 경기 전날 승부욕을 불태우던 오종환 씨는 단체전에서 아깝게 1위를 놓쳤는데요. <인터뷰> 오종환(서울시 성수동) : “2등이요. 많이 아쉽네요.” 현진군은 이번 경기에서 당당히 주니어 부문 1위에 입상했고, 아버지는 아쉽게 8강까지만 진출했습니다. <인터뷰> 김현진(경기도 용인시 역북동) : “진짜 아쉽고요. 아빠도 같이 올라갔으면 좋았을 텐데 떨어져서 아쉬워요.” <인터뷰> 김형균(경기도 용인시 역북동) : “평소에 슬로프를 전원이 쓰잖아요. 대회 때는 나를 위한 슬로프가 주어지기 때문에 그 순간만큼은 내 슬로프에요. 그 쾌감을 맛보는 사람은 짜릿합니다.” 스키의 매력에 빠진 사람들. 동계올림픽의 열기와 함께 은빛 설원을 내달리며 겨울의 끝자락을 짜릿하게 보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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