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숙자 내세워 부동산 대출사기

입력 2010.03.23 (0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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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노숙자들을 내세워 주택 매매계약을 하고 이를 담보로 수십억 원을 대출해 가로챈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습니다.

주택 가격을 2배나 부풀렸는데, 은행들은 엉터리 서류를 믿고 거액을 대출해줬습니다.

송명훈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지은지 20년이 넘은 인천의 한 낡은 다세대 주택입니다.

44㎡짜리 이 주택의 지난해 매매가는 1억5천만원.

하지만 인근 부동산중개소를 통해 알아본 시세는 매매가의 절반 정도입니다.

<인터뷰>박순자(공인중개사) : "지난해 7천5백만 원 정도에 거래된 것 같아요"

부동산 대출사기단이 더 많은 대출을 받기 위해 7천5백만 원인 시세를 두 배로 부풀려 매매계약서를 작성한 겁니다.

48살 왕 모씨는 노숙자 명의로 작성한 이 계약서를 근거로 9천여만 원을 대출받은 후, 실제 집값인 7천5백만 원을 치르고 천5백만 원을 챙겼습니다.

그리고 세를 놓아 전세보증금 2천만 원도 가로챘습니다.

<녹취>대출사기 피의자 : "업계약서(매매가를 부풀린 계약서)를 써서 대출을 받았는데, 업계약서라고 다 해주지는 않습니다. 어느 정도 할 수 있는 부분만..."

왕 씨는 노숙자들에게 경제적 능력이 있는 것처럼 보이도록 재직증명서와 소득 증명서를 위조해 은행을 속였습니다.

또 은행대출 심사에 대비해 노숙자들을 합숙교육까지 시켰습니다.

<인터뷰>구도훈(인천남동경찰서 수사과장) : "회사의 상호, 직책을 암기시키고 대출을 왜 받느냐 이런 질문에 답할 수 있도록 답변자료를 주고..."

사기단은 이런 식으로 지난해 인천에서만 다세대주택 71채를 담보로 60억여 원을 대출받았습니다.

경찰은 왕씨 등 일당 7명을 구속하고 명의를 빌려준 노숙자 등 35명을 불구속 입건했습니다.

KBS 뉴스 송명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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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노숙자 내세워 부동산 대출사기
    • 입력 2010-03-23 07:58: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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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노숙자들을 내세워 주택 매매계약을 하고 이를 담보로 수십억 원을 대출해 가로챈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습니다. 주택 가격을 2배나 부풀렸는데, 은행들은 엉터리 서류를 믿고 거액을 대출해줬습니다. 송명훈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지은지 20년이 넘은 인천의 한 낡은 다세대 주택입니다. 44㎡짜리 이 주택의 지난해 매매가는 1억5천만원. 하지만 인근 부동산중개소를 통해 알아본 시세는 매매가의 절반 정도입니다. <인터뷰>박순자(공인중개사) : "지난해 7천5백만 원 정도에 거래된 것 같아요" 부동산 대출사기단이 더 많은 대출을 받기 위해 7천5백만 원인 시세를 두 배로 부풀려 매매계약서를 작성한 겁니다. 48살 왕 모씨는 노숙자 명의로 작성한 이 계약서를 근거로 9천여만 원을 대출받은 후, 실제 집값인 7천5백만 원을 치르고 천5백만 원을 챙겼습니다. 그리고 세를 놓아 전세보증금 2천만 원도 가로챘습니다. <녹취>대출사기 피의자 : "업계약서(매매가를 부풀린 계약서)를 써서 대출을 받았는데, 업계약서라고 다 해주지는 않습니다. 어느 정도 할 수 있는 부분만..." 왕 씨는 노숙자들에게 경제적 능력이 있는 것처럼 보이도록 재직증명서와 소득 증명서를 위조해 은행을 속였습니다. 또 은행대출 심사에 대비해 노숙자들을 합숙교육까지 시켰습니다. <인터뷰>구도훈(인천남동경찰서 수사과장) : "회사의 상호, 직책을 암기시키고 대출을 왜 받느냐 이런 질문에 답할 수 있도록 답변자료를 주고..." 사기단은 이런 식으로 지난해 인천에서만 다세대주택 71채를 담보로 60억여 원을 대출받았습니다. 경찰은 왕씨 등 일당 7명을 구속하고 명의를 빌려준 노숙자 등 35명을 불구속 입건했습니다. KBS 뉴스 송명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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