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섯달째 발묶인 외기러기 ‘금양97호’

<앵커 멘트>

천안함 실종자 수색에 나섰던 쌍끌이 어선 금양 98호가 침몰한 지 다섯 달이 넘었습니다.

그러나 보상 문제가 해결되지 않아, 짝을 이뤄 조업하던 금양 97호는 인천항에 묶여있습니다.

최영윤 기자입니다.

<리포트>

쌍끌이 어선 한 척이 인천항에 정박해 있습니다.

곳곳에 거미줄이 쳐져있고, 부식을 막기 위한 주황색 페인트가 이곳저곳 칠해져 있습니다.

이 배는 지난 4월 천안함 실종자 수색에 나섰다 침몰한 '금양 98호'의 짝 '금양 97호' 입니다.

지난달부터 쌍끌이 어선 조업이 시작됐지만 쌍을 이뤄야 작업이 가능하기 때문에 바다에 나가지 못하고 있습니다.

<인터뷰> 금양수산 사무장 : "다 나갔는데, 저희 배는 페인트 칠 해 놓고. 썩을까봐, 철판이 노후될까봐. 참 마음이 안좋습니다."

금양 97호와 98호가 한 해 동안 잡았던 수산물은 평균 20억원 어치.

조업을 하지 못해 생긴 피해는 천안함 실종자 수색을 아무런 대가 없이 도왔던 선사 몫으로 고스란히 남았습니다.

게다가 금양 98호를 대체할 선박을 구입하는 비용도 최고 20억 원에 달합니다.

선사는 정부에 보상을 요구했지만 엔진도 없는 중고 배값 3억 원 정도만 지원할 수 있다고 답했고, 선사가 전액을 요구하자 그마저도 지원을 거절했습니다.

시신을 발견하지 못한 7명의 합동 장례식 비용은 국가가 부담한 데 반해, 선사가 부담한 시신 발견 선원 2명의 장례식 비용은 지원해 주지 않는 것도 선사에게는 아쉬운 부분입니다.

<인터뷰> 금양수산 대표 : "해주는 사람이, 누가 찾아와서 내가 해주겠다는 이러는 사람이 없으니까. 보시다시피 국민들은 내가 보상 받은줄 안다니까."

정부는 금양 98호가 수색 작업이 아닌 복귀 중에 침몰했기 때문에 보상을 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습니다.

선사는 정부의 보상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시민단체 등과 연계해 행정 소송을 내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KBS 뉴스 최영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