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내린 이라크 전쟁

입력 2010.09.05 (10:48) 수정 2010.09.06 (14:28)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앵커 멘트>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이라크에서 미군의 전투 임무가 끝났다고 선언했습니다.

이로써 2003년 시작된 이라크전은 7년 5개월 만에 막을 내렸습니다.

아프간전과 함께, 9.11 사태 이후를 상징하는 전쟁이 끝난 건데요.

부시 전대통령이 개전 40여일 만에 ‘전쟁 승리’를 선언한 이후 오랜 세월이 흐른 후에야 종전 선언이 나왔습니다.

9월 첫 주 특파원현장보고, 먼저 이라크전 종전 관련 소식 자세하게 알아봅니다.

이번 종전 선언으로 작전명 ‘이라크의 자유’도 그 역할을 다했습니다. 전쟁이 진행되는 동안 이라크에서는 50년 만에 자유선거가 실시되는 등 민주주의의 씨앗이 뿌려지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이라크에 대량살상무기가 없는 것으로 확인되면서 미국의 전쟁 명분이 크게 퇴색했고 종파간 분쟁이 격화돼 끝없는 테러의 악순환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워싱턴 최규식 특파원 연결해 자세한 내용 알아봅니다.

<질문>

최 특파원, 먼저 이번 종전 선언이 나오기까지 과정부터 좀 살펴볼까요?

<답변>

네, 미국은 9.11테러 이후인 지난 2003년 대량살상무기와 탈레반 등 테러지원세력 제거를 명분으로 이라크를 침공했습니다.

이후 17만명의 전투병력을 이라크에 파견했는데 지난 1일자로 이를 모두 철수시켰습니다.

미국입장에서 이제 이라크에서 손을 떼겠다고 선언한 것입니다.

그럼 여기서 이라크전 개전부터 종전 선언이 나오기까지 상황을 보겠습니다.

구경하 기자가 정리했습니다.

<리포트>

<녹취>부시(미국 대통령) : "후세인과 두 아들은 48시간 내에 이라크를 떠나야 합니다. 아니면 우리가 선택한 시간에 공격할 것입니다."

최후 통첩 시한이 90분 지난 뒤 미 해군 함정에서 40여 기의 토마호크 미사일이 발사됐습니다.

바그다드와 바스라를 겨냥한 공습, 이라크 전의 시작이었습니다.

첨단 무기를 앞세운 미영 연합군은 21일 만에 바그다드를 함락했습니다.

부시 대통령은 전쟁 개시 43일 만에 전투 종료를 선언하며 기세를 올립니다.

전투 종료 7개월 뒤에는 후세인이 고향 티크리트의 한 민가에서 붙잡혔습니다.

<녹취>브레머(이라크 최고행정관) : "여러분, 후세인을 잡았습니다."

이라크 국가 재건에도 가속도가 붙습니다.

이야드 알라위 임시 총리가 이끄는 임시 정부가 출범한 가운데 연합군정은 이라크 주권을 임시 정부에 이양했습니다.

그러나 개전 1년 만에 미국의 전쟁 명분을 뒤엎는 일이 벌어집니다.

미국정부가 정보, 무기 전문가 천여 명으로 구성해 이라크에 파견한 '이라크 서베이그룹'이, 대량살상무기가 없었다고 조사 결과를 발표한 겁니다.

<녹취>듀얼퍼(이라크 서베이그룹 단장) : "1991년 국제 사찰단이 조사를 시작한 후, 이라크는 존재한 것으로 알려진 대량살상무기 대부분을 포기했습니다."

2006년 12월 불공정 재판이라는 논란 속에, 후세인에게 사형이 선고되고, 나흘 만에 집행됐습니다.

1982년 시아파 마을 주민 140여 명을 학살하도록 지시했다는 혐의가 적용됐습니다.

지리멸렬하게 이어지던 전쟁은 오바마 대통령의 당선으로 새로운 국면을 맞게 됩니다.

오바마는 공약대로 이라크 전 종료와 미군 병력의 조기 철수를 밀어부쳤습니다.

