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거북·햇귀로니’ 특이한 이름 때문에…

입력 2010.02.23 (0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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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얼마 전, 신문에 우리나라에서 가장 긴 이름이 나왔는데요.

"박하늘별님구름햇님보다사랑스러우리" 무려 17자입니다 정말 길군요.

이렇게 한 번 들으면 잊을 수 없는 특이한 이름을 가끔 보는데요.

최서희 기자, 이름 때문에 울고 웃는 사람들, 만나셨다구요?

<리포트>

거북, 집중, 사발.. 모두 별명 같지만 호적에 올라있는 본명입니다.

특이한 이름 때문에 놀림의 대상이 되기도 하지만, 주변 사람들이 이름을 더 잘 기억하는 효과도 있습니다.

특이한 이름을 가진 사람들의 특별한 사연 함께 보시죠.

강의 녹화가 진행 중인 스튜디오 안입니다.

그런데 녹화를 시작하자마자 웃음이 터집니다.

<인터뷰> 엄우섭(카메라 감독) : “저는 수학 선생님인 줄 알았습니다. 수학 선생님...”

바로 운명을 거스르고 국어를 가르치는 김수학 선생님 때문인데요.

<현장음> “안녕하세요. 국어 교사 김수학입니다.”

이름 때문에 수학선생님으로 오해를 사곤 하지만 이름 덕분에 유명인사가 되었습니다.

<인터뷰> 김수학(국어 선생님) : “학교의 선배 선생님 중에는 저를 아직도 수학 선생님으로 착각하시는 분도 있습니 다. 아무래도 학생들이 처음 봤을 때 선생님 이름이 특이하니까 재미있어하고, 그만큼 강의를 친숙하게 받아들이는 것 같습니다.”

모나리자, 호랑이, 신호등, 신데렐라, 특이하게도 모두 사람 이름인데요.

우리나라에 서 제일 긴 이름은 17글자로 ‘박하늘별님구름햇님보다사랑스러우리’입니다.

아버 지가 둘째 딸을 상상하며 지은 이름이라고 하는데요.

<인터뷰> 박하늘별님구름햇님보다사랑스러우리(필리핀 마닐라 유학) : "통장 같은 경우에는 이름이 10글자 이상 안 들어가서 못 만든 적도 있고, 휴대 전화 가입할 때는 실명 확인이 안 된다고 해서 가입 못 할 뻔한 적도 있었어요."

특이한 이름 때문에 가는 곳마다 웃지 못 할 해프닝이 일어나기도 합니다.

휴대 전화 매장에서 휴대전화는 안사고 사진부터 찍는 손님, 바로 이곳의 명물 김거북씨 때문인데요.

<인터뷰> 한현구(서울시 신사동) : “홈페이지에 올리면 댓글 폭발합니다. 신기한 이름이잖아요.”

이름 때문에 놀림도 많이 받지만 이제는 이름을 장점으로 살리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인터뷰> 김거북(서울시 역삼동) : “개명해야겠다는 생각은 사실 했었는데, 고객들이 오히려 더 기억을 잘 해주시고, 거북이지만 느리기보다는 약간 듬직하고 묵직한 느낌의 직원으로 이미지를 많이 보여주고 싶었고요.”

오늘은 거북씨만큼이나 특이한 이름을 가진 동호회 회원들을 만나는 날입니다. 이름이 특이하다보니 한 번에 알아듣는 사람이 거의 없는데요,

<현장음> “송 햇살 할 때 ‘햇’ 사람 귀 할 때 ‘귀’ 로마 할 때 ‘로’.”

<현장음> “이름이 조금 어렵네요.”

<현장음> “형 이름으로 하라니까.”

알아듣고 나면 어김없이 웃음을 터뜨립니다.

<인터뷰> 오사랑(호프집 점장) : “제 이름도 특이하다고 생각했는데 더 특이하셔서...”

밍크, 재비, 뿌리, 장미, 마치 별명 같지만 모두 특이한 이름 카페 회원 이름인데요.

이 특이한 이름 때문에 울고 웃었던 사연이 한 둘이 아닙니다.

<인터뷰> 김거북(서울시 역삼동) : “영화 ‘거북이 달린다.’ 때문에 죽는 줄 알았습니다. 흥행하는 내내 달렸습니다. 술자리 가면 ‘야, 거북아 달려라.’”

