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군사 패권 경쟁 가시화

입력 2010.08.08 (09:36)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앵커 멘트>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은퇴 후에 어디어 어떻게 살 지를 미리미리 생각하고 준비하는 예비 은퇴자들을 요즘에는 쉽게 볼 수 있죠. 수명이 늘면서 은퇴 후 생활이 길어진 게 그 요인 중 하나인 것 같습니다.

그런데 은퇴 후에 외국으로 이주해 여생을 보내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이른바 은퇴 이민인데요.. 주거비나 생활비가 상대적으로 저렴하면서도 안락한 삶을 누릴 수 있는 나라를 찾아가는 겁니다.

이와 관련한 소식은 잠시 후에 전해드리고 먼저 미국과 중국 사이에 가시화되는 군사 패권 경쟁 소식으로 오늘 순서 시작합니다.

중국이 한미 연합 훈련을 전후해 모두 8차례의 대규모 군사훈련을 실시하면서 이례적으로 훈련 장면을 언론에 공개했습니다.

미국이 남중국해 영해 분쟁 문제를 거론하고 중국이 이를 주권 침해라고 반박하는 가운데, 미중 양국의 갈등은 군사 패권 대결 양상까지 보이고 있습니다.

베이징 강석훈 특파원 연결해 자세한 내용 알아봅니다.

<질문> 강 특파원, 중국이 한달 사이에 무려 8번이나 군사훈련을 했다는 거 아닙니까. 구체적으로 어떤 훈련을 실시한 거죠?

<답변>

최근 한달여 사이에 실시된 중국의 군사훈련은 육.해.공군이 총출동해 대대적인 규모로 진행됐습니다.

지난 6월 30일 처음으로 동중국해 해상에서는 함정과 전투기가 연합작전으로 실탄 사격을 하고 미사일과 유도탄을 발사했습니다.

지난 달 25일에는 서해상을 향해 최신형 장거리 다연장 로켓을 발사하는 훈련을 한 데 이어 다음 날에는 북해,동해, 남해의 3대 주력함대가 남중국해에서 대규모 실탄 사격 훈련을 실시했습니다.

중국의 군사훈련은 서해와 동중국해를 중심으로 지난 5일까지 모두 8차례나 실시됐습니다.

중국이 한반도와 인접한 서해에서는 군사훈련을 거의 하지 않았던 점을 고려해보면 매우 특이한 군사동향입니다.

<질문> 중국이 서해에서 군사훈련을 한 것도 특이하지만 훈련을 할 때마다 족족 언론에 관련 장면을 공개한 것도 매우 이례적인 일이죠?

<답변>

그렇습니다. 중국이 최근의 군사훈련을 CCTV 등 언론을 통해 대부분 즉각 공개했습니다. 전례가 없던 일입니다. 중국이 한미 연합 훈련을 전후해 군사훈련을 집중한 만큼 훈련 공개는 한미 훈련을 겨냥한 것입니다.

중국은 서해상에서 한미 훈련이 거론됐을 때부터 완강하게 반대목소리를 냈습니다. 수도 베이징을 비롯한 대륙 중심부가 미군의 작전반경에 포함된다는 우려가 컸기 때문입니다.

동해 훈련에 대한 중국의 의구심도 여전한 것 같습니다. 중국 국방부 대변인의 말을 들어보겠습니다.

<인터뷰> 겅옌셩(중국 국방부 대변인) : "중국의 안보이익에 영향을 주는 외국 군함과 군용기의 활동은 서해나 다른 근해를 막론하고 단호하게 반대합니다."

이런 상황에서 미국이 항공모함인 조지 워싱턴호를 서해훈련에도 참가시키기로 발표한 만큼 중국의 군사적 무력시위는 강도를 더할 것으로 보입니다.

<질문> 남중국해 영해 분쟁 문제를 미국이 건드리면서 두 나라간 갈등이 증폭됐는데요..남중국해 얘기만 나오면 중국이 아주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 같습니다. 왜 그런거죠?

<답변>

남중국해는 중국의 남쪽과 베트남, 필리핀, 말레이시아 등이 접해있는 영해로, 각국이 서로 영유권을 주장하는 해역입니다.

남중국해는 인도양과 동북아시아를 연결하는 중요한 항로일 뿐 아니라 석유와 천연가스가 대량 매장돼있고 어족자원도 매우 풍부한 지역입니다.

