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뉴스] SSM 유통전쟁 1년…해법은?

입력 2010.07.05 (2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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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기업형 슈퍼마켓, SSM이 속속 문을 열면서 동네 상인들이 크게 반발했었죠.



상인들이 첫 사업조정신청을 낸지도 벌써 1년이 됐습니다.



오늘 이슈앤 뉴스. 지금도 수그러들지 않은 SSM 갈등, 무엇이 문제인지, 또 해법은 없는지 알아보겠습니다.



먼저 치열했던 유통전쟁. 그 1년의 기록부터 돌아 보겠습니다.



<리포트>



SSM의 등장으로 불안감을 느낀 동네상인들은 개점을 저지하며 실력행사를 벌였습니다.



<녹취>상인:"이번에 여기서 밀려나면 저희는 죽는겁니다."



SSM과 중소상인들간의 대립은 갈수록 격화됐고, 상인들은 결국 지난해 7월 처음으로 사업조정 신청을 했습니다.



하지만, 이후에도 대형유통업체들은 계속 출점을 시도하고 있어 갈등은 여전히 진행중입니다.



<앵커 멘트>



그렇다면 SSM이 동네 상권을 어떻게 바꿔놨는지 직접 보여 드리겠습니다.



정정훈 기자가 가 봤습니다.



<리포트>



저녁식사 준비를 위해 주부들로 북적여야 할 늦은 오후, 동네슈퍼에는 손님들이 기껏해야 손에 꼽을 정도입니다.



같은 시간, 300m 정도 떨어진 SSM과는 대조적인 모습입니다.



<인터뷰>이상경(슈퍼마켓 상인):"많이 어렵죠. 우리둘이서 하는건데. 애들도 키우고.상당히 힘들어요."



15년 동안 자리를 지켜왔던 가게까지 내놨습니다.



<인터뷰>이상경:"(가게)내놨습니다. 하도 이제 벌이도 안되고 하니까 자꾸 매달려봤자 힘만 들고 어려우니까."



<인터뷰>조남길(공인중개사):"찾는 사람이 거의 없기 때문에 가게들이 몇개월째 나와도 빠지지도 않고 움직임이 별로 없습니다."



슈퍼마켓은 물론 철물점과 채소가게 등 인근 골목 상권도 기업형 슈퍼의 영향권에서 벗어나지 못했습니다.



<인터뷰>정재길(채소가게 운영):"우유 하나 사더라도 옆에 있는 콩나물 하나 집어오게 되니까 저희는 피해볼 수밖에 없죠."



유통전쟁이 시작된 지 1년, SSM이 들어선 곳 1km 내에 있는 중소유통업체들의 하루 평균 매출과 고객 수는 각각 34%와 36% 가량 줄어든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질문> 이렇게 ’유통재벌’이 골목까지 들어온다는 것. 보신대로 동네 슈퍼를 운영하는 상인들에겐 큰 위협이 될텐데요. 경제팀의 홍수진 기자 나와 있습니다. 홍기자! 이런 SSM이 전국적으로 몇 개나 들어섰죠?



<답변>



슈퍼 슈퍼 마켓이라고 불리는 유통 재벌의 기업형 슈퍼는 2005년부터 본격적으로 등장했는데요.



대형마트가 포화상태에 이르자 골목 상권을 노리고 SSM을 만든 것입니다.



2005년에 267개이던 것이 꾸준히 증가하면서 큰 사회적 갈등이 야기됐고요, 현재 전국에 773개의 SSM이 있는 걸로 집계돼 있습니다.



<질문> 이렇게 SSM이 크게 늘자, 중소상인들이 ’사업조정신청’이란 걸 내지 않았습니까? 이게 어떤 역할을 하고 또 몇 건이나 접수됐습니까?



<답변>



네, 보통 대기업이 어떤 사업에 진출을 하게 되면 해당 중소 업체들은 큰 타격을 받을수 밖에 없는데요.



이럴 경우 정부가 대기업의 사업 개시를 보류하거나 축소하라고 권고하는 것을 사업조정신청이라고 합니다..



