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학력 신분 불안…희망없는 시간강사

입력 2010.05.29 (08:01)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앵커 멘트>

최근 한 대학 시간강사가 교수가 되기 위해 수억 원의 돈이 필요하다는 유서를 남기고 스스로 목숨을 끊어 충격을 던져줬습니다.

전국의 시간강사는 무려 7만여 명에 이르며, 열악한 처우와 고용불안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황현택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10년 넘게 대학에서 사회학을 가르쳐 온 시간강사 김정로 씨.

한달에 백 만원 정도의 강의료를 받고 일해 왔지만, 올해는 그마저도 못하게 됐습니다.

아예 수업이 폐지돼 버렸기 때문입니다.

박사 학위까지 갖고 있지만, 교단에 서는 것은 물론, 교수의 꿈은 접은 지도 오래입니다.

<인터뷰> 김정로(시간강사):"(교수 임용) 한 자리에 50명, 100명씩 내지 않겠어요. '임용하는데 얼마가 필요하다' 이런거야 이제 다 아는거 아니에요?"

유명 사립 대학에서 올해 첫 강의를 맡게 된 유승완 씨.

강사 임용은 물론 강의 개설권이 지도교수나 학교에 있다 보니 늘 고용 불안에 시달립니다.

<인터뷰> 유승완(시간 강사):"따로 '해고'라는 용어가 필요없죠. (강의 개설된다는) 전화 안하면 자동 해고예요"

최근 자살한 시간강사가 겪었을 고통이 남의 일이 아니라고 말합니다.

<인터뷰> 유승완:"자기(교수) 아들 컴퓨터가 고장났다고 하면, 그렇게 요구하면 고치러 가야 되는 거죠. 군대 사단장과 그에 배속된 병사 관계라고 해야 할까요"

일반 대학에서 시간강사의시간당 강의료는 평균 3만6천4백 원. 일부 사립대는 2만 원대입니다.

한해 수입이 전임교수의 10분의 1 안팎에 불과합니다.

<인터뷰>윤정원(한국비정규교수노조위원장):"교육의 질에 있어서는 차이가 없는데 시간 강의를 하시는 분들을 최소한 5명 이상은 쓸 수 있기 때문입니다."

현재 전국 시간강사는 7만 명 이상, 열악한 처우 속에서도 전체 대학 강의의 절반을 이들이 맡고 있고 있습니다.

KBS뉴스 황현택 입니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고학력 신분 불안…희망없는 시간강사
    • 입력 2010-05-29 08:01:03
    뉴스광장
<앵커 멘트> 최근 한 대학 시간강사가 교수가 되기 위해 수억 원의 돈이 필요하다는 유서를 남기고 스스로 목숨을 끊어 충격을 던져줬습니다. 전국의 시간강사는 무려 7만여 명에 이르며, 열악한 처우와 고용불안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황현택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10년 넘게 대학에서 사회학을 가르쳐 온 시간강사 김정로 씨. 한달에 백 만원 정도의 강의료를 받고 일해 왔지만, 올해는 그마저도 못하게 됐습니다. 아예 수업이 폐지돼 버렸기 때문입니다. 박사 학위까지 갖고 있지만, 교단에 서는 것은 물론, 교수의 꿈은 접은 지도 오래입니다. <인터뷰> 김정로(시간강사):"(교수 임용) 한 자리에 50명, 100명씩 내지 않겠어요. '임용하는데 얼마가 필요하다' 이런거야 이제 다 아는거 아니에요?" 유명 사립 대학에서 올해 첫 강의를 맡게 된 유승완 씨. 강사 임용은 물론 강의 개설권이 지도교수나 학교에 있다 보니 늘 고용 불안에 시달립니다. <인터뷰> 유승완(시간 강사):"따로 '해고'라는 용어가 필요없죠. (강의 개설된다는) 전화 안하면 자동 해고예요" 최근 자살한 시간강사가 겪었을 고통이 남의 일이 아니라고 말합니다. <인터뷰> 유승완:"자기(교수) 아들 컴퓨터가 고장났다고 하면, 그렇게 요구하면 고치러 가야 되는 거죠. 군대 사단장과 그에 배속된 병사 관계라고 해야 할까요" 일반 대학에서 시간강사의시간당 강의료는 평균 3만6천4백 원. 일부 사립대는 2만 원대입니다. 한해 수입이 전임교수의 10분의 1 안팎에 불과합니다. <인터뷰>윤정원(한국비정규교수노조위원장):"교육의 질에 있어서는 차이가 없는데 시간 강의를 하시는 분들을 최소한 5명 이상은 쓸 수 있기 때문입니다." 현재 전국 시간강사는 7만 명 이상, 열악한 처우 속에서도 전체 대학 강의의 절반을 이들이 맡고 있고 있습니다. KBS뉴스 황현택 입니다.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2024 파리 올림픽 배너 이미지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