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따라잡기] 범죄 유발 ‘인터넷 인증샷’ 파문

입력 2010.04.22 (08: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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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이른바 ‘성추행 인증샷’이라는게 파문을 부르고 있습니다.



자신이 성추행했다는 것을 자랑하기 위해서 사진을 찍어, 그걸 인증샷이라고 인터넷에 올렸는데요.



어떤 사실을 확인시켜주겠다며 이런저런 인증샷이 인터넷에 떠돌지만, 이건 정말 도가 지나치네요.



이번 성추행 인증샷은 대학생이 찍은거라는데요,



이민우 기자, 왜 이런 짓을 하는겁니까?



<리포트>



도서관에서 조용히 공부하고 있는 여학생들 다리를 몰래 찍습니다.



그리곤 성추행에 성공했다고 인터넷에 자랑스럽게 올리죠.



쇠고랑 차려고 정신이 나갔나 싶으시겠지만, 이유를 들어보면 더 기가 막힙니다.



유명해지려고 그랬다는 거죠.



뭘 하던, 무슨 방법을 쓰던 유명해지기만 하면 된다.



왜 이런 생각을 할까요.



뭘 하던, 무슨 방법을 쓰던 1등만 기억하는 세상이라서 그런가요?



지난 17일, 한 인터넷 사이트에 이상한 사진이 올라왔습니다. 여성의 다리만 찍혀있는 4장의 사진.



찍은 장소는 대학교 도서관이었습니다.



‘내가 여성의 속옷을 건드렸다’는 성추행 성공 글도 함께 올라왔습니다.



<인터뷰> 최우영 (성동경찰서 사이버수사대/팀장) : "대학 도서관에 들어가서 소리가 안 나게 휴대폰으로 옆에 있는 여학생의 다리를 근접 촬영하고, 자기 과시를 하기 위해서 인터넷에 게시한 것입니다."



성추행 사실을 입증하기 위해서 올린 이른바 ’인증샷’입니다.



올린 사람은 자신이 고등학생인척 행동했습니다.



그러나 성추행은 거짓이었고, 올린 사람은 같은 학교에 다니는 대학생 이 모씨였습니다.



이유는 조금 특별했습니다.



<인터뷰> 최우영 (성동경찰서 사이버수사대/팀장) : "인터넷에 올리게 된 이유가 인터넷상에서 유명해지기 위해서 그런 인증샷을 했다고 합니다."



이 씨는 지난 1월에도 여동생을 성추행했다는 어이없는 글을 올리기도 했습니다.



조사 결과, 이 씨에겐 여동생이 없었습니다.



<인터뷰> 최우영 (성동경찰서 사이버수사대/팀장) : "자극적인 글이 누리꾼들 사이에서 많은 관심을 받고 어떤 자기 과시가 되는 부분이니까, 추행이란 부분을 중점으로 글을 작성한 것 같습니다."



인터넷에 올린 사진들은 순식간에 엄청난 조회수와 함께, 비난 댓글이 빗발쳤습니다.



인터넷을 떠들썩하게 만든 성추행 인증샷.



다른 곳도 아닌 대학 도서관에서, 과시하고 자랑하려고 이런 사진을 찍었다는 사실에 학교 분위기는 흉흉했습니다.



<인터뷰> 송현아 (경기도 수원시 장안구) : "너무 충격 받았죠. 고등학생이면 철없어서 그런가 하는데, 왜 여자 노출 사진을 찍었다는 게 자랑거리인지도 모르겠고..."



<인터뷰> 이새봄 (경기도 군포시 산본동) : "같은 여자로서 치욕적이고... 학교라는 장소가 무섭다고 할까요."



이 사건은 또 다른 인증샷 논란으로 이어졌습니다.



개인 홈페이지에 올라온 서른 장의 사진, 한 남성을 심하게 구타하는 모습이 담겨 있습니다.



머리카락에 불을 붙이고, 신발에 입을 맞추게 했는데요. 심지어 신체부위까지 노출해 사진을 찍었습니다.



친구의 생일을 축하하려고, 장난삼아 올린 사진이었다고 합니다.



인증샷 논란은 어제 오늘의 일만은 아닙니다.



지난 2월, 중학생들의 알몸 졸업식 뒤풀이를 찍은 동영상이 인터넷에 올라 큰 파문을 부르기도 했습니다.