현재 업체별로 개점한 SSM 수는 롯데수퍼와 홈플러스가 2백개가 넘고, GS수퍼, 이마트 순인데요.



사업조정 신청이 들어온 건수는 홈플러스가 76건으로 가장 많고 롯데, GS, 이마트 등이 모두 174건입니다.



이에따라 현재 국회에는 전통시장 500미터 이내에 기업형슈퍼가 들어올 경우, 등록을 하게 하는 법과 기업형슈퍼 가맹점도 사업조정 대상에 포함시키는 법 2개가 여.야 이견으로 계류중입니다.



이렇게 조정기능이 증발된 사이 신세계 이마트를 제외한 나머지 업체들은 신규 점포를 계속 늘려가고 있습니다.



<질문> 우리보다 SSM이 일찍 생긴나라가 바로 일본인데요, 일본같은 나라는 이런 갈등을 어떻게 풀었습니까?



<답변>



일본은 일찌기 1973년, 도심 재래 상가 주변에 대형 상점이 들어오지 못하도록 막는 법안을 만들었었지만, 최근엔 오히려 이 규제를 풀었습니다.



30년동안 중소 유통업체도 자립할 수 있는 환경이 됐기 때문입니다.



법 이전에 유통대기업과 소상인들이 함께 사는 방법은 없는지, 김시원 기자가 이웃 일본에서 해법을 찾아봤습니다



<리포트>



새벽 5시 20분, 트럭 한 대가 도로를 내달립니다.



고베 시내의 수산물 도매시장.



45년 경력의 생선 상인, 료스케 씨가 수산물을 꼼꼼히 살핍니다.



<녹취> 헤이 료스케(75세/생선 상인):"살아있는지, 전복의 오른쪽이 통통한지 보고 고르는 거에요."



구입한 수산물은 곧바로 료스케 씨가 일하는 ’푸케토’로 옮깁니다.



야채와 과일, 고기류 등 신선 식품을 파는 시장 상인들이 한 데 모여 각자 독자적으로 운영하는 조합형 상점입니다.



<녹취> 요시오카 (정육 부문 사장):"동료들은 모두 전문가라고 할까요. 야구로 보자면 에이스로 4번 타자들이 각 부서에 있다고 할 수 있죠.



경쟁력은 신선함, 그날 그날 최소 물량만 구입해 재고를 남기지 않습니다.



깐깐한 일본 소비자들이 늘 붐비는 이유입니다.



<인터뷰> 기무라 스에코(시민):"채소가 비교적 싸고 신선해요. 그래서 매일 찾습니다."



푸케토에서 바로 백미터 정도 떨어진 곳에는 다이에라는 대형 유통 체인이 있지만, 보시는 것 처럼 텅 비어 있습니다.



도쿄 외곽의 이루마 市.



대형 유통업체 임원진과 주변 상인들간의 회의가 한창입니다. 당첨된 사람과 5엔 동전의 관계를 말씀 드리는 거예요.



고객들을 위한 이벤트를 준비하고 판매 품목도 협의하는 겁니다.



물론 대형 유통업체가 들어선 초창기엔 쉽지 않았습니다.



<녹취> 마쯔이 (중소상인 대표단):"회원들을 모아서 테이블에서 논의하기까지 3년이나 걸린 거죠."



그러나 백화점 측 제안으로 대형유통업체와 주변상점가의 도장을 받아오면 경품을 주는 이벤트를 같이하고, 지역축제도 함께 준비하면서 서로에 대한 인식이 확 달라졌습니다.



<인터뷰> 사토시 (마루히로 百 부점장):"이 지역 전체가 하나가 돼 외부의 경쟁자와 싸우자는 생각을 갖고 전개하고 있죠."



스스로의 경쟁력을 갖추고 끊임없이 대화를 시도한다.



20년 전부터 갈등을 겪어온 일본 상인들의 해법입니다.



