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무가내식 하천 공사 ‘생태 파괴’

입력 2010.09.13 (08:00) 수정 2010.09.13 (0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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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홍수 피해를 막고 자연 친화적인 하천을 만든다며 전국 자치단체마다 하천 공사를 하고 있는데요,

막무가내식 공사가 오히려 하천의 생태를 망치고 세금만 낭비하고 있습니다.

이화연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지방 하천을 정비하는 공사 현장입니다.

경기도 여주군이 생태 하천을 만들겠다며 95억 원이나 쏟아 붓고 있지만 대부분이 인공 시설물입니다.

자생 풀을 걷어 낸 하천 둔치에는 자전거 길이 들어서고, 하천 한 가운데에는 육상식물을 심은 인공 화단이 조성될 예정입니다.

생태하천을 만드는 게 아니라 오히려 하천 생태계를 망치고 있습니다.

<인터뷰>김진홍(중앙대 교수) : "인위적인 이와 같은 돌출 구조물은 흐름에 지장을 주기 때문에 그로 인해서 생태 서식지의 훼손이라든지 유실을 가져오게 됩니다."

15억 원을 들여 생태하천으로 만들었지만 관리가 엉망인 채 방치된 곳도 있습니다.

이 곳은 원래 자연학습장으로 조성된 곳입니다. 하지만 완공된지 불과 몇 달 사이 이렇게 잡초만 무성한 채 망가져버렸습니다.

상습적인 침수 지역도 아닌데 백 억원 넘는 예산을 쏟아 콘크리트 제방을 쌓은 곳도 있습니다.

<인터뷰>이항진(여주환경운동연합) : "공사를 강행한 게 예산 낭비죠. 홍수 없는데 홍수 예방하니까 그야말로 큰 문제다."

제방을 쌓는 것보다 먼저 홍수터를 만들어 수해를 방지하라는 소방방재청의 지침도 무시됐습니다.

정부는 올해에만 2천 7백 억원을 투입해 전국 지방하천 120여 곳을 이런 식의 생태 하천으로 바꾼다는 계획입니다.

KBS 뉴스 이화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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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막무가내식 하천 공사 ‘생태 파괴’
    • 입력 2010-09-13 08:00:03
    • 수정2010-09-13 08:1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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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홍수 피해를 막고 자연 친화적인 하천을 만든다며 전국 자치단체마다 하천 공사를 하고 있는데요, 막무가내식 공사가 오히려 하천의 생태를 망치고 세금만 낭비하고 있습니다. 이화연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지방 하천을 정비하는 공사 현장입니다. 경기도 여주군이 생태 하천을 만들겠다며 95억 원이나 쏟아 붓고 있지만 대부분이 인공 시설물입니다. 자생 풀을 걷어 낸 하천 둔치에는 자전거 길이 들어서고, 하천 한 가운데에는 육상식물을 심은 인공 화단이 조성될 예정입니다. 생태하천을 만드는 게 아니라 오히려 하천 생태계를 망치고 있습니다. <인터뷰>김진홍(중앙대 교수) : "인위적인 이와 같은 돌출 구조물은 흐름에 지장을 주기 때문에 그로 인해서 생태 서식지의 훼손이라든지 유실을 가져오게 됩니다." 15억 원을 들여 생태하천으로 만들었지만 관리가 엉망인 채 방치된 곳도 있습니다. 이 곳은 원래 자연학습장으로 조성된 곳입니다. 하지만 완공된지 불과 몇 달 사이 이렇게 잡초만 무성한 채 망가져버렸습니다. 상습적인 침수 지역도 아닌데 백 억원 넘는 예산을 쏟아 콘크리트 제방을 쌓은 곳도 있습니다. <인터뷰>이항진(여주환경운동연합) : "공사를 강행한 게 예산 낭비죠. 홍수 없는데 홍수 예방하니까 그야말로 큰 문제다." 제방을 쌓는 것보다 먼저 홍수터를 만들어 수해를 방지하라는 소방방재청의 지침도 무시됐습니다. 정부는 올해에만 2천 7백 억원을 투입해 전국 지방하천 120여 곳을 이런 식의 생태 하천으로 바꾼다는 계획입니다. KBS 뉴스 이화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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