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르기스스탄, 민족 갈등 폭발

입력 2010.06.20 (0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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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세계인의 눈과 귀가 월드컵 축구대회가 열리는 남아프리카공화국으로 향해 있는 사이 중앙아시아의 키르기스스탄이 국제 사회의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좀처럼 국제 무대에 등장하지 않는 나라인데, 지난 4월 대규모 소요 사태가 일어나 집권자가 쫒겨나고 과도정부가 들어서면서 주목을 받은데 이어 이번에는 민족 분규가 크게 터졌습니다.

6월 셋째 주 특파원현장보고, 먼저 키르기스스탄 사태부터 짚어봅니다.


키르기스스탄에서 키르기스 주민과 우즈벡 주민 사이에 충돌이 격화돼 수 백 명이 사망하고 수 십만 명의 난민이 발생했습니다.

피해는 주로 우즈벡계 주민들에게 집중되고 있는데요..집을 버리고 안전 지대로 대피하는 사람들도 대부분 우즈벡 주민들입니다. 이들을 위한 국제 사회의 지원도 시작되고 있습니다.

모스크바 김명섭 특파원 연결해 이번 사태의 전말 자세히 알아봅니다.

<질문>
김 특파원, 사태가 처음 촉발된 게 우리 날짜로 지난 11일이니까 일주일이 지났습니다. 상황이 많이 진정됐다고는 하는데 지금 현지 분위기는 어떻습니까?

<답변>
예. 민족 분규가 발생한 키르기스스탄 남부지역은 그야말로 아수라장이 됐습니다.

키르기스계와 우즈벡계의 싸움이 처음 시작됐던 남부도시 오쉬시는 시내 곳곳이 폐허처럼 변했습니다. 건물들이 불에 타거나 처참하게 부서져 내렸습니다.

도로 위에 세워진 차량들은 불에 타 검게 그을렸습니다. 상점들은 약탈당했고 공공시설도 무장 폭도들의 공격을 받아 행정이 상당히 마비된 상태입니다.

지난 10일 오쉬에서 키르기스계 청년과 우즈벡계 청년과의 충돌에서 시작된 이번 폭동은 키르기스계 폭도들이 군과 경찰들의 무기를 탈취해 우즈벡 주민들을 무차별 공격하면서 유혈 사태로 격화됐습니다.

폭동은 곧 잘랄아바드 등 키르기스스탄 남부도시들로 확산됐습니다. 키르기스스탄 과도정부는 지난 주말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군인들과 경찰을 추가 투입했지만 폭도들의 무장 폭력은 한주 내내 지속되는 양상을 보였습니다.

이번 사태로 현재까지 백90여 명 사망에 2천여 명이 부상한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한편 오툰바예바 과도정부 대통령은 사망자 숫자에 대해 키르기스스탄에서는 해가 지기 전에 시신을 묻는 관습 때문에 실제 사망자 수가 정부 공식 집계보다 최고 10배까지 많을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오툰바예바 대통령은 어제 오쉬시를 방문해 도시를 재건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질문>
인명 피해가 아주 심각하군요..그런데 집을 떠나 안전한 곳을 찾아 나선 난민 수도 엄청나다는데..키르기스계 무장 폭도들의 무차별적인 살육 현장을 벗어나려는 우즈벡 주민들이라구요?

<답변>
예. 그렇습니다. 지난 주 오쉬에서 발생한 무장 폭력 사태가 인근 도시로 번져가면서 집을 잃은 난민들은 이들 남부도시를 탈출했습니다.

대다수가 우즈벡계인 난민들은 조상의 나라인 이웃 우즈베키스탄으로 넘어갔는데요, 현재까지 국경을 넘어 우즈베키스탄에 머무는 주민들만 10만 명에 이른 것으로 추산하고 있습니다.

키르기스계 무장 폭도들이 주로 우즈벡계 남성들을 공격했기 때문에 국경을 넘는 피난민들은 여성들과 어린이들이 대부분입니다. 우즈벡계 피난민들의 말을 차례로 들어보시죠.

