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날씬하고 잘 생겨야만 모델인가요?

입력 2010.04.28 (08:48) 수정 2010.04.28 (1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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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키크고 날씬한 사람만 모델하는 건 아닙니다 .

좀 특별한 개성을 지닌 사람들이 모델로 활약하고 있다는데요.

다시 말해 개성만으로 충분히 모델이 될수 있다는거죠?

정수영 기자, 그만큼 분야도 다양하다죠?

<리포트>

네, 그렇습니다.

유지원 앵커처럼 날씬하고 키 큰 사람만 모델로 성공하라는 법은 없습니다.

여성 옷 치수로 99사이즈를 입는 비만 모델, 머리가 잔뜩 벗겨진 대머리 모델까지 제품 광고 모델로 각광받고 있는데요.

모델은 예쁘고 잘생겨야만 한다는 생각 이제 잊어주십시오.

편견을 깨고 자신의 영역에서 당당히 활약하고 있는 이색 모델들 함께 만나보시죠.

대구시의 한 광고 촬영 준비 현장입니다.

그런데 멋진 CF 모델은 없고 평범해 보이 는 중년 남성뿐인데요.

머리스타일까지 깐깐하게 따지는 이 분, 외모는 평범해 보이 지만 10년차 베테랑 모델 백승복씨입니다.

<현장음> "이거 말고 다른 건 없나요? 여름이고 하니까 스포츠 머리 촬영 한 번 하고, 스포츠 머리도 어울리죠?"

백 씨는 바로 훤하게 머리가 벗겨진 대머리 모델인데요.

<인터뷰> 백승복 (가발 모델) : "남들보다 인물이 못났습니까? 어디가 못났습니까? 보세요. 지금은 나이가 들어 보여도 가발 쓰고 나면 아주 젊어 보이고 다른 사람들이 보기에 영화배우같이 보일 수 있습니다."

정수리 부분만 머리가 없고 가발 착용 전후 모습이 확연히 차이가 나 가발 업계에 서는 알아주는 모델입니다.

<인터뷰> 최원희 (가발 업체 사장) : "일단 머리카락이 탈모가 되신 분이어야 되고요. 가발 착용하기 전후가 확연히 차이가 나는 그런 분이 좋은 모델입니다."

카메라 앞에 서자 웬만한 모델 뺨치는 능숙한 포즈를 취하는데요.

가발을 쓰고 벗을 때마다 전용 미용사가 출동합니다.

<현장음> "얼짱 각도. 사장님 45도. 이쪽을 보셔야지. 좋습니다."

이 신기한 광경에 지나가던 사람들 모두 발걸음을 멈추는데요, 특히나 동변상련의 대머리 아저씨 부러운 듯 눈길을 떼지 못합니다.

<현장음> "아주 좋겠다."

처음에는 대머리를 숨기기 위해 썼던 가발, 이제는 당당히 벗겨진 머리를 드러내고 가발모델로서 사람들 앞에 나서고 있습니다.

<인터뷰> 백승복(가발 모델) : "모델 하고 나서부터는 굉장히 하는 일에 자신감도 생기고 내가 대머리가 아니었다면 어떻게 모델이 되었겠습니까?"

잘생기고 훤칠하지 않은 모델들이 활약하는 모습을 보는 건 그리 낯선 일이 아닙니다. 경상남도 김해의 촬영장으로 주부들이 모였는데요.

그런데 화장을 고쳐도 모자랄 판에 갑자기 세수를 하기 시작합니다.

<인터뷰> 김현주(각질 제거 모델) : "화장이 있으면 잘 안 나온다고 해서 깨끗하게 씻었습니다."

촬영이 시작되자 얼굴을 힘껏 문지르기 시작하는데요.

이들은 다름 아닌 각질 제거 모델입니다.

<현장음> "손끝으로 살살 문질러 보세요."

각질제거 모델의 조건은 예쁜 얼굴이 아닌 바로 때가 예쁘게 잘 나오는 것인데요.

<인터뷰> 정재홍 (각질 제거 업체 대표) : "얼굴이 예쁘고 못생긴 건 상관없어요. 때만 예쁘게 나오면 됩니다."

때가 많이 나오면 나올수록 최고의 모델로 인정받습니다.


<현장음> "때 진짜 잘 나온다. 많이 나왔다."