<인터뷰> 송햇귀로니(경기도 부천시 심곡동) : “네 글자 이상인 사람들은 정말 어디다 한풀이할 수도 없고... OMR 카드도 네 글자까지 밖에 안 들어가고. 그다음에 군대에 가서도 처음에는 군복에 네 글자까지 밖에 안 써줬었어요.”

특히 새 학년이 될 때마다 자기소개를 할 때, 가장 난감하다는데요.

<현장음> “안녕하세요. 컴퓨터학과 10학번 한사발입니다.”

컵라면을 연상시키는 듯 한 이름을 듣자마자 주위 사람들은 웃음을 터뜨립니다.

<인터뷰> 김창협(한국외대 컴퓨터공학과 1학년) : “원래 배고팠는데요. 쟤 이름 들으니까 더 배고파요.”

이름에 관련된 별명은 수도 없습니다.

<인터뷰> 한사발(한국외대 컴퓨터공학과 1학년) : “별명 수도 없이 많은 데요. 컵라면, 두사발, 세사발...”

집중씨의 경우도 마찬가지인데요, 어린 시절에는 놀림 때문에 개명까지 생각한 적도 있습니다.

<인터뷰> 황집중(한국외대 컴퓨터공학과 2학년) : “새 학기 들어가서 출석을 부르잖아요. 그러면 어린 마음에 내 이름이 너무 창피해 서... 아이들이 놀리니까 그거 때문에 출석 부를 때마다 좀 두려웠던 게 있어요.”

개명신청자는 2007년 12만 여명, 2008년 14만 여명, 2009년 17만 여명으로 해마 다 늘어나고 있는데요.

개명을 신청하는 가장 큰 이유는 바로 ‘놀림’ 때문입니다.

<인터뷰> 송성환(개명 전문 변호사) : “2005년에는 72,000건 정도 신청이 됐었는데 대법원에서 행복추구권을 중시하는 판결이 선고되고 난 뒤부터 해마다 15%씩 증가하고 있습니다. 대부분 놀림감이 된다든가 발음이 어려운 분들이 신청하고 있습니다.”

