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따라잡기] 학교는 공사중…학생들 위험천만!

입력 2010.07.13 (08:51) 수정 2010.07.13 (0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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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서울 시내 한 초등학교가 반쪽짜리 학교라는 별명을 얻었다고 합니다.



학교의 절반은 멀쩡히 지어 졌는데 나머지 절반은 지어지지 못해 아이들의 안전까지 위협하고 있다는 것이지요.



이재환 기자, 이런 곳에서 아이들이 수업을 받고 학교를 다닐 수가 있는 겁니까?



<리포트>



네, 공사장이라해도 과언이 아니었는데요.



문제가 되고 있는 초등학교는 겉으로 보기에는 학교로 보이지 않았습니다.



곳곳에는 큰 구덩이가 팼고, 철근 등의 공사자재는 아이들의 안전을 위협하고 있었습니다.



운동장은 비좁아 근처 공원이 체육 수업의 공간이 될 정도였습니다.



시공사가 부도가 나 공사가 중단됐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교육당국은 뾰족한 대책을 내놓지 못해 학부모와 어린 학생들만 불안속에서 수업을 받아야 할 형편입니다.



서울시내의 한 초등학교. 폭격을 맞은 듯 건물은 반 토막 상태.



바닥에는 돌덩어리가 나뒹굴어 다닙니다.



아이들이 들고 다니는 것은 유리조각과 못.



이곳이 학교가 맞는 지 의심스러울 정도입니다.



굴착기와 트럭까지 학교를 막고 서 있는데요.



<녹취> OO초등학교 학생 (음성변조) : "여기 공사하잖아요. 갑자기 큰 트럭이 나와서 저번에 치일 뻔 했어요."



<녹취> OO초등학교 학생 (음성변조) : "여기요. 나무에 못 박혀져있고 그런 게 있었어요. 달리기 연습하고 있었는데요. 큰 못에 찔려서 병원에 갔었어요."



이 학교가 이처럼 위험에 노출된 건 지난 3월부터.



서울 북부교육청에서 30년 이상 된 학교를 선정해 2008년부터 증·개축 공사를 벌여온 것인데요.



하지만 건물 한 개 동의 건립이 시공사의 부도로 중단되자 학교가 공사장으로 변해버린 것입니다.



<녹취> OO초등학교 시공사 관계자 (음성변조) :" 저희가 회사자체에서 돈이 없다 보니까 시공을 할 수 없는 범위가 있었거든요. 저희 **건설 자체가 법정 관리 대상이 됐습니다."



공사장의 돌과 나무들을 장난감 삼아, 가림 막을 놀이터 삼아 놀고 있는 아이들.



새 건물에서 공부할 줄 알았던 학부모들은 학교를 볼 때마다 아이들 걱정이 앞섭니다.



<녹취> OO초등학교 학부모 (음성변조) : "바로 뒤에 철조망이 있고 그 다음에 같이 수업을 하는데 저희 애도 여기서 놀다가 다쳤어요. 아이들 안전 문제도 위협이 되고요"



<녹취> OO초등학교 학부모 (음성변조) : "(올해) 9월 달에는 다 될 거라고 운동장이랑 급식 실이랑 도서실도 굉장히 잘 해 놓을 거라고 하셨어요. 땅만 파고 있잖아요"



여느 학교 운동장에 있는 체육시설 대신 공사 자재가 가득 차 있는 운동장.



이마저도 높은 가림 막으로 둘러쳐져 있어 체육 수업은 엄두도 못 낸다고 합니다.



<녹취> OO초등학교 교사 (음성변조) : "체육실을 몇 개 이용해서 실내 체육하고 인근 여러 공원이나 놀이터 이용하고 정상적인 체육 수업은 이루어진다고 할 수 없지요."



현재 잘려나간 건물에는 4학년 학생의 절반이 공부하고 있는 상황.



학부모들은 급기야 전학까지 고려하고 있다며 분통을 터뜨렸습니다.



<녹취> OO초등학교 학부모 (음성변조) : "여기 학교가 8학급까지 있어서 큰 학교인데 2학년 같은 경우에는 입학도 많이 안 시키고 또 다니다가 전학도 가고 혼란스럽지요."



정작 학교에서는 공사 중단에 대해 관여할 수 없다는 입장이었는데요.



<녹취> OO초등학교 관계자 (음성변조) : "학교 자체에 대책은 없지요. 생활 지도만 하고 우리가 하고 있는 중이거든요. 애들이 다치니 않아야 되니까. 우리가 공사하는 데 대책을 세울 수는 없잖아요."



서울 지역에서 공사가 중단 된 학교는 이 학교를 포함해 모두 3곳.



올해 안에 완공되어야 하지만 다른 학교도 사정은 마찬가지였습니다.



아이들이 이용하는 컴퓨터실과 과학실인데요.



수업하러 가는 길에는 온통 안전 표지판입니다.