KBS 뉴스 김시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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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슈&뉴스] SSM 유통전쟁 1년…해법은?
    • 입력 2010-07-05 21:59:13
    뉴스 9
<앵커 멘트>

기업형 슈퍼마켓, SSM이 속속 문을 열면서 동네 상인들이 크게 반발했었죠.

상인들이 첫 사업조정신청을 낸지도 벌써 1년이 됐습니다.

오늘 이슈앤 뉴스. 지금도 수그러들지 않은 SSM 갈등, 무엇이 문제인지, 또 해법은 없는지 알아보겠습니다.

먼저 치열했던 유통전쟁. 그 1년의 기록부터 돌아 보겠습니다.

<리포트>

SSM의 등장으로 불안감을 느낀 동네상인들은 개점을 저지하며 실력행사를 벌였습니다.

<녹취>상인:"이번에 여기서 밀려나면 저희는 죽는겁니다."

SSM과 중소상인들간의 대립은 갈수록 격화됐고, 상인들은 결국 지난해 7월 처음으로 사업조정 신청을 했습니다.

하지만, 이후에도 대형유통업체들은 계속 출점을 시도하고 있어 갈등은 여전히 진행중입니다.

<앵커 멘트>

그렇다면 SSM이 동네 상권을 어떻게 바꿔놨는지 직접 보여 드리겠습니다.

정정훈 기자가 가 봤습니다.

<리포트>

저녁식사 준비를 위해 주부들로 북적여야 할 늦은 오후, 동네슈퍼에는 손님들이 기껏해야 손에 꼽을 정도입니다.

같은 시간, 300m 정도 떨어진 SSM과는 대조적인 모습입니다.

<인터뷰>이상경(슈퍼마켓 상인):"많이 어렵죠. 우리둘이서 하는건데. 애들도 키우고.상당히 힘들어요."

15년 동안 자리를 지켜왔던 가게까지 내놨습니다.

<인터뷰>이상경:"(가게)내놨습니다. 하도 이제 벌이도 안되고 하니까 자꾸 매달려봤자 힘만 들고 어려우니까."

<인터뷰>조남길(공인중개사):"찾는 사람이 거의 없기 때문에 가게들이 몇개월째 나와도 빠지지도 않고 움직임이 별로 없습니다."

슈퍼마켓은 물론 철물점과 채소가게 등 인근 골목 상권도 기업형 슈퍼의 영향권에서 벗어나지 못했습니다.

<인터뷰>정재길(채소가게 운영):"우유 하나 사더라도 옆에 있는 콩나물 하나 집어오게 되니까 저희는 피해볼 수밖에 없죠."

유통전쟁이 시작된 지 1년, SSM이 들어선 곳 1km 내에 있는 중소유통업체들의 하루 평균 매출과 고객 수는 각각 34%와 36% 가량 줄어든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질문> 이렇게 ’유통재벌’이 골목까지 들어온다는 것. 보신대로 동네 슈퍼를 운영하는 상인들에겐 큰 위협이 될텐데요. 경제팀의 홍수진 기자 나와 있습니다. 홍기자! 이런 SSM이 전국적으로 몇 개나 들어섰죠?

<답변>

슈퍼 슈퍼 마켓이라고 불리는 유통 재벌의 기업형 슈퍼는 2005년부터 본격적으로 등장했는데요.

대형마트가 포화상태에 이르자 골목 상권을 노리고 SSM을 만든 것입니다.

2005년에 267개이던 것이 꾸준히 증가하면서 큰 사회적 갈등이 야기됐고요, 현재 전국에 773개의 SSM이 있는 걸로 집계돼 있습니다.

<질문> 이렇게 SSM이 크게 늘자, 중소상인들이 ’사업조정신청’이란 걸 내지 않았습니까? 이게 어떤 역할을 하고 또 몇 건이나 접수됐습니까?

<답변>

네, 보통 대기업이 어떤 사업에 진출을 하게 되면 해당 중소 업체들은 큰 타격을 받을수 밖에 없는데요.

