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포착] ‘꿈을 모으는’ 이색 수집가들!

입력 2010.07.12 (08:52) 수정 2010.07.12 (1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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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어릴 적 우표나 엽서처럼 자신이 좋아하는 것 수집했던 기억 있으시죠?

그런데 수십년간 한가지 종류를 수천, 수십만점씩 모아왔다면 어떨까요?

우선 그 열정이 정말 대단한데요.

워낙 독특하고 다양해 이젠 다른 사람들에게 공개해 함께 보기도 한다는데요.

박태원 아나운서, 오늘은 이색 수집가들 소개해주신다고요?

네, 남다른 열정으로 좋아하는 물건을 수십 년간, 수집해온 분들이 있습니다.

하나 갖기도 어려운 골동품 자동차를 500대나 모은 사람, 인형 30만여 점과 함께 사는 인형 마니아, 유서 깊은 모자 천점을 모아 박물관까지 세운 수집가까지.

눈으로 보기 전엔 믿기 힘은 이색 수집가의 세계로 함께 떠나보시죠!

<리포트>

KBS 드라마 ‘제빵왕 김탁구’ 최근 큰 인기를 끌고 있는 이 드라마는 6,70년대 배경에 맞춰, 당시 자동차들이 등장합니다.

이런 옛 자동차들 다 어디서 찾은 걸까요?

드라마에서 튀어나온 듯 한 이 승용차는 1935년에 출고된 것인데요, 70년 넘는 나이도 잊고 힘차게 달립니다.

<인터뷰>백중길(골동품 자동차 수집가) : “(시속) 50~60km로 갈 수 있어요.”

자동차를 따라 가보니 박물관에서나 튀어나올 법한 골동품 자동차가 5백여 대나 서있습니다.

국산차 가운데 첫 독자 모델인 74년산 ‘포니’를 비롯해 국내 최초 구급차까지, 좀처럼 보기 힘든 자동차들입니다.

모두 백중길씨가 지난 40년 동안 수집한 겁니다.

<인터뷰>백중길(골동품 자동차 수집가) : “1970년대에 자동차 부품 가게를 하는데, 도로에 다니던 자동차들이 하나씩 없어지더라고요. ‘저 자동차들을 누가 수집해야 되는데’라는 생각을 하다가 수집하게 됐습니다.”

지난 1930년대 만든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이 소방차는 지금은 조금 낯선 종과 사이렌으로 경적을 울리며 당시 거리를 질주했겠죠?

웬만한 수리도 척척 해내는 손길을 보면 자동차에 대한 수집가의 애정을 느낄 수 있습니다.

<인터뷰> 백중길(골동품 자동차 수집가) : “못 움직이는 자동차를 움직이게 만들어 놓으면 아주 기분이 상쾌하죠. 그 맛에 하는 것 같아요.”

그에겐 아직 이루고픈 특별한 꿈이 하나 있다는데요.

<인터뷰> 백중길(골동품 자동차 수집가) : “마지막 제 꿈이 (자동차)박물관인데요. 내 세대에 할 수 있을지... 꿈을 가지고 있으니까 되겠죠.”

이곳은 또 어떤 수집 공간일까요? 바로 국내 최초의 모자 박물관입니다.

금박 장식의 화려한 외국 전통 모자부터 구한 말 소방관이 썼던 모자까지. 천점 넘는 모자가 한자리에 모이게 된 데는 남다른 사연이 있습니다.

<인터뷰> 김건식(모자 수집가) : “뇌종양이 있어서 머리 수술을 했어요. 그래서 이렇게 보면 조금 들어가 있는데, 처음에는 머리카락이 안 나서 수술 자국이 보이더라고요. 그때부터 모자를 쓰기 시작했죠.”

지난 20여 년간 일본 풍물시장을 뒤지기도 하고 엿장수에게도 사고, 또 여행객에게 부탁해 얻기 도한 자식 같은 모자들입니다.

<인터뷰> 김건식(모자 수집가) : “공항에 나가면 젊은 사람들이 등산 가방을 매고 (외국으로)나가는 게 보여요. 그러면 (모자를 사다 달라고) 사정을 하죠.”

모자 사랑하는 마음이 고스란히 밴 박물관에서 어린이, 어른 할 것 없이 즐거운 시간을 보냅니다.