<녹취> 가해자 친구 : "선배들이 자기도 다 했다고, 졸업식 때 다른 학교도 그렇게 한다고... 불러서 억지로... 사건이 커지니까 놀랐나 봐요."



‘인증샷’은 사실을 증명하기 위해 인터넷에 올리는 사진과 동영상을 말하는 신조업니다.



<인터뷰> 이새봄 (경기도 군포시 산본동) : "예쁜 카페나 식당가면, 갔다 왔다고 자랑하려고 인증샷 찍어요."



그러나 최근에는 인증샷이 범죄를 부르고 있습니다.



좀 더 자극적인 장면을 찍기 위해섭니다.



지난해 11월, 중학생들이 노숙자를 폭행하는 동영상이 인터넷에 올라왔습니다.

<현장음> "슬리퍼로 때리고 도망가겠습니다."



노숙자를 치고 달아나는 학생들.



욕설을 하고, 위협하는 모습도 찍었는데요.



단순히 자랑하기 위해서였습니다.



<녹취> 가해자 친구 : "친구들 사이에서 세 보이고 싶은 그런 것도 있고... 기가 세 보이려고 그런 것 같아요."



동영상이 퍼지며 비난이 빗발쳤습니다.



홈페이지를 닫고 사과문까지 올렸지만, 파문은 걷잡을 수 없이 커진 뒤였습니다.



<인터뷰> 조우리 (서울특별시 성동구) : "진짜 어이없죠. 그렇게 (범죄 인증샷으로) 존재감을 드러내는 건..."



범죄 인증샷은 해마다 늘고 있습니다.



일부 누리꾼들의 잘못된 사이버 윤리의식이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습니다.



<인터뷰> 정완 (사이버범죄연구회/회장) : "조사를 받는 청소년들이 하나같이 하는 얘기가 있습니다. ’그런 법규가 있는지 잘 몰랐습니다’ 라는 것인데요. 평상시 사이버 윤리교육이 제대로 안되어 있다면 어떤 젊은이든지, 청소년이든지 그런 행동을 할 가능성은 얼마든지 있다고 생각합니다."



대학도서관에서 이른바 성추행 인증샷을 찍은 학생은 인정받고 싶어서 그랬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이런 행위는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의 벌금이 처해지는 범죄행위라고 경찰은 설명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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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04-22 08:5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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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이른바 ‘성추행 인증샷’이라는게 파문을 부르고 있습니다.

자신이 성추행했다는 것을 자랑하기 위해서 사진을 찍어, 그걸 인증샷이라고 인터넷에 올렸는데요.

어떤 사실을 확인시켜주겠다며 이런저런 인증샷이 인터넷에 떠돌지만, 이건 정말 도가 지나치네요.

이번 성추행 인증샷은 대학생이 찍은거라는데요,

이민우 기자, 왜 이런 짓을 하는겁니까?

<리포트>

도서관에서 조용히 공부하고 있는 여학생들 다리를 몰래 찍습니다.

그리곤 성추행에 성공했다고 인터넷에 자랑스럽게 올리죠.

쇠고랑 차려고 정신이 나갔나 싶으시겠지만, 이유를 들어보면 더 기가 막힙니다.

유명해지려고 그랬다는 거죠.

뭘 하던, 무슨 방법을 쓰던 유명해지기만 하면 된다.

왜 이런 생각을 할까요.

뭘 하던, 무슨 방법을 쓰던 1등만 기억하는 세상이라서 그런가요?

지난 17일, 한 인터넷 사이트에 이상한 사진이 올라왔습니다. 여성의 다리만 찍혀있는 4장의 사진.

찍은 장소는 대학교 도서관이었습니다.

‘내가 여성의 속옷을 건드렸다’는 성추행 성공 글도 함께 올라왔습니다.

<인터뷰> 최우영 (성동경찰서 사이버수사대/팀장) : "대학 도서관에 들어가서 소리가 안 나게 휴대폰으로 옆에 있는 여학생의 다리를 근접 촬영하고, 자기 과시를 하기 위해서 인터넷에 게시한 것입니다."

성추행 사실을 입증하기 위해서 올린 이른바 ’인증샷’입니다.

올린 사람은 자신이 고등학생인척 행동했습니다.

그러나 성추행은 거짓이었고, 올린 사람은 같은 학교에 다니는 대학생 이 모씨였습니다.

이유는 조금 특별했습니다.

