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해설] 어버이날의 그늘

입력 2010.05.08 (08:45) 수정 2010.05.08 (0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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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현순 해설위원]



어버이날입니다. 자녀들이 정성껏 장만한 선물을 들고 부모님을 찾아뵙는 날입니다. 그러나 앞으로는 이런 어버이날 풍경이 많이 달라질 것 같습니다. 세계 최저의 출산율을 보이고 있는 우리나라에서 아기 울음소리를 듣기 힘들어졌기 때문입니다.



2000년에 이미 고령화 사회로 들어선 우리나라의 65살 이상 노인 인구는 지난해 500만 명을 넘었습니다. 그러나 지난해 태어난 신생아수는 44만 5천 명에 불과했습니다. 학교에 다니는 학생을 가리키는 학령인구도 40여년 만에 처음으로 천만 명 아래로 떨어졌습니다. 자원 부족국가 이면서도 경제의 기적을 이루어낸 바탕이 되는 인적자원 조달에 비상이 걸린 것입니다. 노년의 삶도 더 길고 외로워졌습니다. 비교적 많은 자녀를 낳았던 우리 부모 세대에 홀로 사는 노인 가구가 전국적으로 100만 가구에 이릅니다. 서울의 경우 홀로 사는 노인 가구는 5가구에 한 가구 꼴입니다.



현재 장년층인 베이비 붐 세대가 노인이 되면 홀로 사는 노인 가구는 훨씬 늘어날 수 밖에 없습니다. 노인 인구의 증가는 곧 젊은 세대의 부담이 늘어나는 것을 뜻합니다. 건강보험을 비롯해서 2008년부터 본격적으로 실시된 노인요양보험 등 노인 부양을 위한 재정지출이 늘어납니다. 국민 연금을 비롯한 각종 연금 등을 유지해야할 의무도 젊은이들에게 지워져 있습니다. 특히 올해부터 퇴직이 본격화되는 베이비붐 세대의 경우 부모와 자녀를 아래위로 돌보느라 정작 자신들의 길어진 노후 자금을 비축할 여력이 없는 경우가 많다고 합니다.



베이비붐 세대의 고령화에 대비해서 미국은 연령차별금지법을 제정해 정년 제도를 사실상 금지했습니다. 일본은 지난 2004년 정년을 65살로 늘리는 법안을 통과시키는 한 편 고령자 재취업을 시키는 사업자에게 인센티브를 주는 방법 등으로 노인 고용을 늘리고 있습니다. 노인들이 오래 일을 하는 만큼 젊은 층의 부담은 줄어들 수 있습니다.



가장 좋은 해법은 세계 최저수준에 머물고 있는 출산율을 획기적으로 높이는 일입니다. 이대로 간다면 2050년까지 우리나라 인구가 400만 명이나 줄어든다고 합니다. 아기를 낳게 하는 일은 아기를 키우는 일과 가장 밀접한 관계가 있습니다. 부모가 아기를 낳되 사회가 아기의 보육을 책임지는 제도가 확립되면 보다 많은 아기 울음소리를 들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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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뉴스해설] 어버이날의 그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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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정2010-05-08 09:0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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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현순 해설위원]

어버이날입니다. 자녀들이 정성껏 장만한 선물을 들고 부모님을 찾아뵙는 날입니다. 그러나 앞으로는 이런 어버이날 풍경이 많이 달라질 것 같습니다. 세계 최저의 출산율을 보이고 있는 우리나라에서 아기 울음소리를 듣기 힘들어졌기 때문입니다.

2000년에 이미 고령화 사회로 들어선 우리나라의 65살 이상 노인 인구는 지난해 500만 명을 넘었습니다. 그러나 지난해 태어난 신생아수는 44만 5천 명에 불과했습니다. 학교에 다니는 학생을 가리키는 학령인구도 40여년 만에 처음으로 천만 명 아래로 떨어졌습니다. 자원 부족국가 이면서도 경제의 기적을 이루어낸 바탕이 되는 인적자원 조달에 비상이 걸린 것입니다. 노년의 삶도 더 길고 외로워졌습니다. 비교적 많은 자녀를 낳았던 우리 부모 세대에 홀로 사는 노인 가구가 전국적으로 100만 가구에 이릅니다. 서울의 경우 홀로 사는 노인 가구는 5가구에 한 가구 꼴입니다.

현재 장년층인 베이비 붐 세대가 노인이 되면 홀로 사는 노인 가구는 훨씬 늘어날 수 밖에 없습니다. 노인 인구의 증가는 곧 젊은 세대의 부담이 늘어나는 것을 뜻합니다. 건강보험을 비롯해서 2008년부터 본격적으로 실시된 노인요양보험 등 노인 부양을 위한 재정지출이 늘어납니다. 국민 연금을 비롯한 각종 연금 등을 유지해야할 의무도 젊은이들에게 지워져 있습니다. 특히 올해부터 퇴직이 본격화되는 베이비붐 세대의 경우 부모와 자녀를 아래위로 돌보느라 정작 자신들의 길어진 노후 자금을 비축할 여력이 없는 경우가 많다고 합니다.

베이비붐 세대의 고령화에 대비해서 미국은 연령차별금지법을 제정해 정년 제도를 사실상 금지했습니다. 일본은 지난 2004년 정년을 65살로 늘리는 법안을 통과시키는 한 편 고령자 재취업을 시키는 사업자에게 인센티브를 주는 방법 등으로 노인 고용을 늘리고 있습니다. 노인들이 오래 일을 하는 만큼 젊은 층의 부담은 줄어들 수 있습니다.

가장 좋은 해법은 세계 최저수준에 머물고 있는 출산율을 획기적으로 높이는 일입니다. 이대로 간다면 2050년까지 우리나라 인구가 400만 명이나 줄어든다고 합니다. 아기를 낳게 하는 일은 아기를 키우는 일과 가장 밀접한 관계가 있습니다. 부모가 아기를 낳되 사회가 아기의 보육을 책임지는 제도가 확립되면 보다 많은 아기 울음소리를 들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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