이름 때문에 울고, 이름 때문에 웃는 특별한 이름을 가진 사람들, 이름만큼 더 특별 한 삶을 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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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현장] ‘거북·햇귀로니’ 특이한 이름 때문에…
    • 입력 2010-02-23 09:0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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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얼마 전, 신문에 우리나라에서 가장 긴 이름이 나왔는데요. "박하늘별님구름햇님보다사랑스러우리" 무려 17자입니다 정말 길군요. 이렇게 한 번 들으면 잊을 수 없는 특이한 이름을 가끔 보는데요. 최서희 기자, 이름 때문에 울고 웃는 사람들, 만나셨다구요? <리포트> 거북, 집중, 사발.. 모두 별명 같지만 호적에 올라있는 본명입니다. 특이한 이름 때문에 놀림의 대상이 되기도 하지만, 주변 사람들이 이름을 더 잘 기억하는 효과도 있습니다. 특이한 이름을 가진 사람들의 특별한 사연 함께 보시죠. 강의 녹화가 진행 중인 스튜디오 안입니다. 그런데 녹화를 시작하자마자 웃음이 터집니다. <인터뷰> 엄우섭(카메라 감독) : “저는 수학 선생님인 줄 알았습니다. 수학 선생님...” 바로 운명을 거스르고 국어를 가르치는 김수학 선생님 때문인데요. <현장음> “안녕하세요. 국어 교사 김수학입니다.” 이름 때문에 수학선생님으로 오해를 사곤 하지만 이름 덕분에 유명인사가 되었습니다. <인터뷰> 김수학(국어 선생님) : “학교의 선배 선생님 중에는 저를 아직도 수학 선생님으로 착각하시는 분도 있습니 다. 아무래도 학생들이 처음 봤을 때 선생님 이름이 특이하니까 재미있어하고, 그만큼 강의를 친숙하게 받아들이는 것 같습니다.” 모나리자, 호랑이, 신호등, 신데렐라, 특이하게도 모두 사람 이름인데요. 우리나라에 서 제일 긴 이름은 17글자로 ‘박하늘별님구름햇님보다사랑스러우리’입니다. 아버 지가 둘째 딸을 상상하며 지은 이름이라고 하는데요. <인터뷰> 박하늘별님구름햇님보다사랑스러우리(필리핀 마닐라 유학) : "통장 같은 경우에는 이름이 10글자 이상 안 들어가서 못 만든 적도 있고, 휴대 전화 가입할 때는 실명 확인이 안 된다고 해서 가입 못 할 뻔한 적도 있었어요." 특이한 이름 때문에 가는 곳마다 웃지 못 할 해프닝이 일어나기도 합니다. 휴대 전화 매장에서 휴대전화는 안사고 사진부터 찍는 손님, 바로 이곳의 명물 김거북씨 때문인데요. <인터뷰> 한현구(서울시 신사동) : “홈페이지에 올리면 댓글 폭발합니다. 신기한 이름이잖아요.” 이름 때문에 놀림도 많이 받지만 이제는 이름을 장점으로 살리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인터뷰> 김거북(서울시 역삼동) : “개명해야겠다는 생각은 사실 했었는데, 고객들이 오히려 더 기억을 잘 해주시고, 거북이지만 느리기보다는 약간 듬직하고 묵직한 느낌의 직원으로 이미지를 많이 보여주고 싶었고요.” 오늘은 거북씨만큼이나 특이한 이름을 가진 동호회 회원들을 만나는 날입니다. 이름이 특이하다보니 한 번에 알아듣는 사람이 거의 없는데요, <현장음> “송 햇살 할 때 ‘햇’ 사람 귀 할 때 ‘귀’ 로마 할 때 ‘로’.” <현장음> “이름이 조금 어렵네요.” <현장음> “형 이름으로 하라니까.” 알아듣고 나면 어김없이 웃음을 터뜨립니다. <인터뷰> 오사랑(호프집 점장) : “제 이름도 특이하다고 생각했는데 더 특이하셔서...” 밍크, 재비, 뿌리, 장미, 마치 별명 같지만 모두 특이한 이름 카페 회원 이름인데요. 이 특이한 이름 때문에 울고 웃었던 사연이 한 둘이 아닙니다. <인터뷰> 김거북(서울시 역삼동) : “영화 ‘거북이 달린다.’ 때문에 죽는 줄 알았습니다. 흥행하는 내내 달렸습니다. 술자리 가면 ‘야, 거북아 달려라.’” <인터뷰> 송햇귀로니(경기도 부천시 심곡동) : “네 글자 이상인 사람들은 정말 어디다 한풀이할 수도 없고... OMR 카드도 네 글자까지 밖에 안 들어가고. 그다음에 군대에 가서도 처음에는 군복에 네 글자까지 밖에 안 써줬었어요.” 특히 새 학년이 될 때마다 자기소개를 할 때, 가장 난감하다는데요. <현장음> “안녕하세요. 컴퓨터학과 10학번 한사발입니다.” 컵라면을 연상시키는 듯 한 이름을 듣자마자 주위 사람들은 웃음을 터뜨립니다. <인터뷰> 김창협(한국외대 컴퓨터공학과 1학년) : “원래 배고팠는데요. 쟤 이름 들으니까 더 배고파요.” 이름에 관련된 별명은 수도 없습니다. <인터뷰> 한사발(한국외대 컴퓨터공학과 1학년) : “별명 수도 없이 많은 데요. 컵라면, 두사발, 세사발...” 집중씨의 경우도 마찬가지인데요, 어린 시절에는 놀림 때문에 개명까지 생각한 적도 있습니다. <인터뷰> 황집중(한국외대 컴퓨터공학과 2학년) : “새 학기 들어가서 출석을 부르잖아요. 그러면 어린 마음에 내 이름이 너무 창피해 서... 아이들이 놀리니까 그거 때문에 출석 부를 때마다 좀 두려웠던 게 있어요.” 개명신청자는 2007년 12만 여명, 2008년 14만 여명, 2009년 17만 여명으로 해마 다 늘어나고 있는데요. 개명을 신청하는 가장 큰 이유는 바로 ‘놀림’ 때문입니다. <인터뷰> 송성환(개명 전문 변호사) : “2005년에는 72,000건 정도 신청이 됐었는데 대법원에서 행복추구권을 중시하는 판결이 선고되고 난 뒤부터 해마다 15%씩 증가하고 있습니다. 대부분 놀림감이 된다든가 발음이 어려운 분들이 신청하고 있습니다.” 이름 때문에 울고, 이름 때문에 웃는 특별한 이름을 가진 사람들, 이름만큼 더 특별 한 삶을 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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