<인터뷰> 김미연(경기도 수원시 매교동) : “신기하고요. 다 독특하고, 한 번씩 다 써보고 싶고, 귀여워요.”

주택가 한 가정에 들어가자 눈에 익은 인형들이 손님을 맞습니다.

레아 공주와 한 솔로, 스타워즈의 주인공들이군요.

슈렉과 함께 카라비안의 해적, 잭 스패로도 보입니다.

생생한 표정이 놀라운데요, 좀처럼 보기 힘든 한정품도 많습니다.

<인터뷰> 손원경(인형 수집가) : “보시면 2600개 중에 446번. 다 한정 생산품들입니다.”

무려 40만점을 수집한 손원경씨.

7살 때 본 한 편의 영화가 인형을 수집하게 된 계기가 됐습니다.

<인터뷰> 손원경(인형 수집가) : “영화 스타워즈 이야기 구조가 마치 동화처럼 공주와 왕자, 군주 내용이잖아요. 그러다보니까 내용과 화면 모든 것이 아마도 어린 시절에 강렬한 인상을 준 것 같아요.”

분야별로 하나하나 수집하다 보니 군인 인형만도 거의 군단 급인데요.

손씨의 부인은 곤혹스러울 때가 한두 번이 아니라고 털어놓습니다.

<인터뷰>곽혜란(손원경씨 부인) : "창고에서 지내는 생각이 들어서, (결혼 후) 3개월 동안 적응을 못하고 저희 집에 가고 싶고 그랬죠. 어느 정도는 치웠으면 하죠."

그렇지만 색다른 인형만 보면 도저히 그냥 지나칠 수가 없다고 하는데요, 하나 둘 수집한 인형들로 어느덧 박물관을 운영하게 된 그에겐 뚜렷한 계획도 있습니다.

<인터뷰>손원경(인형 수집가) : "앞으로 제가 좋아하는 캐릭터는 계속 모으게 될 것이고요. 전시회나 출판 등 문화 속에서 어우러질 수 있는 과정을 만드는 게 제 목표입니다."

좋아하는 일에 시간과 정성을 아낌없이 쏟아온 열정의 수집가들.

