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수 물건 절도에 수재민 “두 번 운다”

입력 2010.09.24 (2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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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예전 삼풍백화점 붕괴 때도 구조작업 와중에 절도 사건이 많았는데, 이번 수해도 예외가 아닙니다.

햇볕에 말리려고 내놓은 가재도구를 몰래 훔쳐가는, 정말 나쁜 도둑들이 있습니다.

박희봉 기자입니다.

<리포트>

폭우로 반지하 집이 잠겼던 정모 씨는 분통이 터지는 일을 겪었습니다.

밤새 물을 퍼내고 길가에 말리기 위해 내놓은 180만 원짜리 검도 장비가 불과 한 시간 만에 없어진 겁니다.

알고 보니 이 물건을 바로 이웃 사람이 가져갔습니다.

<녹취>정모 씨(절도 피해자):"제가 써놨거든요. '가져가지 마세요." 나와보니까 없어져서 사람이 확 하고 있잖아요. 뒤집힌다고 하죠."

천장까지 잠겼던 이 가구도 이렇게 햇볕에 말리려고 내놓았던 이불과 옷가지들이 감쪽같이 사라지는 피해를 입었습니다.

<녹취>절도 피해 수재민:"물이 천장까지 찼거든요. 잠을 잘 수 없으 니까 딴 데, 오빠 있는데서 자고 왔는데 없어졌죠."

특히, 쓰레기를 줍는 척하며 말리려고 내놓은 물건을 슬쩍 집어가는 경우가 많습니다.

<녹취>수재민:"꺼내 놓으면 다 주워가요. 버리는 게 아니다, 못 쓰는 게 아니다…그러면 자기는 버리는 줄 알았다고 하고!"

가재도구를 내놓자마자 없어지는 일이 허다해지자, 경고문을 붙이고 끼니도 거른 채 가재도구를 지키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인터뷰>안임순(서울시 화곡동):"점심을 못 먹었어요. (왜요?) 이거 가져가. 안 그러면. 사람들이 안 보면 금방 주워 가요."

값비싼 물건을 지켜야 하는 상인들은 걱정이 더 큽니다.

<인터뷰>안종상(부천시 내동):"걱정이 되서 밤에는 담요로 덮어놓고, 경비원에게 부탁해서 24시간 순찰 돌게 하고 있죠."

수해복구에 바쁜 틈을 타 가재도구를 집어 가는 양심 없는 사람들 때문에 수재민들이 두 번 울고 있습니다.

KBS 뉴스 박희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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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침수 물건 절도에 수재민 “두 번 운다”
    • 입력 2010-09-24 22:2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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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예전 삼풍백화점 붕괴 때도 구조작업 와중에 절도 사건이 많았는데, 이번 수해도 예외가 아닙니다. 햇볕에 말리려고 내놓은 가재도구를 몰래 훔쳐가는, 정말 나쁜 도둑들이 있습니다. 박희봉 기자입니다. <리포트> 폭우로 반지하 집이 잠겼던 정모 씨는 분통이 터지는 일을 겪었습니다. 밤새 물을 퍼내고 길가에 말리기 위해 내놓은 180만 원짜리 검도 장비가 불과 한 시간 만에 없어진 겁니다. 알고 보니 이 물건을 바로 이웃 사람이 가져갔습니다. <녹취>정모 씨(절도 피해자):"제가 써놨거든요. '가져가지 마세요." 나와보니까 없어져서 사람이 확 하고 있잖아요. 뒤집힌다고 하죠." 천장까지 잠겼던 이 가구도 이렇게 햇볕에 말리려고 내놓았던 이불과 옷가지들이 감쪽같이 사라지는 피해를 입었습니다. <녹취>절도 피해 수재민:"물이 천장까지 찼거든요. 잠을 잘 수 없으 니까 딴 데, 오빠 있는데서 자고 왔는데 없어졌죠." 특히, 쓰레기를 줍는 척하며 말리려고 내놓은 물건을 슬쩍 집어가는 경우가 많습니다. <녹취>수재민:"꺼내 놓으면 다 주워가요. 버리는 게 아니다, 못 쓰는 게 아니다…그러면 자기는 버리는 줄 알았다고 하고!" 가재도구를 내놓자마자 없어지는 일이 허다해지자, 경고문을 붙이고 끼니도 거른 채 가재도구를 지키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인터뷰>안임순(서울시 화곡동):"점심을 못 먹었어요. (왜요?) 이거 가져가. 안 그러면. 사람들이 안 보면 금방 주워 가요." 값비싼 물건을 지켜야 하는 상인들은 걱정이 더 큽니다. <인터뷰>안종상(부천시 내동):"걱정이 되서 밤에는 담요로 덮어놓고, 경비원에게 부탁해서 24시간 순찰 돌게 하고 있죠." 수해복구에 바쁜 틈을 타 가재도구를 집어 가는 양심 없는 사람들 때문에 수재민들이 두 번 울고 있습니다. KBS 뉴스 박희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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