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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앙라이의 은퇴 이민자들
입력 2010.08.08 (09:36) 특파원 현장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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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글로벌 시대의 한 단면일까요. 주로 서구 선진국 은퇴자들 얘기지만, 은퇴 이후 생활 터전을 외국으로 옮기는 사람이 늘고 있습니다. 태국도 인기 지역 중 하나라구요?

네.. 상대적으로 적은 돈을 가지고도 쾌적하고 안락한 노년을 보낼 수 있는 곳으로 알려져 있죠. 그런데 최근에는 치앙라이라는 국경 도시가 새로운 은퇴 이민지로 떠오르고 있다고 하네요..

네..누가 왜 그 먼 곳까지 가서 정착하는지..한재호 특파원이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평온함을 안겨주는 낮은 산과 모내기가 한 창인 들녘. 시내를 감싸 흐르는 콕강. 태국과 미얀마, 라오스의 국경이 맞닿아 있는 곳, 태국 최북단의 도시 치앙라입니다.

이 도시의 끝자락에 태국과 유럽풍을 섞어 놓은 그림 같은 마을이 자리잡고 있습니다.

깔끔한 도로와 녹색 지붕, 자연과 잘 어우러진 아름다운 풍경. 유럽의 은퇴이민자 30여명이 제2의 인생을 가꿔가고 있는 은퇴자 마을입니다.

네덜란드를 옮겨 놓은 듯 집 앞엔 대문 대신 앙증맞은 다리가 걸려 있습니다. 평소엔 낯선 사람이 못들어오게 다리를 올려 놓았다가 손님이 오면 다리를 내려 반갑게 맞아줍니다.

<인터뷰>요한 스타우트(네덜란드인 은퇴 이민자) : "일단 안심이 되고 아름답기도 하죠. 고향 생각을 나게 만들어요. 네덜란드엔 이런 다리가 많거든요."

네덜란드에서 경찰공무원으로 은퇴한 랍씨 부부는 3년 째 이 마을에 살고 있습니다.

시내에 다녀온 랍씨가 거실 앞 수영장에서 한 낮의 더위를 식힙니다. 은퇴한 뒤 동남아를 여행하던 중 우연히 치앙라이에 들렀다 아예 정착했습니다.

빼어난 기후와 자연환경, 순박한 사람들, 크게 흠잡을 데 없는 도시의 매력에 주저없이 치앙라이를 선택했습니다.

<인터뷰>핌 랍(네덜란드인 은퇴 이민자) : "치앙라이는 아름답고 날씨도 좋습니다.그게 제가 이 곳에 정착한 이유입니다."

한 달 생활비는 6만바트 240만 원 정도. 다른 가정보다 좀 많이 쓰는 편이지만 두 사람의 연금으로 여유롭고 풍족한 생활을 누리고 있습니다.

<인터뷰>핌 랍(네덜란드인 은퇴 이민자) : "유럽에 비하면 이곳의 생활비가 훨씬 싸요. 네달란드라면 이런 생활이 불가능하죠. 그래서 아주 만족스러워요."

치앙라이에서 최고급 주택 단지에 속하는 이 마을의 집값은 평균 2억 4천 만원 정도. 가장 비싼 집도 1000만 바트, 우리돈 4억 원이면 멋진 집을 마련할 수 있습니다.

<인터뷰>요한 스타우트(네덜란드인 은퇴 이민자) : "비슷한 규모의 집값이 네덜란드의 5분의 1 밖에 안되니까 굉장히 싼 거죠."

두 부부는 이웃들과 어울려 집 근처 골프장을 자주 찾습니다. 1년 내내 따뜻한 날씨와 오염되지 않은 신선한 공기를 마시며 원하는 시간에 골프를 즐길 수 있습니다. 골프장 회원권 가격도 저렴합니다. 미국 PGA 잡지가 소개할 정도로 유명한 이 골프장의 회원권은 2년에 11만 바트, 440만원 입니다.