마침내 전쟁 시작 6년 3개월만에 지난해 6월 주요 도시에서 미군이 철수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지난 1일 오바마 대통령은 전투 병력을 모두 철수시키며 7년 5개월 만에 이라크 전 종전을 공식 선언했습니다.

<질문>

참 많은 일들이 있었는데요, 미국의 이해득실은 어떻게 어떻습니까?

<답변>

네, 이라크전 동안 미국의 손익계산서를 한번 살펴보겠습니다.

7년 5개월 동안 미군은 17만명의 병력과 1조 달러에 달하는 전비를 쏟아부었습니다.

미군 4만 4천명이 전사했고 3만 2천명의 부상자가 발생했습니다.

미국정부는 후세인 독재정권을 제거하고 이라크 국민에게 자유를 찾아줬다며 자위하고 있지만 일부에서는 이라크의 석유를 위한 전쟁이었다는 비판을 받고 있습니다.

<질문>

이 기간에 이라크인 역시 엄청난 희생을 치렀죠. 어느 정도입니까?

<답변>

네, 이라크 국민이 치른 댓가는 혹독했습니다.

지난 7년여 동안 이라크에서는 10만명이 목숨을 잃었습니다.

전쟁으로 인한 난민숫자는 200만명에 육박합니다.

사담 후세인의 독재 정권은 붕괴됐지만 대신 부패하고 무능한 정치인과 알 카에다 세력이 그 자리를 차지했습니다.

이라크는 지난 3월 총선이 실시됐지만 아직까지 정부 구성을 못 하고 있습니다.

그 만큼 내부갈등이 크다는 것입니다.

미군 전투 병력 철수로 표면적으로는'독립된 자주 국가'가 됐다고 하지만 계속되는 정정불안은 이라크의 미래를 어둡게 하고 있습니다.

<질문>

그래서인가요, 오바마 대통령도 종전을 선언하면서도 ‘승리’라는 표현을 쓰지 않았는데요.

종전 선언의 의미 어떻게 평가할 수 있을까요?

<답변>

네, 오바마 대통령은 백악관 집무실에서 대국민연설을 하면서 이라크전 종전의 의미를 설명했습니다.

연설내용 들어보시겠습니다.

<인터뷰>오바마(미국 대통령) : “전쟁을 끝내는 것은 이라크뿐 아니라 미국을 위해서이기도 합니다. 양국의 역사에 기록될 한 시대에 우리는 책임을 다했습니다. 이제 역사의 페이지를 넘길 때 입니다.”

미국은 시대가 부여한 책무를 다했습니다. 하지만 이제 역사의 페이지를 넘겨야 할때입니다.

이라크 국민에게 자유를 안겨주고 민주주의를 전파하기위해 많은 희생을 치렀다며 희생자들에게 경의를 표한 것 외에 나머지 평가는 역사에 맡겼습니다.

오바마 대통령은 그러면서도 앞으로는 이라크전에 동원됐던 역량들을 당면한 문제인 경제회복에 투입하겠다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이라크전에 더이상 막대한 전비를 투입할 명분도 여력도 없다는 말로도 들리는 부분입니다.

<질문>

하지만 이번 결정이 이라크 상황을 감안하기보다는 11월로 예정된 미국 중간선거를 겨냥한 것이라는 비판도 있지 않습니까?

<답변>

네, 오바마 대통령으로서는 대선에서 한 자신의 약속을 지켰다고 볼수 있습니다.

이를 앞세워 11월 중간선거에서 지지세력 결집에 나선 것이라는 분석도 있습니다.

철군결정에 대해 여론도 크게 나쁘지 않습니다.

그만큼 미국민들이 느끼전 이라크전에 대한 피로도가 높다는 겁니다.

그렇다고 이번 종전선언이 오바마 정권에 유리하게 작용할 것이라고 낙관하기는 이릅니다.

아직 소리는 작지만 이번 철군결정이 이라크 상황을 감안한 군사적 판단이 아니라 중간선거를 의식한 정치적 결정이란 비판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만약 이라크 상황이 악화되고 미군이 다시 개입해야 될 상황이 된다면 역풍이 불 가능성도 있습니다.