중국은 남중국해 문제를 핵심 이익으로 간주하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클린턴 미 국무장관이 아세안 지역 안보 포럼에서 중국을 겨냥하며 영유권 분쟁 해결을 주장한 사안에 민감할 수 밖에 없습니다. 남중국해에서 공개적으로 훈련을 실시한 것도 이런 배경을 염두에 둔 것입니다.

<질문> 군사훈련과 남중국해 문제까지.. 미-중이 서태평양 남북에서 대결하는 모양샌데..G2 시대 두 주인공의 패권 겨루기로 보는 시각이 많죠?

<답변>

중국 언론들은 미국이 신냉전을 조성하고 있다고 비판하고 있습니다. 북쪽에서는 한미 훈련, 남쪽에서는 남중국해 분쟁 야기로 미국이 서태평양 남북에서 중국을 봉쇄하고 있다는 견해도 팽배해 있습니다. 전문가의 말을 들어보시겠습니다.

<인터뷰> 스인홍(중국 인민대 교수) : "동남아와 중국의 갈등을 이용해 외교 전략적으로 중국을 누르고 미국이 동남아 각국에 대한 외교적 영향력을 강화하기 위한 것입니다."

미국이 천안함 사건을 계기로 서태평양 지역에서 군사적 영향력을 확장하려 하고 있고 중국이 무력시위로 견제하는 대응을 두고 패권 대결로 보는 시각도 적지 않습니다.

중국의 항공모함 건조설이 나오는 것도 같은 맥락으로 보입니다.

<질문> 두 나라의 기싸움이 대단한데요..앞으로 갈등이 어떻게 전개될 것 같습니까?

<답변>

중국이 한미훈련과 남중국해 문제를 놓고 빼놓지 않는 것이 자국의 이익을 침해한다는 것입니다. 이런 관점에서 중국은 미국도 국가 이익을 위해서 서태평양지역의 영향력을 높이려 한다고 보고 있습니다.

올초 미국이 패트리어트 미사일을 타이완에 판매하기로 발표하면서 불거진 갈등뿐 아니라 지난 해와 2007년에도 미중 양국은 서태평양 지역에서 충돌 직전까지 갔습니다.