치앙라이에는 비슷한 수준의 골프장 4개가 주로 외국인 은퇴자들을 대상으로 운영중입니다. 2년 전 아내와 함께 정착한 미국인 닥(DOC)씨는 남은 생애를 온전히 치앙라이에서 보낼 것이라고 말합니다.

<인터뷰>닥 할러웨이(미국인 은퇴 이민자) : "여기서 살 작정입니다. 나와 아내는 치앙라이에서 아주 즐겁게 지내고 있죠. 미국으로 돌아갈 필요가 없어요."

은퇴자들에게 가장 중요한 요소 가운데 하나가 바로 병원입니다. 치앙라이 에는 수준급의 시설과 의료진을 갖춘 종합병원이 6곳이나 있습니다.

치앙라이 중심가에 있는 국립 시불린 종합 병원. 병상 120여 개와 27명의 의사, 그리고 100여 명의 간호사가 근무하고 있습니다. 작은 국경 도시에 있는 병원이지만 첨단 의료 장비와 치료 시설을 두루 갖추고 있습니다.

<인터뷰>솜차이(시불린 병원장) : "우리 병원은 특별히 외국인들의 편의를 위해 구급차와 응급 전화를 24시간 운용하고 있습니다."

변방의 소도시가 이렇게 외국인 은퇴자의 보금자리로 탈바꿈한 것은 도시에 변화와 활력을 주려는 치앙라이 주정부의 노력이 한몫을 했습니다.

국경지대 관광지라는 잇점과 자연 조건을 최대한 살려 일회성보다는 은퇴자들을 불러모으는 데 역량을 모았습니다.

의료 기관과 주택, 레저 시설 등 은퇴 이민자들을 위한 편의시설 건설을 촉진하기 위해 각종 규제를 풀고 외국자본에도 기회의 문을 열었습니다.

치앙라이에 정착하려는 외국 은퇴자들이 서서히 늘어나면서 이들을 유치하기 위한 시설도 착착 들어서고 있습니다. 치앙라이 시내에서 차로 15분 거리에 있는 이 골프장은 내년 5월 개장을 목표로 공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가까운 거리에 종합 병원이 있어 언제든 병원을 이용할 수 있습니다.

<인터뷰>티라니(은퇴자 주거단지 프로젝트 메니저) : "여기서 15분 거리에 병원이 있고 차가 막히지도 않습니다. 태국에서는 24시간 의료서비스가 가능합니다."

골프장 안에는 700여 가구의 은퇴자 전원 주택도 내년 말에 완공될 예정입니다. 사는 곳 앞마당이 골프장인 새로운 개념의 복합 주거단지입니다. 골프장 내 주택처럼 토지가 딸리면 30년마다 정부에서 다시 임대해 사용해야 하지만 내 집처럼 사고 팔 수 있도록 법적으로 보장돼 있습니다.

치앙라이 주정부가 외국인 은퇴자들을 겨냥해 특별히 신경쓰는 분야가 치안입니다. 외국인 보호를 위해 관광 경찰이라는 특수한 조직까지 두고 있을 정도입니다. 치앙라이 관광경찰국은 지난해 외국인을 상대로 한 범죄가 단 한 건도 없었다고 자랑합니다.

<인터뷰>타위실프(치앙라이 관광경찰국) : "지난해 치앙라이에서 외국인을 상대로 한 범죄는 단 한 건도 없었습니다."

치앙라이에 많은 장점이 있지만 생활 터전을 통째로 옮기는 만큼 여러 조건들을 사전에 꼼꼼히 따져볼 필요가 있습니다.

비자는 1년짜리가 있지만 연장할 때 절차가 번거롭습니다. 한국인은 석달짜리 무비자로 살 수 있는데 석달마다 국경을 넘어갔다와야하는 불편은감수해야 합니다. 생활 물가는 다른 도시의 절반 수준이지만 전자 제품이나 자동차 등 고가품은 한국보다 2배 가량 비쌉니다.