체면을 생각하면 선뜻 나서기 어려운 일이지만 눈 한 번 질끈 감고 때만 잘 벗겨내 면 되니 주부들의 소일거리로 안성맞춤입니다.


<인터뷰>김현주 (각질 제거 모델) : "이렇게 모여 있으면 시간도 잘 가고 이 제품을 쓰면서 피부도 좋아지고 견본품도 많이 얻어가고 이런 점에서 좋습니다."

자신의 단점을 장점으로 승화시킨 모델들 역시 점점 늘고 있는데요.

신제품 드레스 광고 촬영이 한창인 한 드레스 전문점입니다.

그런데 아무리 봐도 여느 모델들과는 조금 다른 모습인데요.

바로 큰옷 전문 모델 이정아씨입니다.

<인터뷰> 이정아 (빅사이즈 모델) : "43-36-44입니다."

그런데 갑자기 촬영하다 말고 어디론가 사라진 이 씨, 체중조절법이 여느 모델들과 는 반대인데요.

이렇게 틈틈이 간식을 먹어주는 겁니다.

<인터뷰> 이정아 (빅사이즈 모델) : "먹으면서 하죠. 몸무게 빠질까 봐. 몸무게 빠지면 큰일 나니까."

그녀의 가장 든든한 후원자는 남편인데요.

그녀의 99사이즈의 몸매도 남편에게는 보통 모델의 에스라인 부럽지 않습니다.

<인터뷰> 이연구( 이정아씨 남편) : "주관적으로 빼빼 마른 사람보다는 매력이 있던 거 같아요. 표정 보면 알잖아요. 밝은 거."

덕분에 날씬하고 아름다운 모델이 아닌 비만 여성들에게 아름다워질 수 있다는 희망을 주는 것이 바로 그녀의 꿈입니다.

<인터뷰> 이정아( 빅사이즈 모델) : "아름다움은 신체의 조건에서 오는 건 아니라고 생각하거든요. 자신감에서 오는 거고 그것으로 아름다워질 수 있다고 생각하니까."