이럴 경우 정부가 대기업의 사업 개시를 보류하거나 축소하라고 권고하는 것을 사업조정신청이라고 합니다..

현재 업체별로 개점한 SSM 수는 롯데수퍼와 홈플러스가 2백개가 넘고, GS수퍼, 이마트 순인데요.

사업조정 신청이 들어온 건수는 홈플러스가 76건으로 가장 많고 롯데, GS, 이마트 등이 모두 174건입니다.

이에따라 현재 국회에는 전통시장 500미터 이내에 기업형슈퍼가 들어올 경우, 등록을 하게 하는 법과 기업형슈퍼 가맹점도 사업조정 대상에 포함시키는 법 2개가 여.야 이견으로 계류중입니다.

이렇게 조정기능이 증발된 사이 신세계 이마트를 제외한 나머지 업체들은 신규 점포를 계속 늘려가고 있습니다.

<질문> 우리보다 SSM이 일찍 생긴나라가 바로 일본인데요, 일본같은 나라는 이런 갈등을 어떻게 풀었습니까?

<답변>

일본은 일찌기 1973년, 도심 재래 상가 주변에 대형 상점이 들어오지 못하도록 막는 법안을 만들었었지만, 최근엔 오히려 이 규제를 풀었습니다.

30년동안 중소 유통업체도 자립할 수 있는 환경이 됐기 때문입니다.

법 이전에 유통대기업과 소상인들이 함께 사는 방법은 없는지, 김시원 기자가 이웃 일본에서 해법을 찾아봤습니다

<리포트>

새벽 5시 20분, 트럭 한 대가 도로를 내달립니다.

고베 시내의 수산물 도매시장.

45년 경력의 생선 상인, 료스케 씨가 수산물을 꼼꼼히 살핍니다.

<녹취> 헤이 료스케(75세/생선 상인):"살아있는지, 전복의 오른쪽이 통통한지 보고 고르는 거에요."

구입한 수산물은 곧바로 료스케 씨가 일하는 ’푸케토’로 옮깁니다.

야채와 과일, 고기류 등 신선 식품을 파는 시장 상인들이 한 데 모여 각자 독자적으로 운영하는 조합형 상점입니다.

<녹취> 요시오카 (정육 부문 사장):"동료들은 모두 전문가라고 할까요. 야구로 보자면 에이스로 4번 타자들이 각 부서에 있다고 할 수 있죠.

경쟁력은 신선함, 그날 그날 최소 물량만 구입해 재고를 남기지 않습니다.

깐깐한 일본 소비자들이 늘 붐비는 이유입니다.

<인터뷰> 기무라 스에코(시민):"채소가 비교적 싸고 신선해요. 그래서 매일 찾습니다."

푸케토에서 바로 백미터 정도 떨어진 곳에는 다이에라는 대형 유통 체인이 있지만, 보시는 것 처럼 텅 비어 있습니다.

도쿄 외곽의 이루마 市.

대형 유통업체 임원진과 주변 상인들간의 회의가 한창입니다. 당첨된 사람과 5엔 동전의 관계를 말씀 드리는 거예요.

고객들을 위한 이벤트를 준비하고 판매 품목도 협의하는 겁니다.

물론 대형 유통업체가 들어선 초창기엔 쉽지 않았습니다.

<녹취> 마쯔이 (중소상인 대표단):"회원들을 모아서 테이블에서 논의하기까지 3년이나 걸린 거죠."

그러나 백화점 측 제안으로 대형유통업체와 주변상점가의 도장을 받아오면 경품을 주는 이벤트를 같이하고, 지역축제도 함께 준비하면서 서로에 대한 인식이 확 달라졌습니다.

<인터뷰> 사토시 (마루히로 百 부점장):"이 지역 전체가 하나가 돼 외부의 경쟁자와 싸우자는 생각을 갖고 전개하고 있죠."

스스로의 경쟁력을 갖추고 끊임없이 대화를 시도한다.

20년 전부터 갈등을 겪어온 일본 상인들의 해법입니다.

KBS 뉴스 김시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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