<인터뷰> 우마로브(우즈벡계 피난민):"우리 집들이 불탔고 아들들은 살해 당했어요. 15명이 죽은 채로 바닥에 누워 있어요."

<인터뷰> 쿠르바노바(우즈벡계 피난민):"집이 불타 무너져 내려 아무도 없습니다. 여기 사람들이 많지만 먹을 음식은 없어요."

난민들이 몰려오자 우즈베키스탄 지방정부에서는 한때 국경을 폐쇄하기도 했는데요, 이 때문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한 채 키르기스스탄 국경지대를 떠돌고 있는 난민만 10만 명 정도로 알려져 있습니다. UN 인도지원조정국은 키르기스스탄에서 발생한 난민이 40만 명이 넘는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질문> 수 천명의 사상자에 수 십만 명의 난민...전쟁 때나 일어날 수 있는 상황으로 보이는데 두 민족간에 이렇게 심각한 유혈 사태가 벌어진 이유는 도대체 뭡니까?

<답변>
예. 키르기스스탄 지역에서 키르기스 민족과 우즈벡 민족이 충돌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닙니다.

오쉬는 우즈베키스탄 국경과 약 5킬로미터 정도 떨어져 있는데 키르기스스탄과 우즈베키스탄 두 나라가 지난 1990년 6월에 오쉬 지역에서 충돌해 5백명이 넘는 사망자가 발생했습니다. 이 일대에는 물이 모자라는데 이 두 나라는 농업용수와 천연가스를 놓고 잦은 충돌을 빚어왔습니다.

키르기스스탄에는 우즈벡계 주민들이 전체의 14%를 차지합니다. 특히 이번 폭력 사태가 발생한 오쉬와 잘랄아바드 등 남부도시 일대에는 인구의 절반 가량이 우즈벡 주민들입니다.

이곳에서 우즈벡 주민들은 경제 주도권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키르기스계의 불만이 쌓여왔습니다.

뉴욕타임즈 등 외신들은 지난 4월 시민봉기로 물러난 바키예프 전 대통령을 지지하는 기반이 주로 우즈벡 주민들이었다는 점을 상기시켰습니다. 즉 전 대통령을 지지하는 우즈벡계 주민들과 현 과도정부를 지지하는 키르기스계 주민들의 정치적 충돌로 해석하고 있습니다.

키르기스계와 우즈벡계 주민들의 해묵은 감정 싸움에다 최근의 정치적 혼란 상황까지 겹쳐 복잡한 양상을 띄고 있습니다.

<질문>
역사적으로 형성된 원한에다 최근의 정치적 배경까지..유혈 충돌의 배경이 단순하지 않네요.

<답변>
네..키르기스 폭도들이 우즈벡인들에 대해 거의 인종 청소 식의 만행을 자행한다는 외신 보도도 있던데..걱정입니다.

<질문>
그런데 김 특파원, 소요 현장에 외국인들도 살고 있을텐데..안전한 곳으로 탈출했는지 궁금합니다.

<답변>
예. 폭력 사태가 벌어진 오쉬시와 인근 지역에 거주하는 외국인들은, 키르키스스탄내 안전한 지역으로 빠져나오거나 아예 나라 밖으로 탈출하기도 했습니다.

키르기스스탄에 많은 동포가 살고 있는 중국은 전세기를 동원해 천3백명의 자국 교민을 중국으로 옮기기도 했습니다. 파키스탄은 이번 폭동으로 자국민 한명이 사망하자 교민들을 본국으로 소개했습니다.

한편 오쉬시에 거주하는 우리 교민은 약 80여 명인데요. 잔류를 희망하는 3명을 제외하고 나머지 교민들은 지난 일요일 오쉬시를 탈출했습니다. 주키르기스스탄 한국대사관의 서승열 대사의 말을 들어보시죠.

<녹취> 서승열(주키르기스스탄 한국 대사):"경찰 버스 2대에다 (교민을)싣고 버스에 무장경찰이 타고 무장장갑차가 호위를 하고 공항까지 (무사히)도착했습니다."

<질문> 사태의 추이와 파장을 인접국 러시아는 물론 미국도 예의주시하는 것 같아요..아무래도 두 나라가 키르기스스탄에 군기지를 두고 있기 때문이겠죠?