<녹취> 초등학교 관계자 (음성변조) : "우리는 설계할 때 의견을 더하는 그 정도 까지, 우리는 완전 배제 돼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이 두 학교의 경우도 시공사의 부도로 공사가 중단이 되어 있는 상태인데요.



<녹취> 서울시 북부 교육청 관계자 : "이제 이 업체가 못하면 다른 업체에서 해야 하는데 인수인계가 시간이 걸리고 있는것 이지요."



이는 민간 사업자의 자금으로 학교를 짓고 민간사업자는 국가로부터 학교 임대료를 받아 투자비를 회수한 뒤 교육청에 소유권을 이전하는 이른바 BTL방식의 부작용인데요.



건설사의 사정에 따라 공사가 좌지우지 되는 문제점을 안고 있습니다.



<녹취> 서울시 교육청 관계자 : "자기들 위에 단계에 있는 회사가 부도가 나니까 일종의 사실상 부도가 된 거지요. 이 회사 자체는 부도가 안 당했는데 하여튼 지속적으로 협의하고 추진, 독려하고.."



현재 이 초등학교의 건립공사는 다른 건설사가 맡아 이달 초부터 다시 공사가 재개되었는데요.



어려움이 있기는 마찬가지라고 합니다.



<녹취> OO초등학교, 현재 시공사 관계자 (음성변조) : "저희가 적자를 많이 보게 되죠, 아무래도 손실 부분을 저희가 떠안는 것이기 때문에 우리가 사업을 포기하게 되면 다시 사업자 선정하고 보면 시간이 많이 걸릴 거예요. 가급적 손실을 저희가 떠안고 마무리 지려고 하는 것이지요. "



공사는 다시 시작되었지만 또 건설사에 부도가 난다면 중단이 될 테고 또 다른 업체가 하는 악순환이 이어질 텐데요.



이런 열악한 환경 속에서 피해를 보는 것은 아이들, 맘 놓고 뛰어놀 공간조차 허락되지 않습니다.



<녹취> 초등학생 (음성변조) : "너무 좁아서 축구를 제대로 못해요. 공사 때문에 놀지를 못해요"



<녹취> 초등학생 (음성변조) : "학교가 빨리 지어졌으면 좋겠어요."



곧 있으면 방학이 다가옵니다.



개학 후에도 학교는 이 모습 그대로 일 겁니다.



언제까지 교실도, 운동장도 없이 학교를 다녀야하는 걸까요.



애꿎은 어린 학생들만 피해를 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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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뉴스따라잡기] 학교는 공사중…학생들 위험천만!
    • 입력 2010-07-13 08:51:45
    • 수정2010-07-13 09:12: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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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서울 시내 한 초등학교가 반쪽짜리 학교라는 별명을 얻었다고 합니다.

학교의 절반은 멀쩡히 지어 졌는데 나머지 절반은 지어지지 못해 아이들의 안전까지 위협하고 있다는 것이지요.

이재환 기자, 이런 곳에서 아이들이 수업을 받고 학교를 다닐 수가 있는 겁니까?

<리포트>

네, 공사장이라해도 과언이 아니었는데요.

문제가 되고 있는 초등학교는 겉으로 보기에는 학교로 보이지 않았습니다.

곳곳에는 큰 구덩이가 팼고, 철근 등의 공사자재는 아이들의 안전을 위협하고 있었습니다.

운동장은 비좁아 근처 공원이 체육 수업의 공간이 될 정도였습니다.

시공사가 부도가 나 공사가 중단됐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교육당국은 뾰족한 대책을 내놓지 못해 학부모와 어린 학생들만 불안속에서 수업을 받아야 할 형편입니다.

서울시내의 한 초등학교. 폭격을 맞은 듯 건물은 반 토막 상태.

바닥에는 돌덩어리가 나뒹굴어 다닙니다.

아이들이 들고 다니는 것은 유리조각과 못.

이곳이 학교가 맞는 지 의심스러울 정도입니다.

굴착기와 트럭까지 학교를 막고 서 있는데요.

<녹취> OO초등학교 학생 (음성변조) : "여기 공사하잖아요. 갑자기 큰 트럭이 나와서 저번에 치일 뻔 했어요."

<녹취> OO초등학교 학생 (음성변조) : "여기요. 나무에 못 박혀져있고 그런 게 있었어요. 달리기 연습하고 있었는데요. 큰 못에 찔려서 병원에 갔었어요."

이 학교가 이처럼 위험에 노출된 건 지난 3월부터.

서울 북부교육청에서 30년 이상 된 학교를 선정해 2008년부터 증·개축 공사를 벌여온 것인데요.

하지만 건물 한 개 동의 건립이 시공사의 부도로 중단되자 학교가 공사장으로 변해버린 것입니다.

<녹취> OO초등학교 시공사 관계자 (음성변조) :" 저희가 회사자체에서 돈이 없다 보니까 시공을 할 수 없는 범위가 있었거든요. 저희 **건설 자체가 법정 관리 대상이 됐습니다."

