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글 간판까지 등장…‘원정 도박’의 유혹

입력 2010.05.22 (21:47) 수정 2010.05.22 (2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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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필리핀 마닐라엔 한글 간판을 내건 도박장들이 등장했다고 합니다. 원정도박, 이젠 소수 부유층뿐 아니라 일반 관광객들도 유혹을 당하고 있다는 겁니다. 박희봉 기자입니다.

<리포트>

한국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 마닐라 시내의 한 포커 클럽입니다.

클럽에 들어서자마자 필리핀인 직원이 한국말로 인사를 건넵니다.

<녹취> "어서오세요, 손님!"

늦은 밤이지만 클럽 곳곳에서 포커를 즐기는 한국인들이 눈에 띕니다.

한번에 판이 적게는 몇만 원부터 많게는 몇십만 원까지 오갑니다.

게임을 잘 모르는 관광객들에겐 한국인 직원이 다가와 친절하게 게임방법까지 설명해줍니다.

<인터뷰>한국인 직원 : "(세븐 포커에요? 홀덤이에요?) 홀덤이요! 제가 치니까요 오른쪽에서 같이 하시면 되요."

아예 한글 간판을 내건 도박장들도 등장했습니다.

카지노 앞 환전상에도, 카지노 안에서도, 한글 안내판을 쉽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평범한 관광객으로 왔다가 도박에 빠져 거액을 날리고 현지에 눌러앉는 경우도 있습니다.

<인터뷰>도박 중독자 : "카지노로 전 재산 탕진하고 갈 곳 없고, 가족들 얼굴 볼 수 없고 말도 할 수 없는 그 심정. 여권 맡기고 돈을 빌렸어요. 그 돈 다 잃었어요. 그러고 (현지에서) 잠수 타는 거죠."

심지어는 도박을 하기 위해 현지 유학생들의 여권까지 동원됩니다.

일부 카지노의 경우 한 사람이 칩으로 환전할 수 있는 횟수가 제한돼 있기 때문입니다.

<인터뷰>박모 씨(현지 유학생) : "한국에서 온 카지노 손님들이 '언더 네임'이라고... 이름을 쓰는 거에요. 제 여권 이름을. 그리고 그 사람들이 돈을 (칩으로) 바꿔서 카지노 게임을 하는 거죠."

소수 부유층의 얘기로 생각되던 원정 도박, 이제 일반 관광객과 유학생들에게까지 유혹의 손길을 뻗치고 있습니다.

KBS 뉴스 박희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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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글 간판까지 등장…‘원정 도박’의 유혹
    • 입력 2010-05-22 21:47:18
    • 수정2010-05-22 23:2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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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필리핀 마닐라엔 한글 간판을 내건 도박장들이 등장했다고 합니다. 원정도박, 이젠 소수 부유층뿐 아니라 일반 관광객들도 유혹을 당하고 있다는 겁니다. 박희봉 기자입니다. <리포트> 한국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 마닐라 시내의 한 포커 클럽입니다. 클럽에 들어서자마자 필리핀인 직원이 한국말로 인사를 건넵니다. <녹취> "어서오세요, 손님!" 늦은 밤이지만 클럽 곳곳에서 포커를 즐기는 한국인들이 눈에 띕니다. 한번에 판이 적게는 몇만 원부터 많게는 몇십만 원까지 오갑니다. 게임을 잘 모르는 관광객들에겐 한국인 직원이 다가와 친절하게 게임방법까지 설명해줍니다. <인터뷰>한국인 직원 : "(세븐 포커에요? 홀덤이에요?) 홀덤이요! 제가 치니까요 오른쪽에서 같이 하시면 되요." 아예 한글 간판을 내건 도박장들도 등장했습니다. 카지노 앞 환전상에도, 카지노 안에서도, 한글 안내판을 쉽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평범한 관광객으로 왔다가 도박에 빠져 거액을 날리고 현지에 눌러앉는 경우도 있습니다. <인터뷰>도박 중독자 : "카지노로 전 재산 탕진하고 갈 곳 없고, 가족들 얼굴 볼 수 없고 말도 할 수 없는 그 심정. 여권 맡기고 돈을 빌렸어요. 그 돈 다 잃었어요. 그러고 (현지에서) 잠수 타는 거죠." 심지어는 도박을 하기 위해 현지 유학생들의 여권까지 동원됩니다. 일부 카지노의 경우 한 사람이 칩으로 환전할 수 있는 횟수가 제한돼 있기 때문입니다. <인터뷰>박모 씨(현지 유학생) : "한국에서 온 카지노 손님들이 '언더 네임'이라고... 이름을 쓰는 거에요. 제 여권 이름을. 그리고 그 사람들이 돈을 (칩으로) 바꿔서 카지노 게임을 하는 거죠." 소수 부유층의 얘기로 생각되던 원정 도박, 이제 일반 관광객과 유학생들에게까지 유혹의 손길을 뻗치고 있습니다. KBS 뉴스 박희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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