<답변>
키르기스스탄에는 아프간전 지원을 하는 미국의 대 중동전략기지가 자리하고 있습니다. 러시아도 공군기지가 있는데요, 사태가 발생하자 러시아는 군사기지와 인원 보호 등을 위해 공수대대를 파견했습니다.

이들 두나라 기지는 폭동 지역에서는 멀리 떨어져 아직 별 영향은 없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습니다.

오툰바예바 대통령은 폭력 사태가 걷잡을 수 없이 악화되자 질서 유지를 위해 러시아에 군사 지원 요청까지 했습니다. 러시아는 키르기스 주요 전략 거점에 파병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습니다.

현재 국제구호단체로부터 물과 식량 등의 구호품이 키르기스스탄에 전해지고 있습니다.

유럽연합은 폭동을 피해 달아난 난민들을 구호하기 위해 5백만 유로를 지원하기로 했습니다. 미국도 백만 달러의 인도적 지원을 추진하며 이번 폭력 사태에 대해 우려를 전달했습니다.

유엔은 이번 분쟁이 다른 중앙아시아 지역으로 확산되는 것을 막기 위해 키르기스스탄에 특사를 보냈습니다. 미라슬라브 유엔 특사의 말을 들어보시죠.

<인터뷰> 미라슬라바(유엔 특사):"민족간 화해를 위한 여러가지 일들을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유엔인권이사회는 어제 47개 회원국 만장 일치로 키르기스스탄 폭력사태를 비난하는 결의안을 채택하고 진상조사와 책임 규명을 촉구했습니다. 현재 잘랄아바드 등 일부 도시는 안정을 되찾고 치안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무장 폭도들은 아직 거리를 활보하며 있고 이들을 피해 도시를 탈출한 수십만의 난민들은 여전히 국경 주위를 떠돌고 있습니다. 민족간의 반복되는 유혈 분쟁이 잠재돼 있어 키르기스스탄은 중앙아시아의 새로운 화약고로 자리매김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모스크바에서 전해드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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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키르기스스탄, 민족 갈등 폭발
    • 입력 2010-06-20 08:50:39
    특파원 현장보고
<앵커 멘트>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세계인의 눈과 귀가 월드컵 축구대회가 열리는 남아프리카공화국으로 향해 있는 사이 중앙아시아의 키르기스스탄이 국제 사회의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좀처럼 국제 무대에 등장하지 않는 나라인데, 지난 4월 대규모 소요 사태가 일어나 집권자가 쫒겨나고 과도정부가 들어서면서 주목을 받은데 이어 이번에는 민족 분규가 크게 터졌습니다. 6월 셋째 주 특파원현장보고, 먼저 키르기스스탄 사태부터 짚어봅니다. 키르기스스탄에서 키르기스 주민과 우즈벡 주민 사이에 충돌이 격화돼 수 백 명이 사망하고 수 십만 명의 난민이 발생했습니다. 피해는 주로 우즈벡계 주민들에게 집중되고 있는데요..집을 버리고 안전 지대로 대피하는 사람들도 대부분 우즈벡 주민들입니다. 이들을 위한 국제 사회의 지원도 시작되고 있습니다. 모스크바 김명섭 특파원 연결해 이번 사태의 전말 자세히 알아봅니다. <질문> 김 특파원, 사태가 처음 촉발된 게 우리 날짜로 지난 11일이니까 일주일이 지났습니다. 상황이 많이 진정됐다고는 하는데 지금 현지 분위기는 어떻습니까? <답변> 예. 민족 분규가 발생한 키르기스스탄 남부지역은 그야말로 아수라장이 됐습니다. 키르기스계와 우즈벡계의 싸움이 처음 시작됐던 남부도시 오쉬시는 시내 곳곳이 폐허처럼 변했습니다. 건물들이 불에 타거나 처참하게 부서져 내렸습니다. 