공사장의 돌과 나무들을 장난감 삼아, 가림 막을 놀이터 삼아 놀고 있는 아이들.

새 건물에서 공부할 줄 알았던 학부모들은 학교를 볼 때마다 아이들 걱정이 앞섭니다.

<녹취> OO초등학교 학부모 (음성변조) : "바로 뒤에 철조망이 있고 그 다음에 같이 수업을 하는데 저희 애도 여기서 놀다가 다쳤어요. 아이들 안전 문제도 위협이 되고요"

<녹취> OO초등학교 학부모 (음성변조) : "(올해) 9월 달에는 다 될 거라고 운동장이랑 급식 실이랑 도서실도 굉장히 잘 해 놓을 거라고 하셨어요. 땅만 파고 있잖아요"

여느 학교 운동장에 있는 체육시설 대신 공사 자재가 가득 차 있는 운동장.

이마저도 높은 가림 막으로 둘러쳐져 있어 체육 수업은 엄두도 못 낸다고 합니다.

<녹취> OO초등학교 교사 (음성변조) : "체육실을 몇 개 이용해서 실내 체육하고 인근 여러 공원이나 놀이터 이용하고 정상적인 체육 수업은 이루어진다고 할 수 없지요."

현재 잘려나간 건물에는 4학년 학생의 절반이 공부하고 있는 상황.

학부모들은 급기야 전학까지 고려하고 있다며 분통을 터뜨렸습니다.

<녹취> OO초등학교 학부모 (음성변조) : "여기 학교가 8학급까지 있어서 큰 학교인데 2학년 같은 경우에는 입학도 많이 안 시키고 또 다니다가 전학도 가고 혼란스럽지요."

정작 학교에서는 공사 중단에 대해 관여할 수 없다는 입장이었는데요.

<녹취> OO초등학교 관계자 (음성변조) : "학교 자체에 대책은 없지요. 생활 지도만 하고 우리가 하고 있는 중이거든요. 애들이 다치니 않아야 되니까. 우리가 공사하는 데 대책을 세울 수는 없잖아요."

서울 지역에서 공사가 중단 된 학교는 이 학교를 포함해 모두 3곳.

올해 안에 완공되어야 하지만 다른 학교도 사정은 마찬가지였습니다.

아이들이 이용하는 컴퓨터실과 과학실인데요.

수업하러 가는 길에는 온통 안전 표지판입니다.

<녹취> 초등학교 관계자 (음성변조) : "우리는 설계할 때 의견을 더하는 그 정도 까지, 우리는 완전 배제 돼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이 두 학교의 경우도 시공사의 부도로 공사가 중단이 되어 있는 상태인데요.

<녹취> 서울시 북부 교육청 관계자 : "이제 이 업체가 못하면 다른 업체에서 해야 하는데 인수인계가 시간이 걸리고 있는것 이지요."

이는 민간 사업자의 자금으로 학교를 짓고 민간사업자는 국가로부터 학교 임대료를 받아 투자비를 회수한 뒤 교육청에 소유권을 이전하는 이른바 BTL방식의 부작용인데요.

건설사의 사정에 따라 공사가 좌지우지 되는 문제점을 안고 있습니다.

<녹취> 서울시 교육청 관계자 : "자기들 위에 단계에 있는 회사가 부도가 나니까 일종의 사실상 부도가 된 거지요. 이 회사 자체는 부도가 안 당했는데 하여튼 지속적으로 협의하고 추진, 독려하고.."

현재 이 초등학교의 건립공사는 다른 건설사가 맡아 이달 초부터 다시 공사가 재개되었는데요.

어려움이 있기는 마찬가지라고 합니다.

<녹취> OO초등학교, 현재 시공사 관계자 (음성변조) : "저희가 적자를 많이 보게 되죠, 아무래도 손실 부분을 저희가 떠안는 것이기 때문에 우리가 사업을 포기하게 되면 다시 사업자 선정하고 보면 시간이 많이 걸릴 거예요. 가급적 손실을 저희가 떠안고 마무리 지려고 하는 것이지요. "

공사는 다시 시작되었지만 또 건설사에 부도가 난다면 중단이 될 테고 또 다른 업체가 하는 악순환이 이어질 텐데요.

이런 열악한 환경 속에서 피해를 보는 것은 아이들, 맘 놓고 뛰어놀 공간조차 허락되지 않습니다.

<녹취> 초등학생 (음성변조) : "너무 좁아서 축구를 제대로 못해요. 공사 때문에 놀지를 못해요"

<녹취> 초등학생 (음성변조) : "학교가 빨리 지어졌으면 좋겠어요."

곧 있으면 방학이 다가옵니다.

개학 후에도 학교는 이 모습 그대로 일 겁니다.

언제까지 교실도, 운동장도 없이 학교를 다녀야하는 걸까요.

애꿎은 어린 학생들만 피해를 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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