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유일 ‘물거미’ 월동 생태 첫 규명

입력 2010.04.03 (07:36) 수정 2010.04.03 (2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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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물속에서 사는 거미가 있다는 말, 혹시 들어보셨습니까?



전 세계에 딱 한 종류밖에 없는 물거미가 지금까지 알려진 것과 달리 육지에서 겨울잠을 잔다는 사실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최초로 규명됐습니다.



김 석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경기도 연천군에 있는 습지 보존 지역.



물길을 따라 빽빽하게 우거진 물풀 더미를 헤치자, 몸길이가 1센티미터도 안 되는 작은 거미 한 마리가 보입니다.



잠시 풀숲에서 머물던 거미가 갑자기 물속으로 풀쩍 뛰어듭니다.



지구상에 단 한 종류뿐인, 물에서 살아가는 희귀종 ’물거미’입니다.



하지만, 겨울이 오면 물거미는 물에 들어가지 않는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겨우내 물가 풀숲 밑에서 잔뜩 웅크린 채 꼼짝도 하지 않고 육지에서 겨울을 지내는 겁니다.



물속이나 물밑 진흙 속에서 겨울을 나는 것으로 알려졌던 물거미가 지상에서 동면을 한다는 사실이 확인된 건 이번이 처음입니다.



물속에서 사는 생물들은 육지로 나오면 금방 죽지만, 물거미는 물속에서도, 뭍에서도 얼마든지 살아갈 수 있습니다.



때문에, 육지에서 겨울잠을 잔다는 새로운 사실은 물거미 진화 과정을 추적하는 중대한 근거로 받아들여지고 있습니다.



<인터뷰> 강정훈(국립문화재연구소) : "육상에서 동면을 하는 물거미 같은 경우는 역진화의 결정적인 단서를 제공해주는 귀중한 자료가 되겠죠."



연구진은 서식지가 천연기념물로 지정될 만큼 학술적 가치가 큰 물거미의 월동 생태를 조만간 세계적인 학술지와 학회에 발표할 계획입니다.



KBS 뉴스 김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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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세계 유일 ‘물거미’ 월동 생태 첫 규명
    • 입력 2010-04-03 07:36:16
    • 수정2010-04-03 23:1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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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물속에서 사는 거미가 있다는 말, 혹시 들어보셨습니까?

전 세계에 딱 한 종류밖에 없는 물거미가 지금까지 알려진 것과 달리 육지에서 겨울잠을 잔다는 사실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최초로 규명됐습니다.

김 석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경기도 연천군에 있는 습지 보존 지역.

물길을 따라 빽빽하게 우거진 물풀 더미를 헤치자, 몸길이가 1센티미터도 안 되는 작은 거미 한 마리가 보입니다.

잠시 풀숲에서 머물던 거미가 갑자기 물속으로 풀쩍 뛰어듭니다.

지구상에 단 한 종류뿐인, 물에서 살아가는 희귀종 ’물거미’입니다.

하지만, 겨울이 오면 물거미는 물에 들어가지 않는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겨우내 물가 풀숲 밑에서 잔뜩 웅크린 채 꼼짝도 하지 않고 육지에서 겨울을 지내는 겁니다.

물속이나 물밑 진흙 속에서 겨울을 나는 것으로 알려졌던 물거미가 지상에서 동면을 한다는 사실이 확인된 건 이번이 처음입니다.

물속에서 사는 생물들은 육지로 나오면 금방 죽지만, 물거미는 물속에서도, 뭍에서도 얼마든지 살아갈 수 있습니다.

때문에, 육지에서 겨울잠을 잔다는 새로운 사실은 물거미 진화 과정을 추적하는 중대한 근거로 받아들여지고 있습니다.

<인터뷰> 강정훈(국립문화재연구소) : "육상에서 동면을 하는 물거미 같은 경우는 역진화의 결정적인 단서를 제공해주는 귀중한 자료가 되겠죠."

연구진은 서식지가 천연기념물로 지정될 만큼 학술적 가치가 큰 물거미의 월동 생태를 조만간 세계적인 학술지와 학회에 발표할 계획입니다.

KBS 뉴스 김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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