이런 장단점들을 하나하나 챙기고 정확한 정보를 바탕으로 이민을 준비해야 타지에서 보내는 노후의 삶을 알차게 누릴 수 있다고 이 곳에 정착한 은퇴자들은 조언합니다.
  • 치앙라이의 은퇴 이민자들
    • 입력 2010-08-08 09:36:41
    특파원 현장보고
<앵커 멘트>

글로벌 시대의 한 단면일까요. 주로 서구 선진국 은퇴자들 얘기지만, 은퇴 이후 생활 터전을 외국으로 옮기는 사람이 늘고 있습니다. 태국도 인기 지역 중 하나라구요?

네.. 상대적으로 적은 돈을 가지고도 쾌적하고 안락한 노년을 보낼 수 있는 곳으로 알려져 있죠. 그런데 최근에는 치앙라이라는 국경 도시가 새로운 은퇴 이민지로 떠오르고 있다고 하네요..

네..누가 왜 그 먼 곳까지 가서 정착하는지..한재호 특파원이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평온함을 안겨주는 낮은 산과 모내기가 한 창인 들녘. 시내를 감싸 흐르는 콕강. 태국과 미얀마, 라오스의 국경이 맞닿아 있는 곳, 태국 최북단의 도시 치앙라입니다.

이 도시의 끝자락에 태국과 유럽풍을 섞어 놓은 그림 같은 마을이 자리잡고 있습니다.

깔끔한 도로와 녹색 지붕, 자연과 잘 어우러진 아름다운 풍경. 유럽의 은퇴이민자 30여명이 제2의 인생을 가꿔가고 있는 은퇴자 마을입니다.

네덜란드를 옮겨 놓은 듯 집 앞엔 대문 대신 앙증맞은 다리가 걸려 있습니다. 평소엔 낯선 사람이 못들어오게 다리를 올려 놓았다가 손님이 오면 다리를 내려 반갑게 맞아줍니다.

<인터뷰>요한 스타우트(네덜란드인 은퇴 이민자) : "일단 안심이 되고 아름답기도 하죠. 고향 생각을 나게 만들어요. 네덜란드엔 이런 다리가 많거든요."

네덜란드에서 경찰공무원으로 은퇴한 랍씨 부부는 3년 째 이 마을에 살고 있습니다.

시내에 다녀온 랍씨가 거실 앞 수영장에서 한 낮의 더위를 식힙니다. 은퇴한 뒤 동남아를 여행하던 중 우연히 치앙라이에 들렀다 아예 정착했습니다.

빼어난 기후와 자연환경, 순박한 사람들, 크게 흠잡을 데 없는 도시의 매력에 주저없이 치앙라이를 선택했습니다.

<인터뷰>핌 랍(네덜란드인 은퇴 이민자) : "치앙라이는 아름답고 날씨도 좋습니다.그게 제가 이 곳에 정착한 이유입니다."

한 달 생활비는 6만바트 240만 원 정도. 다른 가정보다 좀 많이 쓰는 편이지만 두 사람의 연금으로 여유롭고 풍족한 생활을 누리고 있습니다.

<인터뷰>핌 랍(네덜란드인 은퇴 이민자) : "유럽에 비하면 이곳의 생활비가 훨씬 싸요. 네달란드라면 이런 생활이 불가능하죠. 그래서 아주 만족스러워요."

치앙라이에서 최고급 주택 단지에 속하는 이 마을의 집값은 평균 2억 4천 만원 정도. 가장 비싼 집도 1000만 바트, 우리돈 4억 원이면 멋진 집을 마련할 수 있습니다.

<인터뷰>요한 스타우트(네덜란드인 은퇴 이민자) : "비슷한 규모의 집값이 네덜란드의 5분의 1 밖에 안되니까 굉장히 싼 거죠."

두 부부는 이웃들과 어울려 집 근처 골프장을 자주 찾습니다. 1년 내내 따뜻한 날씨와 오염되지 않은 신선한 공기를 마시며 원하는 시간에 골프를 즐길 수 있습니다. 골프장 회원권 가격도 저렴합니다. 미국 PGA 잡지가 소개할 정도로 유명한 이 골프장의 회원권은 2년에 11만 바트, 440만원 입니다.