도로 위에 세워진 차량들은 불에 타 검게 그을렸습니다. 상점들은 약탈당했고 공공시설도 무장 폭도들의 공격을 받아 행정이 상당히 마비된 상태입니다. 지난 10일 오쉬에서 키르기스계 청년과 우즈벡계 청년과의 충돌에서 시작된 이번 폭동은 키르기스계 폭도들이 군과 경찰들의 무기를 탈취해 우즈벡 주민들을 무차별 공격하면서 유혈 사태로 격화됐습니다. 폭동은 곧 잘랄아바드 등 키르기스스탄 남부도시들로 확산됐습니다. 키르기스스탄 과도정부는 지난 주말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군인들과 경찰을 추가 투입했지만 폭도들의 무장 폭력은 한주 내내 지속되는 양상을 보였습니다. 이번 사태로 현재까지 백90여 명 사망에 2천여 명이 부상한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한편 오툰바예바 과도정부 대통령은 사망자 숫자에 대해 키르기스스탄에서는 해가 지기 전에 시신을 묻는 관습 때문에 실제 사망자 수가 정부 공식 집계보다 최고 10배까지 많을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오툰바예바 대통령은 어제 오쉬시를 방문해 도시를 재건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질문> 인명 피해가 아주 심각하군요..그런데 집을 떠나 안전한 곳을 찾아 나선 난민 수도 엄청나다는데..키르기스계 무장 폭도들의 무차별적인 살육 현장을 벗어나려는 우즈벡 주민들이라구요? <답변> 예. 그렇습니다. 지난 주 오쉬에서 발생한 무장 폭력 사태가 인근 도시로 번져가면서 집을 잃은 난민들은 이들 남부도시를 탈출했습니다. 대다수가 우즈벡계인 난민들은 조상의 나라인 이웃 우즈베키스탄으로 넘어갔는데요, 현재까지 국경을 넘어 우즈베키스탄에 머무는 주민들만 10만 명에 이른 것으로 추산하고 있습니다. 키르기스계 무장 폭도들이 주로 우즈벡계 남성들을 공격했기 때문에 국경을 넘는 피난민들은 여성들과 어린이들이 대부분입니다. 우즈벡계 피난민들의 말을 차례로 들어보시죠. <인터뷰> 우마로브(우즈벡계 피난민):"우리 집들이 불탔고 아들들은 살해 당했어요. 15명이 죽은 채로 바닥에 누워 있어요." <인터뷰> 쿠르바노바(우즈벡계 피난민):"집이 불타 무너져 내려 아무도 없습니다. 여기 사람들이 많지만 먹을 음식은 없어요." 난민들이 몰려오자 우즈베키스탄 지방정부에서는 한때 국경을 폐쇄하기도 했는데요, 이 때문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한 채 키르기스스탄 국경지대를 떠돌고 있는 난민만 10만 명 정도로 알려져 있습니다. UN 인도지원조정국은 키르기스스탄에서 발생한 난민이 40만 명이 넘는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질문> 수 천명의 사상자에 수 십만 명의 난민...전쟁 때나 일어날 수 있는 상황으로 보이는데 두 민족간에 이렇게 심각한 유혈 사태가 벌어진 이유는 도대체 뭡니까? <답변> 예. 키르기스스탄 지역에서 키르기스 민족과 우즈벡 민족이 충돌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닙니다. 오쉬는 우즈베키스탄 국경과 약 5킬로미터 정도 떨어져 있는데 키르기스스탄과 우즈베키스탄 두 나라가 지난 1990년 6월에 오쉬 지역에서 충돌해 5백명이 넘는 사망자가 발생했습니다. 이 일대에는 물이 모자라는데 이 두 나라는 농업용수와 천연가스를 놓고 잦은 충돌을 빚어왔습니다. 키르기스스탄에는 우즈벡계 주민들이 전체의 14%를 차지합니다. 특히 이번 폭력 사태가 발생한 오쉬와 잘랄아바드 등 남부도시 일대에는 인구의 절반 가량이 우즈벡 주민들입니다. 이곳에서 우즈벡 주민들은 경제 주도권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키르기스계의 불만이 쌓여왔습니다. 