그래서 미국언론들은 이번 종전선언을 오바마 정부에 양날의 칼이라고 평가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워싱턴에서 전해드렸습니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막내린 이라크 전쟁
    • 입력 2010-09-05 10:48:43
    • 수정2010-09-06 14:28:14
    특파원 현장보고
<앵커 멘트>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이라크에서 미군의 전투 임무가 끝났다고 선언했습니다. 이로써 2003년 시작된 이라크전은 7년 5개월 만에 막을 내렸습니다. 아프간전과 함께, 9.11 사태 이후를 상징하는 전쟁이 끝난 건데요. 부시 전대통령이 개전 40여일 만에 ‘전쟁 승리’를 선언한 이후 오랜 세월이 흐른 후에야 종전 선언이 나왔습니다. 9월 첫 주 특파원현장보고, 먼저 이라크전 종전 관련 소식 자세하게 알아봅니다. 이번 종전 선언으로 작전명 ‘이라크의 자유’도 그 역할을 다했습니다. 전쟁이 진행되는 동안 이라크에서는 50년 만에 자유선거가 실시되는 등 민주주의의 씨앗이 뿌려지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이라크에 대량살상무기가 없는 것으로 확인되면서 미국의 전쟁 명분이 크게 퇴색했고 종파간 분쟁이 격화돼 끝없는 테러의 악순환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워싱턴 최규식 특파원 연결해 자세한 내용 알아봅니다. <질문> 최 특파원, 먼저 이번 종전 선언이 나오기까지 과정부터 좀 살펴볼까요? <답변> 네, 미국은 9.11테러 이후인 지난 2003년 대량살상무기와 탈레반 등 테러지원세력 제거를 명분으로 이라크를 침공했습니다. 이후 17만명의 전투병력을 이라크에 파견했는데 지난 1일자로 이를 모두 철수시켰습니다. 미국입장에서 이제 이라크에서 손을 떼겠다고 선언한 것입니다. 그럼 여기서 이라크전 개전부터 종전 선언이 나오기까지 상황을 보겠습니다. 구경하 기자가 정리했습니다. <리포트> <녹취>부시(미국 대통령) : "후세인과 두 아들은 48시간 내에 이라크를 떠나야 합니다. 아니면 우리가 선택한 시간에 공격할 것입니다." 최후 통첩 시한이 90분 지난 뒤 미 해군 함정에서 40여 기의 토마호크 미사일이 발사됐습니다. 바그다드와 바스라를 겨냥한 공습, 이라크 전의 시작이었습니다. 첨단 무기를 앞세운 미영 연합군은 21일 만에 바그다드를 함락했습니다. 부시 대통령은 전쟁 개시 43일 만에 전투 종료를 선언하며 기세를 올립니다. 전투 종료 7개월 뒤에는 후세인이 고향 티크리트의 한 민가에서 붙잡혔습니다. <녹취>브레머(이라크 최고행정관) : "여러분, 후세인을 잡았습니다." 이라크 국가 재건에도 가속도가 붙습니다. 이야드 알라위 임시 총리가 이끄는 임시 정부가 출범한 가운데 연합군정은 이라크 주권을 임시 정부에 이양했습니다. 그러나 개전 1년 만에 미국의 전쟁 명분을 뒤엎는 일이 벌어집니다. 미국정부가 정보, 무기 전문가 천여 명으로 구성해 이라크에 파견한 '이라크 서베이그룹'이, 대량살상무기가 없었다고 조사 결과를 발표한 겁니다. <녹취>듀얼퍼(이라크 서베이그룹 단장) : "1991년 국제 사찰단이 조사를 시작한 후, 이라크는 존재한 것으로 알려진 대량살상무기 대부분을 포기했습니다." 2006년 12월 불공정 재판이라는 논란 속에, 후세인에게 사형이 선고되고, 나흘 만에 집행됐습니다. 1982년 시아파 마을 주민 140여 명을 학살하도록 지시했다는 혐의가 적용됐습니다. 지리멸렬하게 이어지던 전쟁은 오바마 대통령의 당선으로 새로운 국면을 맞게 됩니다. 오바마는 공약대로 이라크 전 종료와 미군 병력의 조기 철수를 밀어부쳤습니다. 