치앙라이에는 비슷한 수준의 골프장 4개가 주로 외국인 은퇴자들을 대상으로 운영중입니다. 2년 전 아내와 함께 정착한 미국인 닥(DOC)씨는 남은 생애를 온전히 치앙라이에서 보낼 것이라고 말합니다.

<인터뷰>닥 할러웨이(미국인 은퇴 이민자) : "여기서 살 작정입니다. 나와 아내는 치앙라이에서 아주 즐겁게 지내고 있죠. 미국으로 돌아갈 필요가 없어요."

은퇴자들에게 가장 중요한 요소 가운데 하나가 바로 병원입니다. 치앙라이 에는 수준급의 시설과 의료진을 갖춘 종합병원이 6곳이나 있습니다.

치앙라이 중심가에 있는 국립 시불린 종합 병원. 병상 120여 개와 27명의 의사, 그리고 100여 명의 간호사가 근무하고 있습니다. 작은 국경 도시에 있는 병원이지만 첨단 의료 장비와 치료 시설을 두루 갖추고 있습니다.

<인터뷰>솜차이(시불린 병원장) : "우리 병원은 특별히 외국인들의 편의를 위해 구급차와 응급 전화를 24시간 운용하고 있습니다."

변방의 소도시가 이렇게 외국인 은퇴자의 보금자리로 탈바꿈한 것은 도시에 변화와 활력을 주려는 치앙라이 주정부의 노력이 한몫을 했습니다.

국경지대 관광지라는 잇점과 자연 조건을 최대한 살려 일회성보다는 은퇴자들을 불러모으는 데 역량을 모았습니다.

의료 기관과 주택, 레저 시설 등 은퇴 이민자들을 위한 편의시설 건설을 촉진하기 위해 각종 규제를 풀고 외국자본에도 기회의 문을 열었습니다.

치앙라이에 정착하려는 외국 은퇴자들이 서서히 늘어나면서 이들을 유치하기 위한 시설도 착착 들어서고 있습니다. 치앙라이 시내에서 차로 15분 거리에 있는 이 골프장은 내년 5월 개장을 목표로 공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가까운 거리에 종합 병원이 있어 언제든 병원을 이용할 수 있습니다.

<인터뷰>티라니(은퇴자 주거단지 프로젝트 메니저) : "여기서 15분 거리에 병원이 있고 차가 막히지도 않습니다. 태국에서는 24시간 의료서비스가 가능합니다."

골프장 안에는 700여 가구의 은퇴자 전원 주택도 내년 말에 완공될 예정입니다. 사는 곳 앞마당이 골프장인 새로운 개념의 복합 주거단지입니다. 골프장 내 주택처럼 토지가 딸리면 30년마다 정부에서 다시 임대해 사용해야 하지만 내 집처럼 사고 팔 수 있도록 법적으로 보장돼 있습니다.

치앙라이 주정부가 외국인 은퇴자들을 겨냥해 특별히 신경쓰는 분야가 치안입니다. 외국인 보호를 위해 관광 경찰이라는 특수한 조직까지 두고 있을 정도입니다. 치앙라이 관광경찰국은 지난해 외국인을 상대로 한 범죄가 단 한 건도 없었다고 자랑합니다.

<인터뷰>타위실프(치앙라이 관광경찰국) : "지난해 치앙라이에서 외국인을 상대로 한 범죄는 단 한 건도 없었습니다."

치앙라이에 많은 장점이 있지만 생활 터전을 통째로 옮기는 만큼 여러 조건들을 사전에 꼼꼼히 따져볼 필요가 있습니다.

비자는 1년짜리가 있지만 연장할 때 절차가 번거롭습니다. 한국인은 석달짜리 무비자로 살 수 있는데 석달마다 국경을 넘어갔다와야하는 불편은감수해야 합니다. 생활 물가는 다른 도시의 절반 수준이지만 전자 제품이나 자동차 등 고가품은 한국보다 2배 가량 비쌉니다.

이런 장단점들을 하나하나 챙기고 정확한 정보를 바탕으로 이민을 준비해야 타지에서 보내는 노후의 삶을 알차게 누릴 수 있다고 이 곳에 정착한 은퇴자들은 조언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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