좋아하는 물건을 서로 달라도 많은 이들과 즐거움을 나누려는 넉넉한 마음만은 똑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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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07-12 08:52:15
    • 수정2010-07-12 10:2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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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어릴 적 우표나 엽서처럼 자신이 좋아하는 것 수집했던 기억 있으시죠? 그런데 수십년간 한가지 종류를 수천, 수십만점씩 모아왔다면 어떨까요? 우선 그 열정이 정말 대단한데요. 워낙 독특하고 다양해 이젠 다른 사람들에게 공개해 함께 보기도 한다는데요. 박태원 아나운서, 오늘은 이색 수집가들 소개해주신다고요? 네, 남다른 열정으로 좋아하는 물건을 수십 년간, 수집해온 분들이 있습니다. 하나 갖기도 어려운 골동품 자동차를 500대나 모은 사람, 인형 30만여 점과 함께 사는 인형 마니아, 유서 깊은 모자 천점을 모아 박물관까지 세운 수집가까지. 눈으로 보기 전엔 믿기 힘은 이색 수집가의 세계로 함께 떠나보시죠! <리포트> KBS 드라마 ‘제빵왕 김탁구’ 최근 큰 인기를 끌고 있는 이 드라마는 6,70년대 배경에 맞춰, 당시 자동차들이 등장합니다. 이런 옛 자동차들 다 어디서 찾은 걸까요? 드라마에서 튀어나온 듯 한 이 승용차는 1935년에 출고된 것인데요, 70년 넘는 나이도 잊고 힘차게 달립니다. <인터뷰>백중길(골동품 자동차 수집가) : “(시속) 50~60km로 갈 수 있어요.” 자동차를 따라 가보니 박물관에서나 튀어나올 법한 골동품 자동차가 5백여 대나 서있습니다. 국산차 가운데 첫 독자 모델인 74년산 ‘포니’를 비롯해 국내 최초 구급차까지, 좀처럼 보기 힘든 자동차들입니다. 모두 백중길씨가 지난 40년 동안 수집한 겁니다. <인터뷰>백중길(골동품 자동차 수집가) : “1970년대에 자동차 부품 가게를 하는데, 도로에 다니던 자동차들이 하나씩 없어지더라고요. ‘저 자동차들을 누가 수집해야 되는데’라는 생각을 하다가 수집하게 됐습니다.” 지난 1930년대 만든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이 소방차는 지금은 조금 낯선 종과 사이렌으로 경적을 울리며 당시 거리를 질주했겠죠? 웬만한 수리도 척척 해내는 손길을 보면 자동차에 대한 수집가의 애정을 느낄 수 있습니다. <인터뷰> 백중길(골동품 자동차 수집가) : “못 움직이는 자동차를 움직이게 만들어 놓으면 아주 기분이 상쾌하죠. 그 맛에 하는 것 같아요.” 그에겐 아직 이루고픈 특별한 꿈이 하나 있다는데요. <인터뷰> 백중길(골동품 자동차 수집가) : “마지막 제 꿈이 (자동차)박물관인데요. 내 세대에 할 수 있을지... 꿈을 가지고 있으니까 되겠죠.” 이곳은 또 어떤 수집 공간일까요? 바로 국내 최초의 모자 박물관입니다. 금박 장식의 화려한 외국 전통 모자부터 구한 말 소방관이 썼던 모자까지. 천점 넘는 모자가 한자리에 모이게 된 데는 남다른 사연이 있습니다. <인터뷰> 김건식(모자 수집가) : “뇌종양이 있어서 머리 수술을 했어요. 그래서 이렇게 보면 조금 들어가 있는데, 처음에는 머리카락이 안 나서 수술 자국이 보이더라고요. 그때부터 모자를 쓰기 시작했죠.” 지난 20여 년간 일본 풍물시장을 뒤지기도 하고 엿장수에게도 사고, 또 여행객에게 부탁해 얻기 도한 자식 같은 모자들입니다. <인터뷰> 김건식(모자 수집가) : “공항에 나가면 젊은 사람들이 등산 가방을 매고 (외국으로)나가는 게 보여요. 그러면 (모자를 사다 달라고) 사정을 하죠.” 모자 사랑하는 마음이 고스란히 밴 박물관에서 어린이, 어른 할 것 없이 즐거운 시간을 보냅니다. <인터뷰> 김미연(경기도 수원시 매교동) : “신기하고요. 다 독특하고, 한 번씩 다 써보고 싶고, 귀여워요.” 주택가 한 가정에 들어가자 눈에 익은 인형들이 손님을 맞습니다. 레아 공주와 한 솔로, 스타워즈의 주인공들이군요. 슈렉과 함께 카라비안의 해적, 잭 스패로도 보입니다. 생생한 표정이 놀라운데요, 좀처럼 보기 힘든 한정품도 많습니다. <인터뷰> 손원경(인형 수집가) : “보시면 2600개 중에 446번. 다 한정 생산품들입니다.” 무려 40만점을 수집한 손원경씨. 7살 때 본 한 편의 영화가 인형을 수집하게 된 계기가 됐습니다. <인터뷰> 손원경(인형 수집가) : “영화 스타워즈 이야기 구조가 마치 동화처럼 공주와 왕자, 군주 내용이잖아요. 그러다보니까 내용과 화면 모든 것이 아마도 어린 시절에 강렬한 인상을 준 것 같아요.” 분야별로 하나하나 수집하다 보니 군인 인형만도 거의 군단 급인데요. 손씨의 부인은 곤혹스러울 때가 한두 번이 아니라고 털어놓습니다. <인터뷰>곽혜란(손원경씨 부인) : "창고에서 지내는 생각이 들어서, (결혼 후) 3개월 동안 적응을 못하고 저희 집에 가고 싶고 그랬죠. 어느 정도는 치웠으면 하죠." 그렇지만 색다른 인형만 보면 도저히 그냥 지나칠 수가 없다고 하는데요, 하나 둘 수집한 인형들로 어느덧 박물관을 운영하게 된 그에겐 뚜렷한 계획도 있습니다. <인터뷰>손원경(인형 수집가) : "앞으로 제가 좋아하는 캐릭터는 계속 모으게 될 것이고요. 전시회나 출판 등 문화 속에서 어우러질 수 있는 과정을 만드는 게 제 목표입니다." 좋아하는 일에 시간과 정성을 아낌없이 쏟아온 열정의 수집가들. 좋아하는 물건을 서로 달라도 많은 이들과 즐거움을 나누려는 넉넉한 마음만은 똑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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