마침내 전쟁 시작 6년 3개월만에 지난해 6월 주요 도시에서 미군이 철수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지난 1일 오바마 대통령은 전투 병력을 모두 철수시키며 7년 5개월 만에 이라크 전 종전을 공식 선언했습니다. <질문> 참 많은 일들이 있었는데요, 미국의 이해득실은 어떻게 어떻습니까? <답변> 네, 이라크전 동안 미국의 손익계산서를 한번 살펴보겠습니다. 7년 5개월 동안 미군은 17만명의 병력과 1조 달러에 달하는 전비를 쏟아부었습니다. 미군 4만 4천명이 전사했고 3만 2천명의 부상자가 발생했습니다. 미국정부는 후세인 독재정권을 제거하고 이라크 국민에게 자유를 찾아줬다며 자위하고 있지만 일부에서는 이라크의 석유를 위한 전쟁이었다는 비판을 받고 있습니다. <질문> 이 기간에 이라크인 역시 엄청난 희생을 치렀죠. 어느 정도입니까? <답변> 네, 이라크 국민이 치른 댓가는 혹독했습니다. 지난 7년여 동안 이라크에서는 10만명이 목숨을 잃었습니다. 전쟁으로 인한 난민숫자는 200만명에 육박합니다. 사담 후세인의 독재 정권은 붕괴됐지만 대신 부패하고 무능한 정치인과 알 카에다 세력이 그 자리를 차지했습니다. 이라크는 지난 3월 총선이 실시됐지만 아직까지 정부 구성을 못 하고 있습니다. 그 만큼 내부갈등이 크다는 것입니다. 미군 전투 병력 철수로 표면적으로는'독립된 자주 국가'가 됐다고 하지만 계속되는 정정불안은 이라크의 미래를 어둡게 하고 있습니다. <질문> 그래서인가요, 오바마 대통령도 종전을 선언하면서도 ‘승리’라는 표현을 쓰지 않았는데요. 종전 선언의 의미 어떻게 평가할 수 있을까요? <답변> 네, 오바마 대통령은 백악관 집무실에서 대국민연설을 하면서 이라크전 종전의 의미를 설명했습니다. 연설내용 들어보시겠습니다. <인터뷰>오바마(미국 대통령) : “전쟁을 끝내는 것은 이라크뿐 아니라 미국을 위해서이기도 합니다. 양국의 역사에 기록될 한 시대에 우리는 책임을 다했습니다. 이제 역사의 페이지를 넘길 때 입니다.” 미국은 시대가 부여한 책무를 다했습니다. 하지만 이제 역사의 페이지를 넘겨야 할때입니다. 이라크 국민에게 자유를 안겨주고 민주주의를 전파하기위해 많은 희생을 치렀다며 희생자들에게 경의를 표한 것 외에 나머지 평가는 역사에 맡겼습니다. 오바마 대통령은 그러면서도 앞으로는 이라크전에 동원됐던 역량들을 당면한 문제인 경제회복에 투입하겠다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이라크전에 더이상 막대한 전비를 투입할 명분도 여력도 없다는 말로도 들리는 부분입니다. <질문> 하지만 이번 결정이 이라크 상황을 감안하기보다는 11월로 예정된 미국 중간선거를 겨냥한 것이라는 비판도 있지 않습니까? <답변> 네, 오바마 대통령으로서는 대선에서 한 자신의 약속을 지켰다고 볼수 있습니다. 이를 앞세워 11월 중간선거에서 지지세력 결집에 나선 것이라는 분석도 있습니다. 철군결정에 대해 여론도 크게 나쁘지 않습니다. 그만큼 미국민들이 느끼전 이라크전에 대한 피로도가 높다는 겁니다. 그렇다고 이번 종전선언이 오바마 정권에 유리하게 작용할 것이라고 낙관하기는 이릅니다. 아직 소리는 작지만 이번 철군결정이 이라크 상황을 감안한 군사적 판단이 아니라 중간선거를 의식한 정치적 결정이란 비판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만약 이라크 상황이 악화되고 미군이 다시 개입해야 될 상황이 된다면 역풍이 불 가능성도 있습니다. 그래서 미국언론들은 이번 종전선언을 오바마 정부에 양날의 칼이라고 평가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워싱턴에서 전해드렸습니다.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