그러면서도 항상 자국의 이해관계를 지렛대로 타협의 수를 찾았습니다. 양국 모두 손해를 보는 정면충돌보다는 결국 타협점을 찾는 외교적 수순을 밟을 것이라는 전망도 이런 이유때문입니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미-중, 군사 패권 경쟁 가시화
    • 입력 2010-08-08 09:36:39
    특파원 현장보고
<앵커 멘트>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은퇴 후에 어디어 어떻게 살 지를 미리미리 생각하고 준비하는 예비 은퇴자들을 요즘에는 쉽게 볼 수 있죠. 수명이 늘면서 은퇴 후 생활이 길어진 게 그 요인 중 하나인 것 같습니다. 그런데 은퇴 후에 외국으로 이주해 여생을 보내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이른바 은퇴 이민인데요.. 주거비나 생활비가 상대적으로 저렴하면서도 안락한 삶을 누릴 수 있는 나라를 찾아가는 겁니다. 이와 관련한 소식은 잠시 후에 전해드리고 먼저 미국과 중국 사이에 가시화되는 군사 패권 경쟁 소식으로 오늘 순서 시작합니다. 중국이 한미 연합 훈련을 전후해 모두 8차례의 대규모 군사훈련을 실시하면서 이례적으로 훈련 장면을 언론에 공개했습니다. 미국이 남중국해 영해 분쟁 문제를 거론하고 중국이 이를 주권 침해라고 반박하는 가운데, 미중 양국의 갈등은 군사 패권 대결 양상까지 보이고 있습니다. 베이징 강석훈 특파원 연결해 자세한 내용 알아봅니다. <질문> 강 특파원, 중국이 한달 사이에 무려 8번이나 군사훈련을 했다는 거 아닙니까. 구체적으로 어떤 훈련을 실시한 거죠? <답변> 최근 한달여 사이에 실시된 중국의 군사훈련은 육.해.공군이 총출동해 대대적인 규모로 진행됐습니다. 지난 6월 30일 처음으로 동중국해 해상에서는 함정과 전투기가 연합작전으로 실탄 사격을 하고 미사일과 유도탄을 발사했습니다. 지난 달 25일에는 서해상을 향해 최신형 장거리 다연장 로켓을 발사하는 훈련을 한 데 이어 다음 날에는 북해,동해, 남해의 3대 주력함대가 남중국해에서 대규모 실탄 사격 훈련을 실시했습니다. 중국의 군사훈련은 서해와 동중국해를 중심으로 지난 5일까지 모두 8차례나 실시됐습니다. 중국이 한반도와 인접한 서해에서는 군사훈련을 거의 하지 않았던 점을 고려해보면 매우 특이한 군사동향입니다. <질문> 중국이 서해에서 군사훈련을 한 것도 특이하지만 훈련을 할 때마다 족족 언론에 관련 장면을 공개한 것도 매우 이례적인 일이죠? <답변> 그렇습니다. 중국이 최근의 군사훈련을 CCTV 등 언론을 통해 대부분 즉각 공개했습니다. 전례가 없던 일입니다. 중국이 한미 연합 훈련을 전후해 군사훈련을 집중한 만큼 훈련 공개는 한미 훈련을 겨냥한 것입니다. 중국은 서해상에서 한미 훈련이 거론됐을 때부터 완강하게 반대목소리를 냈습니다. 수도 베이징을 비롯한 대륙 중심부가 미군의 작전반경에 포함된다는 우려가 컸기 때문입니다. 동해 훈련에 대한 중국의 의구심도 여전한 것 같습니다. 중국 국방부 대변인의 말을 들어보겠습니다. <인터뷰> 겅옌셩(중국 국방부 대변인) : "중국의 안보이익에 영향을 주는 외국 군함과 군용기의 활동은 서해나 다른 근해를 막론하고 단호하게 반대합니다." 이런 상황에서 미국이 항공모함인 조지 워싱턴호를 서해훈련에도 참가시키기로 발표한 만큼 중국의 군사적 무력시위는 강도를 더할 것으로 보입니다. <질문> 남중국해 영해 분쟁 문제를 미국이 건드리면서 두 나라간 갈등이 증폭됐는데요..남중국해 얘기만 나오면 중국이 아주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 같습니다. 왜 그런거죠? <답변> 남중국해는 중국의 남쪽과 베트남, 필리핀, 말레이시아 등이 접해있는 영해로, 각국이 서로 영유권을 주장하는 해역입니다. 남중국해는 인도양과 동북아시아를 연결하는 중요한 항로일 뿐 아니라 석유와 천연가스가 대량 매장돼있고 어족자원도 매우 풍부한 지역입니다. 중국은 남중국해 문제를 핵심 이익으로 간주하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클린턴 미 국무장관이 아세안 지역 안보 포럼에서 중국을 겨냥하며 영유권 분쟁 해결을 주장한 사안에 민감할 수 밖에 없습니다. 남중국해에서 공개적으로 훈련을 실시한 것도 이런 배경을 염두에 둔 것입니다. <질문> 군사훈련과 남중국해 문제까지.. 미-중이 서태평양 남북에서 대결하는 모양샌데..G2 시대 두 주인공의 패권 겨루기로 보는 시각이 많죠? <답변> 중국 언론들은 미국이 신냉전을 조성하고 있다고 비판하고 있습니다. 북쪽에서는 한미 훈련, 남쪽에서는 남중국해 분쟁 야기로 미국이 서태평양 남북에서 중국을 봉쇄하고 있다는 견해도 팽배해 있습니다. 전문가의 말을 들어보시겠습니다. <인터뷰> 스인홍(중국 인민대 교수) : "동남아와 중국의 갈등을 이용해 외교 전략적으로 중국을 누르고 미국이 동남아 각국에 대한 외교적 영향력을 강화하기 위한 것입니다." 미국이 천안함 사건을 계기로 서태평양 지역에서 군사적 영향력을 확장하려 하고 있고 중국이 무력시위로 견제하는 대응을 두고 패권 대결로 보는 시각도 적지 않습니다. 중국의 항공모함 건조설이 나오는 것도 같은 맥락으로 보입니다. <질문> 두 나라의 기싸움이 대단한데요..앞으로 갈등이 어떻게 전개될 것 같습니까? <답변> 중국이 한미훈련과 남중국해 문제를 놓고 빼놓지 않는 것이 자국의 이익을 침해한다는 것입니다. 이런 관점에서 중국은 미국도 국가 이익을 위해서 서태평양지역의 영향력을 높이려 한다고 보고 있습니다. 올초 미국이 패트리어트 미사일을 타이완에 판매하기로 발표하면서 불거진 갈등뿐 아니라 지난 해와 2007년에도 미중 양국은 서태평양 지역에서 충돌 직전까지 갔습니다. 그러면서도 항상 자국의 이해관계를 지렛대로 타협의 수를 찾았습니다. 양국 모두 손해를 보는 정면충돌보다는 결국 타협점을 찾는 외교적 수순을 밟을 것이라는 전망도 이런 이유때문입니다.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