<인터뷰> 최우영 (성동경찰서 사이버수사대/팀장) : "인터넷에 올리게 된 이유가 인터넷상에서 유명해지기 위해서 그런 인증샷을 했다고 합니다."

이 씨는 지난 1월에도 여동생을 성추행했다는 어이없는 글을 올리기도 했습니다.

조사 결과, 이 씨에겐 여동생이 없었습니다.

<인터뷰> 최우영 (성동경찰서 사이버수사대/팀장) : "자극적인 글이 누리꾼들 사이에서 많은 관심을 받고 어떤 자기 과시가 되는 부분이니까, 추행이란 부분을 중점으로 글을 작성한 것 같습니다."

인터넷에 올린 사진들은 순식간에 엄청난 조회수와 함께, 비난 댓글이 빗발쳤습니다.

인터넷을 떠들썩하게 만든 성추행 인증샷.

다른 곳도 아닌 대학 도서관에서, 과시하고 자랑하려고 이런 사진을 찍었다는 사실에 학교 분위기는 흉흉했습니다.

<인터뷰> 송현아 (경기도 수원시 장안구) : "너무 충격 받았죠. 고등학생이면 철없어서 그런가 하는데, 왜 여자 노출 사진을 찍었다는 게 자랑거리인지도 모르겠고..."

<인터뷰> 이새봄 (경기도 군포시 산본동) : "같은 여자로서 치욕적이고... 학교라는 장소가 무섭다고 할까요."

이 사건은 또 다른 인증샷 논란으로 이어졌습니다.

개인 홈페이지에 올라온 서른 장의 사진, 한 남성을 심하게 구타하는 모습이 담겨 있습니다.

머리카락에 불을 붙이고, 신발에 입을 맞추게 했는데요. 심지어 신체부위까지 노출해 사진을 찍었습니다.

친구의 생일을 축하하려고, 장난삼아 올린 사진이었다고 합니다.

인증샷 논란은 어제 오늘의 일만은 아닙니다.

지난 2월, 중학생들의 알몸 졸업식 뒤풀이를 찍은 동영상이 인터넷에 올라 큰 파문을 부르기도 했습니다.

<녹취> 가해자 친구 : "선배들이 자기도 다 했다고, 졸업식 때 다른 학교도 그렇게 한다고... 불러서 억지로... 사건이 커지니까 놀랐나 봐요."

‘인증샷’은 사실을 증명하기 위해 인터넷에 올리는 사진과 동영상을 말하는 신조업니다.

<인터뷰> 이새봄 (경기도 군포시 산본동) : "예쁜 카페나 식당가면, 갔다 왔다고 자랑하려고 인증샷 찍어요."

그러나 최근에는 인증샷이 범죄를 부르고 있습니다.

좀 더 자극적인 장면을 찍기 위해섭니다.

지난해 11월, 중학생들이 노숙자를 폭행하는 동영상이 인터넷에 올라왔습니다.
<현장음> "슬리퍼로 때리고 도망가겠습니다."

노숙자를 치고 달아나는 학생들.

욕설을 하고, 위협하는 모습도 찍었는데요.

단순히 자랑하기 위해서였습니다.

<녹취> 가해자 친구 : "친구들 사이에서 세 보이고 싶은 그런 것도 있고... 기가 세 보이려고 그런 것 같아요."

동영상이 퍼지며 비난이 빗발쳤습니다.

홈페이지를 닫고 사과문까지 올렸지만, 파문은 걷잡을 수 없이 커진 뒤였습니다.

<인터뷰> 조우리 (서울특별시 성동구) : "진짜 어이없죠. 그렇게 (범죄 인증샷으로) 존재감을 드러내는 건..."

범죄 인증샷은 해마다 늘고 있습니다.

일부 누리꾼들의 잘못된 사이버 윤리의식이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습니다.

<인터뷰> 정완 (사이버범죄연구회/회장) : "조사를 받는 청소년들이 하나같이 하는 얘기가 있습니다. ’그런 법규가 있는지 잘 몰랐습니다’ 라는 것인데요. 평상시 사이버 윤리교육이 제대로 안되어 있다면 어떤 젊은이든지, 청소년이든지 그런 행동을 할 가능성은 얼마든지 있다고 생각합니다."

대학도서관에서 이른바 성추행 인증샷을 찍은 학생은 인정받고 싶어서 그랬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이런 행위는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의 벌금이 처해지는 범죄행위라고 경찰은 설명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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