홈쇼핑부터 인터넷 쇼핑몰까지 온, 오프라인을 주름잡고 있는 별난 모델들, 자신감 과 열정을 무기로 자신들만의 영역을 넓혀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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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04-28 08:48:59
    • 수정2010-04-28 10:5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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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키크고 날씬한 사람만 모델하는 건 아닙니다 . 좀 특별한 개성을 지닌 사람들이 모델로 활약하고 있다는데요. 다시 말해 개성만으로 충분히 모델이 될수 있다는거죠? 정수영 기자, 그만큼 분야도 다양하다죠? <리포트> 네, 그렇습니다. 유지원 앵커처럼 날씬하고 키 큰 사람만 모델로 성공하라는 법은 없습니다. 여성 옷 치수로 99사이즈를 입는 비만 모델, 머리가 잔뜩 벗겨진 대머리 모델까지 제품 광고 모델로 각광받고 있는데요. 모델은 예쁘고 잘생겨야만 한다는 생각 이제 잊어주십시오. 편견을 깨고 자신의 영역에서 당당히 활약하고 있는 이색 모델들 함께 만나보시죠. 대구시의 한 광고 촬영 준비 현장입니다. 그런데 멋진 CF 모델은 없고 평범해 보이 는 중년 남성뿐인데요. 머리스타일까지 깐깐하게 따지는 이 분, 외모는 평범해 보이 지만 10년차 베테랑 모델 백승복씨입니다. <현장음> "이거 말고 다른 건 없나요? 여름이고 하니까 스포츠 머리 촬영 한 번 하고, 스포츠 머리도 어울리죠?" 백 씨는 바로 훤하게 머리가 벗겨진 대머리 모델인데요. <인터뷰> 백승복 (가발 모델) : "남들보다 인물이 못났습니까? 어디가 못났습니까? 보세요. 지금은 나이가 들어 보여도 가발 쓰고 나면 아주 젊어 보이고 다른 사람들이 보기에 영화배우같이 보일 수 있습니다." 정수리 부분만 머리가 없고 가발 착용 전후 모습이 확연히 차이가 나 가발 업계에 서는 알아주는 모델입니다. <인터뷰> 최원희 (가발 업체 사장) : "일단 머리카락이 탈모가 되신 분이어야 되고요. 가발 착용하기 전후가 확연히 차이가 나는 그런 분이 좋은 모델입니다." 카메라 앞에 서자 웬만한 모델 뺨치는 능숙한 포즈를 취하는데요. 가발을 쓰고 벗을 때마다 전용 미용사가 출동합니다. <현장음> "얼짱 각도. 사장님 45도. 이쪽을 보셔야지. 좋습니다." 이 신기한 광경에 지나가던 사람들 모두 발걸음을 멈추는데요, 특히나 동변상련의 대머리 아저씨 부러운 듯 눈길을 떼지 못합니다. <현장음> "아주 좋겠다." 처음에는 대머리를 숨기기 위해 썼던 가발, 이제는 당당히 벗겨진 머리를 드러내고 가발모델로서 사람들 앞에 나서고 있습니다. <인터뷰> 백승복(가발 모델) : "모델 하고 나서부터는 굉장히 하는 일에 자신감도 생기고 내가 대머리가 아니었다면 어떻게 모델이 되었겠습니까?" 잘생기고 훤칠하지 않은 모델들이 활약하는 모습을 보는 건 그리 낯선 일이 아닙니다. 경상남도 김해의 촬영장으로 주부들이 모였는데요. 그런데 화장을 고쳐도 모자랄 판에 갑자기 세수를 하기 시작합니다. <인터뷰> 김현주(각질 제거 모델) : "화장이 있으면 잘 안 나온다고 해서 깨끗하게 씻었습니다." 촬영이 시작되자 얼굴을 힘껏 문지르기 시작하는데요. 이들은 다름 아닌 각질 제거 모델입니다. <현장음> "손끝으로 살살 문질러 보세요." 각질제거 모델의 조건은 예쁜 얼굴이 아닌 바로 때가 예쁘게 잘 나오는 것인데요. <인터뷰> 정재홍 (각질 제거 업체 대표) : "얼굴이 예쁘고 못생긴 건 상관없어요. 때만 예쁘게 나오면 됩니다." 때가 많이 나오면 나올수록 최고의 모델로 인정받습니다. <현장음> "때 진짜 잘 나온다. 많이 나왔다." 체면을 생각하면 선뜻 나서기 어려운 일이지만 눈 한 번 질끈 감고 때만 잘 벗겨내 면 되니 주부들의 소일거리로 안성맞춤입니다. <인터뷰>김현주 (각질 제거 모델) : "이렇게 모여 있으면 시간도 잘 가고 이 제품을 쓰면서 피부도 좋아지고 견본품도 많이 얻어가고 이런 점에서 좋습니다." 자신의 단점을 장점으로 승화시킨 모델들 역시 점점 늘고 있는데요. 신제품 드레스 광고 촬영이 한창인 한 드레스 전문점입니다. 그런데 아무리 봐도 여느 모델들과는 조금 다른 모습인데요. 바로 큰옷 전문 모델 이정아씨입니다. <인터뷰> 이정아 (빅사이즈 모델) : "43-36-44입니다." 그런데 갑자기 촬영하다 말고 어디론가 사라진 이 씨, 체중조절법이 여느 모델들과 는 반대인데요. 이렇게 틈틈이 간식을 먹어주는 겁니다. <인터뷰> 이정아 (빅사이즈 모델) : "먹으면서 하죠. 몸무게 빠질까 봐. 몸무게 빠지면 큰일 나니까." 그녀의 가장 든든한 후원자는 남편인데요. 그녀의 99사이즈의 몸매도 남편에게는 보통 모델의 에스라인 부럽지 않습니다. <인터뷰> 이연구( 이정아씨 남편) : "주관적으로 빼빼 마른 사람보다는 매력이 있던 거 같아요. 표정 보면 알잖아요. 밝은 거." 덕분에 날씬하고 아름다운 모델이 아닌 비만 여성들에게 아름다워질 수 있다는 희망을 주는 것이 바로 그녀의 꿈입니다. <인터뷰> 이정아( 빅사이즈 모델) : "아름다움은 신체의 조건에서 오는 건 아니라고 생각하거든요. 자신감에서 오는 거고 그것으로 아름다워질 수 있다고 생각하니까." 홈쇼핑부터 인터넷 쇼핑몰까지 온, 오프라인을 주름잡고 있는 별난 모델들, 자신감 과 열정을 무기로 자신들만의 영역을 넓혀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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