뉴욕타임즈 등 외신들은 지난 4월 시민봉기로 물러난 바키예프 전 대통령을 지지하는 기반이 주로 우즈벡 주민들이었다는 점을 상기시켰습니다. 즉 전 대통령을 지지하는 우즈벡계 주민들과 현 과도정부를 지지하는 키르기스계 주민들의 정치적 충돌로 해석하고 있습니다. 키르기스계와 우즈벡계 주민들의 해묵은 감정 싸움에다 최근의 정치적 혼란 상황까지 겹쳐 복잡한 양상을 띄고 있습니다. <질문> 역사적으로 형성된 원한에다 최근의 정치적 배경까지..유혈 충돌의 배경이 단순하지 않네요. <답변> 네..키르기스 폭도들이 우즈벡인들에 대해 거의 인종 청소 식의 만행을 자행한다는 외신 보도도 있던데..걱정입니다. <질문> 그런데 김 특파원, 소요 현장에 외국인들도 살고 있을텐데..안전한 곳으로 탈출했는지 궁금합니다. <답변> 예. 폭력 사태가 벌어진 오쉬시와 인근 지역에 거주하는 외국인들은, 키르키스스탄내 안전한 지역으로 빠져나오거나 아예 나라 밖으로 탈출하기도 했습니다. 키르기스스탄에 많은 동포가 살고 있는 중국은 전세기를 동원해 천3백명의 자국 교민을 중국으로 옮기기도 했습니다. 파키스탄은 이번 폭동으로 자국민 한명이 사망하자 교민들을 본국으로 소개했습니다. 한편 오쉬시에 거주하는 우리 교민은 약 80여 명인데요. 잔류를 희망하는 3명을 제외하고 나머지 교민들은 지난 일요일 오쉬시를 탈출했습니다. 주키르기스스탄 한국대사관의 서승열 대사의 말을 들어보시죠. <녹취> 서승열(주키르기스스탄 한국 대사):"경찰 버스 2대에다 (교민을)싣고 버스에 무장경찰이 타고 무장장갑차가 호위를 하고 공항까지 (무사히)도착했습니다." <질문> 사태의 추이와 파장을 인접국 러시아는 물론 미국도 예의주시하는 것 같아요..아무래도 두 나라가 키르기스스탄에 군기지를 두고 있기 때문이겠죠? <답변> 키르기스스탄에는 아프간전 지원을 하는 미국의 대 중동전략기지가 자리하고 있습니다. 러시아도 공군기지가 있는데요, 사태가 발생하자 러시아는 군사기지와 인원 보호 등을 위해 공수대대를 파견했습니다. 이들 두나라 기지는 폭동 지역에서는 멀리 떨어져 아직 별 영향은 없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습니다. 오툰바예바 대통령은 폭력 사태가 걷잡을 수 없이 악화되자 질서 유지를 위해 러시아에 군사 지원 요청까지 했습니다. 러시아는 키르기스 주요 전략 거점에 파병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습니다. 현재 국제구호단체로부터 물과 식량 등의 구호품이 키르기스스탄에 전해지고 있습니다. 유럽연합은 폭동을 피해 달아난 난민들을 구호하기 위해 5백만 유로를 지원하기로 했습니다. 미국도 백만 달러의 인도적 지원을 추진하며 이번 폭력 사태에 대해 우려를 전달했습니다. 유엔은 이번 분쟁이 다른 중앙아시아 지역으로 확산되는 것을 막기 위해 키르기스스탄에 특사를 보냈습니다. 미라슬라브 유엔 특사의 말을 들어보시죠. <인터뷰> 미라슬라바(유엔 특사):"민족간 화해를 위한 여러가지 일들을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유엔인권이사회는 어제 47개 회원국 만장 일치로 키르기스스탄 폭력사태를 비난하는 결의안을 채택하고 진상조사와 책임 규명을 촉구했습니다. 현재 잘랄아바드 등 일부 도시는 안정을 되찾고 치안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무장 폭도들은 아직 거리를 활보하며 있고 이들을 피해 도시를 탈출한 수십만의 난민들은 여전히 국경 주위를 떠돌고 있습니다. 민족간의 반복되는 유혈 분쟁이 잠재돼 있어 키르기스스탄은 중앙아시아의 새로운 화약고로 자리매김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모스크바에서 전해드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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